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험은 기업 활동을 함에 있어서 점점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사이버 보험의 표준이라고 할 만한 것이 정립되어 있지 않아 크고 작은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보험료를 분명히 낸 거 같은데 사실은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 놓인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보안뉴스=캐리 팔라디 IT 칼럼니스트] 사이버 보안 사고는 언제 일어나느냐의 문제이지, 일어날지도 모르고 안 일어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므로 사이버 보험에 가입하여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보안 사고의 금전적 충격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점점 많은 기업들이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더 많은 기업들이 사이버 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며, 보험료 납입금이 2022년 한 해 동안 2021년보다 51% 증가하기도 했다는 통계 자료도 존재한다.
하지만 가입하고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는 것으로 걱정 근심을 다 떨쳐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보험에 가입을 했으면서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는 보험료대로 냈으면서, 사이버 공격을 받아 손해는 손해대로 봤으면서, 그 아무도 금전적으로 지원을 해 주지 않아 적잖이 난처한 상황에 몰리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어떻게 하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을까?
보험금 청구가 안 되는 경우들
보험금 청구 자격을 잃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보험료를 내지 않는 것이다. 무슨 사정에서든 보험사에 약속된 돈을 내지 못하면 나중에 사고가 터졌을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개인이 자동차 보험을 못 내서 보험금을 못 받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기업에서는 이런 일들이 종종 있다. 보험 담당자가 바뀌었거나 깜빡 잊었거나 실수를 하는 등의 이유로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데, 회사의 다른 어떤 사람도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업무 분장이 안 되거나 꼬여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조직 차원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나중에 보안 사고가 터졌을 때 보험금을 못 받아 당황하지 말고 미리 보험료 납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고 돈만 낸다면 어떤 경우에서도 보험금을 받아낼 수 있는 건 아니다. 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시점에서 아무리 성실하게 돈을 냈더라도 보험사가 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가입했던 기존 상품이 사라졌을 때가 가장 많다. 이럴 때 ‘지금의 상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다른 상품에 가입하라’고 보험사는 권유한다.
계약 기간 동안 대형 사고가 터져서 보험사가 피보험자에게 큰 돈을 지불했을 때도 보험사가 계약 갱신을 마다할 수 있다. 이건 자동차 보험에서도 곧잘 일어나는 일이다. 사고를 너무 자주내는 운전자는 보험 계약 갱신이 힘들다. 사이버 보안 사고가 크게 터진 경우에도 보험사가 계약을 똑같은 조건으로 갱신할 리 없다. “다시 한 번 보안 평가를 실시하고, 리스크를 다시 계산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 새로운 계약서를 들이미는 게 보통”이라고 구글 클라우드의 리스크 및 보험 부문 책임자인 모니카 쇼크라이(Monica Shokrai)는 짚는다.
이 부분은 약간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 어떤 회사라도, 아무리 사고 대비를 철저히 해도 사이버 공격에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터졌고,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한 전적이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보험사가 그렇게 냉정하게 계약을 갱신하거나 관계를 청산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어떤 식으로 사고가 터졌느냐입니다. 피보험자가 보안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을 당한 거라면 보험사 입장에서 멀리해야 할 고객입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그런 기업이라면 공격이 다시 발생하는 걸 막을 확률이 높으니 얼마든지 계약을 갱신해도 됩니다.” 코프만돌로위치(Kaufman Dolowich)의 파트너 에버리 다이얼(Avery Dial)의 설명이다.
보험 갱신 기간이 오기도 전에 보험금 청구 자격을 잃는 사례들도 존재한다. 로펌 리드스미스(Reed Smith)의 앤디 모스(Andy Moss)는 “사이버 보안 사고가 벌어졌고, 포렌식을 동원해 사건의 전말을 알아냈는데 알고 보니 피보험자가 보안 강화의 책무를 다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보험사는 계약 내용을 근거로 해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보험 계약서 내용에 따라, 혹은 국가의 규정과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부분 보험사는 이런 안전 장치를 해두는 편입니다.”
보험금 청구 자격을 상실했을 때 해야 하는 일
피보험자 자격을 상실하는 경우, 보험사들이 아무런 예고나 사전 연락도 없이 단숨에 관계를 끊어버리는 일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 보험사들은 피보험자에게 미리 내용을 알리고 협의를 유도한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모든 경우 사이버 보안 사고가 터졌을 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스스로 알 수밖에 없다.
문제는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연락을 보험사로부터 받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협의 과정에 있을 때, 즉 실질적으로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을 때 사이버 보안 사고가 터졌을 때다. 그러니 기업 입장에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청구가 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다면 최대한 빠르게 새로운 보험 상품을 찾아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모스는 “협의가 한창 진행될 때 보안 사고를 겪었다면 안타깝지만 그 어떤 보험금도 받을 수 없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기 위한 기간이든 아니든, 지금 당장 사이버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파트너사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현재 기업들 사이에서 ‘사이버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건 ‘보안 사고로부터 복구력이 뛰어나다’라는 뜻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사이버 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파트너십 계약 조건을 달리하는 기업들이 태반입니다. 파트너사 확보를 위해서라도 보험 가입은 권장됩니다.” 쇼크라이의 설명이다.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기
어떤 이유로 보험금 청구 자격을 잃었는지에 따라 새로운 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달라진다. 기존 보험사를 다시 찾아 새로운 상품을 소개 받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예를 들어 사이버 보안의 책임을 다하지 않아 계약이 종료된 회사라면, 보안을 강화한 뒤 다시 보험사를 찾아 계약을 새로 맺을 수 있다. “보험 계약 갱신은 보험사들도 원하는 겁니다. 고객 한 명이라도 확보해야 자신들의 영업 이익이 올라가니까요. 그러니 한 번 거절 당했다고 배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 보험사와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상황이라면 새로운 보험사를 찾으면 된다. “여러 보험사들이 제공하는 사이버 보험 상품들을 잘 알고 있는 브로커를 찾는 편이 쉽고 빠릅니다. 보험사들마다 일일이 발품 팔며 스스로 알아가는 때가 아닙니다. 브로커들이 상품 견적도 알아서 받고, 비교도 해주니 보험을 찾는 과정이 훨씬 쉬워집니다. 그리고 스스로 알아내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한 결정일 때가 많습니다.” 다이얼의 설명이다.
위에서도 잠깐 짚었듯 보험을 가입할 때, 보험이 없는 기간 즉 보험으로부터 아무런 보장을 받지 못하는 기간을 최대한 줄이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보험사마다 일 처리 속도가 다르다. 어떤 곳은 전화를 넣자마자 가입이 되기도 하는데, 어떤 곳은 한 달이 넘는 심사 과정을 거쳐야만 가입이 될까 말까다. 다이얼은 “1~4주 안에 보험사와 상품을 알아보고 하나를 선택해 가입까지 완료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한 가지 경고가 전문가들로부터 나온다. “기존 보험사와의 계약 연장을 실패해서 다른 보험사와 관계를 맺으려 하는 거라면, 기존 보험사와의 관계성이나 계약 연장 실패 사유를 새 보험사가 궁금해 할 겁니다. 계약서에 반영하기 위해서죠. 예를 들어 너무 청구를 많이 했거나 자주 했기 때문에 계약 갱신이 되지 않은 거라면, 청구 회수나 금액과 관련된 항목을 보험 계약서에 넣겠다는 것이죠. 보험사는 어지간해서는 보험 신청자를 돌려보내지 않습니다. 다만 만전을 기하는 것 뿐이죠.” 쇼크라이의 설명이다.
처음부터 청구 자격증 잃지 않으려면
보험금 청구 자격을 잃은 기업들은 대부분 보험사를 고소한다. 그러면서 양측은 지난한 법정 싸움에 돌입하게 된다. 물론 변호사 비용을 장기간 낼 수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다. 그렇지 않은 기업이라면 보험사와 직접 협상을 하거나 상황을 해결하려 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쉽지 않고, 그러므로 보험사-피보험자 간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처음부터 문제를 만들지 않는 게 제일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사이버 보험의 보호를 항상 받을 수 있게 될까?
제일 먼저는 사이버 보안 전략을 구성해서 튼튼하고 안정적인 보안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정보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도구, 방법, 기술, 정책, 인식 수준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그러므로 보안이 허술하다면 보험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으며, 그 보험이라는 것도 얼마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보안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다 하지 않고 보험금에만 의존하려는 기업은 보험사들도 거절한다.
사이버 보안 전문 업체 옵티브(Optiv)의 수석 사이버 보험 관리자인 다라 깁슨(Dara Gibson)은 “보험 유무와 상관 없이 보안의 기본을 갖춘다는 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다중인증을 활성화 하고, EDR 솔루션들을 구매해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임직원 대상 보안 교육을 실시하며, 안전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는 등의 일들을 내부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보험료가 내려갑니다. 제 때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기도 더 쉬워지고요.”
다이얼의 경우 보험사-피보험자 간 관계 투명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이버 보험은 보험사도 그렇고 피보험자도 그렇고, 사실 그 누구도 명확한 답을 알고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양쪽 모두에게 생소한 것이에요. 그러니 좌충우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다 보면 법정에서 만나는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길을 가는 만큼 서로가 서로의 파트너가 되어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런 고객이라면 보험사도 내치지 않고, 오히려 붙잡아두려 합니다.”
글 : 캐리 팔라디(Carrie Pallardy),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보안뉴스=캐리 팔라디 IT 칼럼니스트] 사이버 보안 사고는 언제 일어나느냐의 문제이지, 일어날지도 모르고 안 일어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므로 사이버 보험에 가입하여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보안 사고의 금전적 충격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점점 많은 기업들이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더 많은 기업들이 사이버 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며, 보험료 납입금이 2022년 한 해 동안 2021년보다 51% 증가하기도 했다는 통계 자료도 존재한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하지만 가입하고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는 것으로 걱정 근심을 다 떨쳐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보험에 가입을 했으면서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는 보험료대로 냈으면서, 사이버 공격을 받아 손해는 손해대로 봤으면서, 그 아무도 금전적으로 지원을 해 주지 않아 적잖이 난처한 상황에 몰리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어떻게 하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을까?
보험금 청구가 안 되는 경우들
보험금 청구 자격을 잃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보험료를 내지 않는 것이다. 무슨 사정에서든 보험사에 약속된 돈을 내지 못하면 나중에 사고가 터졌을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개인이 자동차 보험을 못 내서 보험금을 못 받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기업에서는 이런 일들이 종종 있다. 보험 담당자가 바뀌었거나 깜빡 잊었거나 실수를 하는 등의 이유로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데, 회사의 다른 어떤 사람도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업무 분장이 안 되거나 꼬여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조직 차원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나중에 보안 사고가 터졌을 때 보험금을 못 받아 당황하지 말고 미리 보험료 납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고 돈만 낸다면 어떤 경우에서도 보험금을 받아낼 수 있는 건 아니다. 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시점에서 아무리 성실하게 돈을 냈더라도 보험사가 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가입했던 기존 상품이 사라졌을 때가 가장 많다. 이럴 때 ‘지금의 상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다른 상품에 가입하라’고 보험사는 권유한다.
계약 기간 동안 대형 사고가 터져서 보험사가 피보험자에게 큰 돈을 지불했을 때도 보험사가 계약 갱신을 마다할 수 있다. 이건 자동차 보험에서도 곧잘 일어나는 일이다. 사고를 너무 자주내는 운전자는 보험 계약 갱신이 힘들다. 사이버 보안 사고가 크게 터진 경우에도 보험사가 계약을 똑같은 조건으로 갱신할 리 없다. “다시 한 번 보안 평가를 실시하고, 리스크를 다시 계산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 새로운 계약서를 들이미는 게 보통”이라고 구글 클라우드의 리스크 및 보험 부문 책임자인 모니카 쇼크라이(Monica Shokrai)는 짚는다.
이 부분은 약간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 어떤 회사라도, 아무리 사고 대비를 철저히 해도 사이버 공격에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터졌고,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한 전적이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보험사가 그렇게 냉정하게 계약을 갱신하거나 관계를 청산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어떤 식으로 사고가 터졌느냐입니다. 피보험자가 보안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을 당한 거라면 보험사 입장에서 멀리해야 할 고객입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그런 기업이라면 공격이 다시 발생하는 걸 막을 확률이 높으니 얼마든지 계약을 갱신해도 됩니다.” 코프만돌로위치(Kaufman Dolowich)의 파트너 에버리 다이얼(Avery Dial)의 설명이다.
보험 갱신 기간이 오기도 전에 보험금 청구 자격을 잃는 사례들도 존재한다. 로펌 리드스미스(Reed Smith)의 앤디 모스(Andy Moss)는 “사이버 보안 사고가 벌어졌고, 포렌식을 동원해 사건의 전말을 알아냈는데 알고 보니 피보험자가 보안 강화의 책무를 다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보험사는 계약 내용을 근거로 해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보험 계약서 내용에 따라, 혹은 국가의 규정과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부분 보험사는 이런 안전 장치를 해두는 편입니다.”
보험금 청구 자격을 상실했을 때 해야 하는 일
피보험자 자격을 상실하는 경우, 보험사들이 아무런 예고나 사전 연락도 없이 단숨에 관계를 끊어버리는 일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 보험사들은 피보험자에게 미리 내용을 알리고 협의를 유도한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모든 경우 사이버 보안 사고가 터졌을 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스스로 알 수밖에 없다.
문제는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연락을 보험사로부터 받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협의 과정에 있을 때, 즉 실질적으로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을 때 사이버 보안 사고가 터졌을 때다. 그러니 기업 입장에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청구가 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다면 최대한 빠르게 새로운 보험 상품을 찾아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모스는 “협의가 한창 진행될 때 보안 사고를 겪었다면 안타깝지만 그 어떤 보험금도 받을 수 없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기 위한 기간이든 아니든, 지금 당장 사이버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파트너사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현재 기업들 사이에서 ‘사이버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건 ‘보안 사고로부터 복구력이 뛰어나다’라는 뜻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사이버 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파트너십 계약 조건을 달리하는 기업들이 태반입니다. 파트너사 확보를 위해서라도 보험 가입은 권장됩니다.” 쇼크라이의 설명이다.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기
어떤 이유로 보험금 청구 자격을 잃었는지에 따라 새로운 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달라진다. 기존 보험사를 다시 찾아 새로운 상품을 소개 받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예를 들어 사이버 보안의 책임을 다하지 않아 계약이 종료된 회사라면, 보안을 강화한 뒤 다시 보험사를 찾아 계약을 새로 맺을 수 있다. “보험 계약 갱신은 보험사들도 원하는 겁니다. 고객 한 명이라도 확보해야 자신들의 영업 이익이 올라가니까요. 그러니 한 번 거절 당했다고 배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 보험사와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상황이라면 새로운 보험사를 찾으면 된다. “여러 보험사들이 제공하는 사이버 보험 상품들을 잘 알고 있는 브로커를 찾는 편이 쉽고 빠릅니다. 보험사들마다 일일이 발품 팔며 스스로 알아가는 때가 아닙니다. 브로커들이 상품 견적도 알아서 받고, 비교도 해주니 보험을 찾는 과정이 훨씬 쉬워집니다. 그리고 스스로 알아내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한 결정일 때가 많습니다.” 다이얼의 설명이다.
위에서도 잠깐 짚었듯 보험을 가입할 때, 보험이 없는 기간 즉 보험으로부터 아무런 보장을 받지 못하는 기간을 최대한 줄이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보험사마다 일 처리 속도가 다르다. 어떤 곳은 전화를 넣자마자 가입이 되기도 하는데, 어떤 곳은 한 달이 넘는 심사 과정을 거쳐야만 가입이 될까 말까다. 다이얼은 “1~4주 안에 보험사와 상품을 알아보고 하나를 선택해 가입까지 완료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한 가지 경고가 전문가들로부터 나온다. “기존 보험사와의 계약 연장을 실패해서 다른 보험사와 관계를 맺으려 하는 거라면, 기존 보험사와의 관계성이나 계약 연장 실패 사유를 새 보험사가 궁금해 할 겁니다. 계약서에 반영하기 위해서죠. 예를 들어 너무 청구를 많이 했거나 자주 했기 때문에 계약 갱신이 되지 않은 거라면, 청구 회수나 금액과 관련된 항목을 보험 계약서에 넣겠다는 것이죠. 보험사는 어지간해서는 보험 신청자를 돌려보내지 않습니다. 다만 만전을 기하는 것 뿐이죠.” 쇼크라이의 설명이다.
처음부터 청구 자격증 잃지 않으려면
보험금 청구 자격을 잃은 기업들은 대부분 보험사를 고소한다. 그러면서 양측은 지난한 법정 싸움에 돌입하게 된다. 물론 변호사 비용을 장기간 낼 수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다. 그렇지 않은 기업이라면 보험사와 직접 협상을 하거나 상황을 해결하려 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쉽지 않고, 그러므로 보험사-피보험자 간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처음부터 문제를 만들지 않는 게 제일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사이버 보험의 보호를 항상 받을 수 있게 될까?
제일 먼저는 사이버 보안 전략을 구성해서 튼튼하고 안정적인 보안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정보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도구, 방법, 기술, 정책, 인식 수준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그러므로 보안이 허술하다면 보험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으며, 그 보험이라는 것도 얼마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보안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다 하지 않고 보험금에만 의존하려는 기업은 보험사들도 거절한다.
사이버 보안 전문 업체 옵티브(Optiv)의 수석 사이버 보험 관리자인 다라 깁슨(Dara Gibson)은 “보험 유무와 상관 없이 보안의 기본을 갖춘다는 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다중인증을 활성화 하고, EDR 솔루션들을 구매해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임직원 대상 보안 교육을 실시하며, 안전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는 등의 일들을 내부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보험료가 내려갑니다. 제 때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기도 더 쉬워지고요.”
다이얼의 경우 보험사-피보험자 간 관계 투명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이버 보험은 보험사도 그렇고 피보험자도 그렇고, 사실 그 누구도 명확한 답을 알고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양쪽 모두에게 생소한 것이에요. 그러니 좌충우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다 보면 법정에서 만나는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길을 가는 만큼 서로가 서로의 파트너가 되어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런 고객이라면 보험사도 내치지 않고, 오히려 붙잡아두려 합니다.”
글 : 캐리 팔라디(Carrie Pallardy),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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