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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IP 인사이트] 특허로 본 노벨상

입력 : 2023-11-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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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학술 정보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 특허·논문 피인용 건수 등 이용해 노벨상 수상자 예측
유력한 석학과의 공동발명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한국인 노벨 과학상 수상자 아쉬워


[보안뉴스= 유경동 IP칼럼니스트] 글로벌 특허·학술 정보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는 ‘노벨상 족집게’로 불린다. 주요 특허나 논문의 피인용 건수 등 각종 정량 데이트를, ‘웹 오브 사이언스’라는 이 회사 연구정보 플랫폼을 통해 분석한다. 그 결과, 해당 발명자나 저자를 ‘Citation Laureates’, 즉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지목해 이른바 ‘노벨상 유력 후보자’로 매년 발표한다. 2023년에도 암 치료와 유전자 회로 등 모두 8개 분야에서, 총 23명의 석학들이 ‘Citation Laureates’로 꼽혔다.

[이미지=gettyimagesbank]


이 가운데 실제로 올해 노벨상을 거머쥔 석학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껏 클래리베이트가 꼽은 과학자 가운데 59명이 이후 실제로 노벨상을 받았을 정도로, 특허와 논문에 기반한 이 회사의 수상자 예측 시스템은 탁월하다.

그럼 노벨상과 특허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2023년도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명자로 등재된 주요 특허들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본다.

2023년 10월 2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커털린 커리코(Katalin Karico) 헝가리 세게드대 교수와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각각 선정했다.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 즉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했다는 게 위원회가 밝힌 선정 이유다.

두 교수가 공동 발명자로 이름을 올린 특허는 미국에 18건을 포함해 유럽 5건, 일본 4건, 중국 3건 등 전 세계에 모두 67건. 한국에도 ‘세포 리프로그래밍을 위한 정제된 변형 RNA를 포함하는 RNA 제제’ 등 총 3건의 특허에 발명자로 함께 등재돼 있다.

특히, 와이스먼 교수는 자신의 38개 발명 특허 모두를 패밀리, 즉 국제특허로 출원해놓고 있다. 이 가운데 무려 25개국에 출원된 특허만 14건에 달한다. 학문적인 성취는 물론, 글로벌 사업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미국 외 국가로는 유럽 특허가 20건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호주(15), 캐나다(11) 등의 순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도 각각 8건과 7건, 5건의 특허를 보유, 전 세계에 걸쳐 총 184건의 특허에 발명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특허[자료=KIPO, USPTO]


와이스먼 교수가 발명자로 등재된 특허 대부분은 출원인이 UPenn, 즉 펜실베니아대다. 하지만 이후 여러 단계의 라이선스 과정을 거쳐 현재는 해당 실시권이 화이자나 모더나 등 거대 글로벌 제약사들에 넘어가 있는 상태다. 커리코 교수 역시 2012년 mRNA 관련 특허 출원 직후 자신의 회사를 별도 설립, 화이자와 모더나 등과 기술 협력을 지속해 팬데믹 당시 발 빠른 백신 양산을 가능케 했다.

또 하나 주목할 건 관련 특허의 출원 추이다. 와이스먼 교수는 자신이 발명자로 등재된 특허 중 10건을 2021년 한 해에 몰아 출원했다. 현재 심사 중인 특허만도 13건에 달하는 등 최근 들어 매우 활발한 연구 활동을 보인다는 걸 알 수 있다.

노벨상은 연구성과에 대한 수십 년 검증 관행으로 악명높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의학 과학자들이 핵심 연구를 수행한 지 평균 21년 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학자는 이보다 더 긴 23.5년을 기다린다. 하지만 이번 생리의학상 수상에서 알 수 있듯 ‘팬데믹’이 국면 전환자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는 이른바 ‘급행 노벨상’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단 걸, 특허는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노벨 화학상을 MIT대 모운지 바웬디 교수의 공동발명 네트워크[자료=미 특허청(USPTO), 페이턴트피아]

생리의학상에 이어, 다음날 발표된 물리학상은 헝가리 출신의 과학자 폐 렌츠 크러우스를 비롯해 피에르 아고스티니, 안 륄리에 등 3명의 석학에게 돌아갔다. 독일 막스플랭크 양자광학 연구소에 재직 중인 크러우스는 27건의 유럽 특허를 비롯해, 미국(19건), 한국(4건), 캐나다(3건), 중국(2건), 스페인(92건) 등 총 88건의 특허에 발명자로 참여했다. 이 가운데 ‘전자기장의 수색성 간섭 중첩을 이용한 간섭법’이란 특허는 현재 한국 특허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

노벨 화학상은 MIT대 모운지 바웬디 교수를 포함해 루이스 브러스 컬럼비아대 교수, 알렉세이 예키모프 박사 등 총 세 명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여기서 바웬디 교수의 공동발명 네트워크를 분석해 봤다. 바웬디 교수는 블로빅 블라디미르라는 연구원과 가장 많은 작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김성희와 한희선라는 연구원과도 각각 11건, 3건의 특허에 공동 발명자로 이름 올렸다.

유력한 석학과의 공동발명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 특허와 달리, US특허에서 발명자 특정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미 특허법상 발명자는 자신이 해당 특허의 진정한 발명자임을 진술하고 서명하는 declaration, 즉 ‘발명자 신고서’를 별도 제출해야 한다. 이게 없으면 특허 등록 불가다. 나중에 진정한 발명자가 아닌 게 발각되는 경우 역시, 특허무효 사유다. 그만큼 발명자를 중시해서다. 노벨상 수상자인 바웬디 교수와의 공동발명 특허건수, 그 자체가 차기 수상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이유다.

한국연구재단 분석에 따르면, 1978년부터 2013년 사이 생리의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83명 중 71%가 1건 이상의 특허 보유자다, MIT공대와 같은 유명 대학 교수들의 특허 보유 비율(10∼20%) 대비 월등히 높다.

노벨상의 목적은 인류에게 이로운 발견과 창조를 인정하고 이를 보상함으로써 학문의 발전과 지식의 확산을 촉진하는데 있다. 특허법 제1조는 “발명을 보호·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기돼 있다. 노벨상과 특허의 목적이 같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노벨상을 타는 것같이 명예로운 일은 없다. 서양 사람은 말할 필요가 없거니와, 동양사람으로는 겨우 인도의 시성이라는 타고르 박사 한 사람뿐이다. 조선인으로서 노벨상을 탈 만한 사람이 출생하기까지는 지식계급이 아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겠다.”

1923년 9월 13일 자 동아일보 1면에 실린 기사 중 일부다. 짧은 글이지만, 노벨상 못 탄 식민지 조선인의 회한이 그대로 전해진다. 꼭 100년이 지나 기술 강국 특허 강국이 된 대한민국. 여전히 노벨 과학상 수상은 목마르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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