· 조사대상 : 대기업 3개사, 중소기업 2개사, 보안사고로 도산한 회사
· 조사기간 : 보안사고 언론발표 한 달 전부터 사고 판결 시점까지
· 조사방법 : 상기기간 동안의 주가 추이와 동종업계의 등락율 비교
※단, 주가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는 배제한다.
대기업 사례
고객정보 유출된 G사의 경우
첫 번째 사례로 고객 개인정보 유출로 곤욕을 치렀던 G사를 살펴보자. 그래프①에서 보는 것처럼 보안사고 최초 보도 후(2008.9.5)에 급격한 주가하락 등은 확인할 수 없다. 등락율 그래프②에서 한 달 뒤 약 -35% 하락세를 확인할 수 있으나 동종업계인 H사, S사 모두 -30% 이상의 하락세를 동기간에 보이고 있다. 또한, 판결이 확정된 2009년 1월 20일까지 동종업계를 보면 다소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인 등락율의 흐름은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보안사고가 직접적으로 G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거나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대기업의 발 빠른 대응 또는 대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이 심리적 요소로 작용해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유추할 수 있다.
핵심기술이 타사에 유출돼 피해를 입은 D사의 경우
두 번째 사례는 퇴직한 임직원이 회사의 핵심기술을 타사에 유출하여 피해를 입은 D사의 사례이다. 2007년 11월 9일, 기술유출을 한 임원 구속기사가 보도된 이후 그래프③에서 보듯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등락율 그래프④에서 동종업계 S사, H사의 등락율 흐름을 본다면 보안사고가 주가의 하락에 큰 영향을 줬다고 보기엔 힘든 상황이다. 유출한 직원 실형선고(2008.5.1)까지의 주가도 등락율의 편차는 있으나 동종업계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보안사고로 인해 대기업인 D사가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 공모로 기술이 해외로 유출된 K사의 경우
대기업 마지막 사례로 전·현직 직원들의 공모로 기술이 해외로 유출된 K사의 경우이다. 그래프⑤에서 기술유출 최초 보도(2007.5.10) 이후 주가는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동종업계 그래프⑥에서 H사, S사 모두 K사 등락율과 많은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결국 K사의 경우도 보안사고가 직접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대기업 사례를 종합해보면 보안사고가 직접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고객들의 대기업에 대한 믿음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원인이 아닌가하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들은 보안사고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살펴보자.
중소기업 사례
전·현직 연구원들의 기술유출 시도가 적발된 P사의 경우
첫 번째 사례는 IT 업체인 P사의 전·현직 연구원들이 해외로 핵심기술을 유출하려다 적발된 사례이다. 그래프⑦에서 보면 유출자 구속기소(2007.5.20) 이후 오히려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등락율 그래프⑧에서는 동종업계인 K사, S사와 비교해보면 등락률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이하게도 보안사고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로는 해당기업 P사의 기술이 보안사고로 인해 오히려 더욱 부각되었고 국책사업 채택 기대감이 반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행히 보안사고가 기사화되어 주가가 상승했지만 작은 이슈 하나로 주가의 변화가 있다는 것은 보안사고가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때는 쉽게 주가가 하락할 수 있고,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기술자료의 해외 유출시도가 적발된 J사의 경우
두 번째 중소기업 사례는 개발담당 임원이 LCD장비 기술자료를 해외로 유출하려다 적발된 J사의 사례이다. 유출시도 적발 및 구속기사(2004.4.28)가 난 기점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음을 그래프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등락율 그래프⑩에서 동종업계 K사, T사를 비교하면 등락율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인 흐름이 유사한 것으로 보아 보안사고가 주가하락의 원인이 되었다고는 보기 힘들다.
중소기업 사례를 종합해보면 일부 기업에서는 보안사고가 직접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주기도 했고, 영향을 받지 않은 중소기업도 있었다. 대기업에 비한다면 분명 보안사고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상장되어 있지 않아 주가의 등락 확인은 힘들지만 보안사고가 기업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안사고로 인해 결국 기업이 도산한 사례를 살펴보자.
도산한 기업사례
1) 노래방 기계업체 직원들이 해고 통보를 받은 후 앙심을 품고 회사 핵심기술을 빼돌린 뒤 연구소 컴퓨터에 저장된 핵심자료를 모두 파손해 천억 원의 피해를 입혔다. 이들은 구속, 불구속되었으며 회사는 결국 도산하게 된 사례.
2) 위성안테나 전문 업체인 M사는 연구개발과 판매에 주력해 오던 중 핵심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자금 경색으로 생산이 중단, 직원 수도 1/3로 줄어드는 등 도산위기에 내몰린 사례.
3) A기업이 10년 동안 발명한 상품이 동종업계 B기업에 의해 먼저 시제품이 출시되면서 투자비용은 물론 A기업의 다른 기술력까지 유출되어 결국 A기업이 도산위기에 내몰린 사례.
4) 2000년 초 중국 휴대폰 업체가 H사(장비업체), G사(연구개발부문) 등을 인수해 기술을 얻어낸 뒤 중국수출 비중이 컸던 국내 중소 휴대폰 업체인 S사, M사, B사 등이 도산한 사례.
이처럼 기업의 기술유출 즉, 보안사고 하나로 기업이 도산할 수 있다는 사례는 보안사고가 기업경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론
대기업의 경우에는 보안사고가 직접적으로 주가에 반영되거나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는 사례를 분석한 결과 확인할 수 없었다. 중소기업의 경우는 일부 업체에서 보안사고가 주가에 반영되어 고객들의 심리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보안사고 하나로 여러 기업이 도산하는 사례 또한 접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업규모에 따라서 보안사고가 기업 가치를 좌지우지하는 주가 또는 경영환경에 반영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안전담 팀을 구성하여 각종 보안 시스템 및 관리규정을 정비한 대기업에 비한다면 중소기업의 보안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보다 절실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모든 기업은 보안을 생명처럼 여겨야 한다. 왜냐하면 기술유출 등의 보안사고는 장기적으로 기업 브랜드 이미지 실추, 외국자본 투자 기피,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 약화 등의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대내적으로는 기술개발 투자 기대효과 감소, 직원들의 사기 저하, 독자기술 보유기간 단축으로 인한 매출 악영향 등이 보안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없는 기업은 조금 늦은 기업일 것이다. 하지만 보유한 기술을 빼앗긴 기업은 경쟁업체에 의해 결국 도태될 것이다. 따라서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글 : 박 기 호 부장(990817@daum.net), 장 규 철(cgc972@hyundai-motor.com) | 현대자동차 R&D보안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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