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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대량 해고, 인재의 홍수이거나 여전한 채용의 위기이거나

  |  입력 : 2022-11-2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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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빅테크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해고되면서 IT 시장은 갑자기 사람으로 꽉 찼다. 이런 예기치 않은 현상은 IT 분야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 때문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변할까, 아니면 부정적으로 바뀔까?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빅테크들이 연달아 대량 해고를 선언하면서 수많은 IT 인력들이 고용 시장으로 나오게 됐다. 이전부터도 ‘대 퇴직의 시대’라는 커다란 사퇴의 물결 때문에 적잖은 IT 인재들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기도 했다. 오랜 시간 인재난에 시달려 온 기업들로서는 필요한 인력을 채우는 데에 있어 이만한 적기가 없어 보인다.

[이미지 = utoimage]


현재 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건 얼마 전까지 메타, 트위터, 아마존에서 근무하던 수만 명의 인력들이다. 이 사람들이라면 오랜 시간 공석으로 남아 있던 자리를 메워주는 것을 넘어, 기업에 필요했던 각종 혁신을 주도할 수 있지 않을까?

기회를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점검
하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한 건 아니다. 인력난이라는 게 단순히 머릿수를 채운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위터, 메타, 아마존에서 나온 사람들의 연봉을 맞춰줄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다른 회사들에서 하는 일이 성에 차지 않는다면? 그런 유명한 회사들에서 나왔다는 것이, 기업들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척척 해결해줄 사람들이라는 보장이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대거 인력 시장에 나왔다고 쾌재를 부르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가트너의 부회장이자 분석가인 릴리 모크(Lily Mok)는 “디지털 혁신과 전환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는 것을 먼저 짚는다. “빅테크들이 사람을 대량으로 해고한 게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진행하던 디지털 전환을 포기한다거나 천천히 실행하겠다는 뜻이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테크 분야의 투자라는 측면에서 보면 인력을 제외하고 여전히 모든 곳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죠. 그러니 대량 해고 사태를 보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있을 혁신과 디지털 전환에 있어 필요한 스킬셋과 그렇지 않은 스킬셋이 구분되고 있다고는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크의 설명은 곧 “이번에 대량으로 해고된 사람들 중 일부를 채용한다고 했을 때, 그 사람들이 가진 스킬셋이 무엇인지 상세히 알아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그저 공석을 채우려고 실제 기술과 능력을 불문하고 IT 분야 경험자를 초빙한다는 건 위험한 도박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스스로가 어느 방향으로 전환을 이뤄갈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실제 고용보다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메타나 트위터, 아마존 출신 개발자를 영입할 때만이 아니라 다른 회사 출신 인재들을 모셔올 때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고용에 대한 사람 중심의 시각
인재의 스킬셋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면, 그래서 고용하기로 결정했다면 “사람 중심의 고용 절차”를 밟을 차례다. “요즘 ‘대 퇴직의 시대’를 지나면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 고용되는 걸 선호하는 문화가 두드러지게 생겨났습니다. 하나의 기능으로서 조직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보다 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조직의 일원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죠. 즉 고용이 이뤄지는 절차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IT 분야의 대량 해고로 사람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존중이 가득한 고용 절차를 통해 이 부분을 만져주면 원하는 인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크는 잠재 고용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물론 연봉을 제일 중요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높은 연봉을 받다가 하루아침에 해고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고액 연봉에 대한 가중치가 조금 떨어졌습니다. 차라리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회사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하죠. 경우에 따라 기존 연봉의 10%를 깎더라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갖춘 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코로나의 후폭풍
핵커어스(HackerEarth)의 CEO 사친 굽타(Sachin Gupta)의 경우 이번 대량 해고 사태가 팬데믹의 후폭풍이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팬데믹 때 여기 저기서 사람들의 출입이 봉쇄됐고, 그러면서 온라인 활동이 크게 늘어났죠. 그러면서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쇼핑몰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온라인 협업 플랫폼들이 유례 없을 정도의 속도로 규모가 커진 것과 비슷하죠. 당시 기업들은 그러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여겼고, 이건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생각입니다. 언젠가 팬데믹이 끝나고 사용자들이 빠져나가고 성장이 둔화될 거라고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대량 해고의 표면적인 이유는 회사마다 다르다. 메타의 경우 메타버스라는 신기술에 대한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트위터는 새로운 CEO가 선임되고, 경영진이 싹 물갈이 되면서 나타난 부작용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커다란 흐름과는 별개로 회사 자체가 옷을 갈아입는 중이라는 것이다.

굽타는 “표면적으로 나타난 이유야 어찌됐든 결국 이번 대량 해고 사태의 근간에는 효율성에 대한 기업들의 고찰이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택해 보다 조심스러운 투자를 이뤄가겠다는 것이 메타, 트위터, 아마존의 새로운 경영 방식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대량 해고는 그러한 움직임으로의 선포와 같은 것이었고요. 앞으로 ‘효율’이 시장의 새로운 키워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더 많은 해고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지요.”

고용 가능성, 높아졌을까?
인재 부족이라는 IT 분야의 고질병은 이렇게 대기업들이 효율화를 외치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고 굽타는 보고 있다. “IT 기술의 도입이 필요한 건 IT 기업들만이 아닙니다. 소비재를 만드는 제조사, 은행, 하드웨어 생산 업체, 엔지니어링 업체 등 여러 산업에서 자신들이 그 동안 해오던 일을 IT 기술과 함께 녹여 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했죠. 지금도 그 노력과 투자는 거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IT 인재들을 빅테크들이 독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랬던 상황이 이번에 바뀐 것이죠. 이번에 해고된 사람들을 비롯해 고용 시장에 나와 있는 IT 전문가들은 시선을 조금만 바깥으로 돌리면 갈 곳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IT 기술력과 상관이 없어 보이던 기업들도 지금은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들을 만들어내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원래 가지고 있던 인력 풀 안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필요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웠다. 굽타는 “IT 전환 혹은 변혁에 대한 이런 기업들의 열망은 지금도 뜨거운 상태”라며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IT 인재들을 찾아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한다. “그러면서 두 번째 혁신의 물결이 찾아올 겁니다.”

하지만 메타, 트위터, 아마존보다 작을 수밖에 없는 기업들이 IT 인재들의 연봉을 해결할 수 있을까? 굽타의 의견은 이런 문제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도 보인다. “저는 IT 인재들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요 몇 년 간 개발자를 비롯해 IT 인재들에 대한 시장의 대우가 과도하게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죠. 거품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봐요. 그게 이번에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굽타는 IT 업계 전체의 변화가 충격적으로 크거나 파급력이 높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미국 시장만 보면 IT 분야 종사자는 300만~400만 정도 됩니다. 이번에 세 회사에서 해고된 사람은 넉넉히 잡아 10만 명도 되지 않고요. 게다가 전원이 IT 인력인 것도 아니죠. 그러니 대단히 큰 변화가 시장에 넘실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나친 쏠림 현상으로 여러 부작용을 겪던 IT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될 거라고는 보고 있습니다.”

글 : 조아오피에르 루스(Joao-Pierre S. Ruth)g,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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