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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보호 특성화고 가다-2] 115년의 역사, 보안도 새로운 역사를 쓴다 ‘선린인터넷고’

입력 : 2023-02-2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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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의 오랜 역사, 2000년 선린인터넷고로 개명...2023년 두 번째 도약 준비
정보보호과, 정규 수업과 함께 방과 후 집중교육 프로그램으로 보안전문인력 양성
김광용 교감 “선후배간 매칭과 끈끈한 학우애, 최고 보안전문가 육성의 기본 토대”
정보보호과 학생 4인 인터뷰 “챗GPT 사용해보니...보안에 있어 양날의 검”


[보안뉴스 김영명 기자] 선린인터넷고등학교(교장 박종은)는 대한제국 시절인 1899년 관립 상공학교로 설립된 오랜 역사를 지닌 학교로 올해 2월 8일에 115회 졸업식을 개최했다. 2000년의 시작과 함께 학교는 선린상고에서 ‘선린인터넷고등학교’로 개명하면서 환골탈태의 변화를 선언했다.

▲선린인터넷고 전경[사진=선린인터넷고]


선린인터넷고는 정보보호과, 소프트웨어과, IT경영과, 콘텐츠디자인과 등 4개 학과가 있다. 특히, 매년 치열한 경쟁 속에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며 ‘선린’의 명성을 더욱 드높이고 있다. 선린인터넷고의 김광용 교감 선생님과 김은지 정보보호과 학과장, 그리고 정보보호과 학생 4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115년 역사, ‘인터넷’ 시대 넘어선 제2의 도약 준비한다
선린인터넷고는 유구한 전통과 함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모이는 수학의 공간이다. 현재 선린인터넷고는 4개 학과에서 각 학년마다 240여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도 정보보호과는 입시 경쟁률이 2:1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기존에 ‘상업과’ 하나로 이어오던 선린은 2000년에 IT에 특화된 학과로 재편성하면서 4개 학과로 세분됐다. 지난해 학과 개편을 마무리한 선린은 2023년 두 번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선린인터넷고 김광용 교감은 “현재 ‘선린인터넷고’라는 이름을 포함해 교육과정 등을 총체적으로 바꿀 때가 왔다”며 “이번에 시 교육청에서 그린스마트미래학교로 지정돼 2024년부터 학교 건물을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 공사가 시작되는데 4~5년이 지나면 새로운 탄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에 올해를 바라보고 개명했던 것처럼, 앞으로 20년 후에도 살아남을 만한 명칭을 고민할 것”이라며 “오래 전부터 ‘보안’은 중요한 분야였고, 사람들이 더 많은 IT 기기를 접하다 보니 일반인들도 보안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김은지 학과장은 “사실 보안은 잘 드러나지 않아 이슈가 되지 않는 한 중요성을 인식하기는 쉽지 않으면서도 한 번 터지면 비난의 대상이 돼 마음에 걸린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보안의 기본을 충분히 지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린인터넷고 김광용 교감선생님[사진=보안뉴스]


‘정보보호’에 초점, 정규 수업에 소수전공 심화과정까지
선린인터넷고 정보보호과는 기존에는 ‘정보통신과’라는 명칭으로 네트워크 과목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그 당시에도 ‘보안’을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다수 들어왔다. 정보통신과에서도 네트워크 보안을 중심으로 사이버 보안을 공부하고, 전공을 살려 대학에 진학하는 친구들이 꾸준히 있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후 정보통신과는 2018년 새로운 트렌드에 따라 ‘정보보호과’로 명칭을 변경하기에 이르렀다.

정보보호과는 컴퓨터 초보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 커리큘럼이 진행된다. 1학년 때는 컴퓨터보안의 전반적인 지식을 기본으로 컴퓨터시스템 일반, 컴퓨터 프로그래밍, 네트워크를 가르치고, 2학년이 되면 네트워크 보안과 함께 인공지능과 웹 프로그래밍도 함께 수업한다.

이밖에도 전공 관련 방과후 프로그램은 소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선린인터넷고 졸업생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시스템 해킹, 리버싱, 웹 패킹 등 분야별 과목을 기초과정, 심화과정은 물론 프로젝트 단계까지 진행하고 있다. 방과후 프로그램은 1학년 말부터 시작해 겨울방학 기간을 거쳐 2학년 1학기까지 방과 후 수업으로 기초과정을 배우게 되고, 2학년 여름방학에 심화과정을, 그 이후에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된다. 방과 후 수업은 한 반에 10명 이하의 소수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학생들이 듣고 싶은 분야를 심화과정으로 배울 수 있다.

김광용 교감은 “선린인터넷고는 일반 동아리와 함께 ‘전공 동아리’를 별도로 운영하며 대학생이 되거나 취직한 선배들이 찾아와 후배들을 가르친다”며, “지난해 두바이 세계해킹대회에서 우리 학교 이서준 학생이 1등, 김진무 학생이 3등을 했고, 2등과 4등도 선린인터넷고 출신 대학생이 수상했는데, 이들 모두가 전공 동아리를 통해 선배로부터 배우고 실력을 닦은 친구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시대가 변하면서 특성화고를 지도하는 서울시교육청 진로직업과도 기존의 ‘취업 위주’에서 ‘취업과 대학 진학’으로 선회하며 대학 진학도 장려하고 있다. 김광용 교감은 “선린인터넷고 학생들도 최근에는 졸업 이후 취업하는 친구들보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보안회사에 취직하거나 창업 또는 보안전문가의 길로 일찍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국·영·수 기본 과목에 충실하면서 컴퓨터 및 보안 실력도 키워나가며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것도 선택지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지난해 졸업한 한 학생은 내신성적은 중간 정도였지만 컴퓨터, 보안 실력만으로 카이스트(KAIST)에 진학하기도 했고, 컴퓨터 및 보안 실력은 조금 부족했지만 기본 과목과 정규 교과에 충실해 대학 정시모집에 합격한 친구도 많다는 얘기다. 김 교감은 “전공 교과 등 학교에서 가르치는 수업을 잘 따라가고 자신의 현재 수준과 상황을 잘 분석해 최선의 선택을 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린인터넷고 정보보호과 학생 및 졸업생 4인 인터뷰]
“보안, 어렵지만 파면 파고들수록 재미있다는 게 매력이에요”
양윤혁 학생, 이서준 학생(이상 3학년), 김현식 학생, 김승준 학생(이상 졸업생)


▲선린인터넷고의 양윤혁 학생, 김현식 학생, 김승준 학생, 이서준 학생(좌부터)[사진=보안뉴스]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는 교내 대회로 6월에 개최되는 ‘모의해킹방어대회’와 12월에 개최되는 ‘고등해커페스티벌’ 등 2개 대회가 있다. 고등해커페스티벌은 1~2학년이 참여하는 흥미 위주의 대회라고 한다면, 모의해킹방어대회는 2~3학년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춘 학생들의 경쟁의 장이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구축대회도 열리고 있다. 이러한 학내 대회는 물론 국내외에서 열리는 각종 해킹방어대회에 참가해 월등한 실력을 뽐내고 있는 선린인터넷고의 양윤혁 학생, 이서준 학생(이상 3학년), 김현식 학생, 김승준 학생(이상 졸업생) 등 4명을 만났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2시간씩 방과 후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실력을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Q. 보안을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와 흥미 있는 과목은 무엇인지.
양윤혁 초등 6학년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보안 관련 정보를 접하게 됐고 흥미를 느끼게 됐다. 정보보안은 프로그래밍 코드를 작성할 때도 필요한 분야라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네트워크 보안은 결과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재미도 있다. 다만, 인공지능 과목은 기본 지식 없이는 따라가기 어려워 조금 힘들었다.

김현식 중2 때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다가 리버싱을 알게 되고, 1개월간 준비해서 CTF에 나갔는데 수상까지 했다. 하나씩 풀어나가고, 상까지 받으니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1학년 때 배운 컴퓨터 구조, 3학년 때 배운 시스템 프로그래밍이 재미있었다. 로우레벨 쪽이 재미있고, 컴퓨터 구조도 하드웨어 분야여서 잘 맞았다.

김승준 초등 6학년 때 프로그래밍을 접하고, 중3 때 보안 분야를 알기 시작했다. CTF에 나가 수상한 이후로는 더 깊이 공부해보자는 생각에 지금까지 공부를 이어왔다. 하이레벨 언어의 취약점을 공부했다. 로우레벨 단의 언어로 시스템 부팅 프로그램을 만들고, 어셈블리어 프로그래밍 등을 공부하며 어렵지만 재밌게 하고 있다.

이서준 초등 3학년 때 컴퓨터 게임을 통해 프로그래밍을 접했다. 게임 취약점을 공부하며 만난 형을 따라 선린인터넷고에 입학했고, 김진무 선배와 함께 해킹방어대회에 나가 수상했다.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어려운 과목이 네트워크 보안이다. 네트워크는 범위도 넓고 보안을 접목하다 보면 변수들이 많이 생긴다.

Q. 최근 챗GPT가 이슈인데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양윤혁 직접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해킹할 때 사용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기본 기능을 지원해주니까, 챗GPT가 더 업그레이드 된다면 이것만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현식 실제 사용해 봤는데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선의로 또는 악의로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유용하게 쓰인다면 추후 굉장히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 같다.

김승준 단순 작업에는 효율적이겠지만 100%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여서 위험성도 있을 듯하다. 최근 탈옥(Jailbreak)시킨 챗GPT에게 ‘인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나를 너무 조종하려 들어서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는 답변을 했다는 이야기는 무섭기도 했다.

이서준 챗GPT를 이용해 악성코드를 만들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샘플코드를 요청했더니 깔끔하게 만들어냈다. 현재는 악성코드 요청은 반응하지 않도록 보안 조치를 해놓은 것 같은데, 이게 뚫린다면 굉장히 위험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Q. 교내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게 있는지.
양윤혁 유니폭스(Unifox)라는 프로그래밍 동아리에서 후배들에게 알고리즘을 가르치고, 자료 구조나 웹 프로그래밍, 웹 시큐어코딩도 공부하고 있다. 지난해는 유니폭스 부장도 맡은 바 있다.

김현식 레이어세븐(Layer7)이라는 해커 동아리에 있는데, 2학년 때 동아리장을 맡았었다. 지금은 묵묵히 지켜보면서 간간히 후배들을 서포트하고 있는데, 실력이 뛰어난 후배들이 많아서 뿌듯하다.

김승준 저도 레이어세븐(Layer7) 해커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3학년 때는 동아리에서 주관하는 해킹대회에 문제를 출제하기도 했고, 후배들을 가르치면서 지냈다.

이서준 저도 레이어세븐(Layer7) 소속이다. 지난해에는 1학년 후배들을 가르치고, 학기 말에는 프로젝트에서 특정 주제 연구로 보고서도 냈다. 또 동아리에서 개최한 CTF 대회도 운영한 바 있다.

▲선린인터넷고의 김현식 학생, 이서준 학생, 김은지 선생님, 양윤혁 학생, 김승준 학생(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사진=보안뉴스]


Q. 각자의 롤모델은 누구이고, 향후 미래 진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서준 지난해 카이스트에 입학한 김준태 선배가 롤모델이다. 김준태 선배는 학교에 있을 때부터 ‘괴물’이라 불릴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대학 진학과 함께 취업도 생각하고 있다.

김승준 티오리 박세준 대표님이 롤모델이다. 보안업계에서 최고 중의 한분이고, 인재 양성에도 힘쓰시며, BoB 멘토님으로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그분처럼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올해 졸업하고 엔키(ENKY)에 입사했는데, 내년에는 대학에도 재도전할 생각이다.

김현식 아직 만나뵌 적은 없지만 BoB 정구홍 멘토님의 자료가 하드웨어와 임베디드 해킹을 공부할 때 큰 도움이 됐다. 현재 적성에 잘 맞는지 확인도 할 겸 티오리 인턴에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양윤혁 롤모델로 삼은 분은 아직 없지만 유튜브 등에서 보안 관련해서 발표하는 분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 향후 학교에 들어오는 채용 공고에 지원하거나 대학에 특기자 전형으로 지원할 생각도 있다.

선린인터넷고 정보보호과 학과장인 김은지 지도선생님은 “다들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이라 평소에 하던 대로만 해도 좋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해킹 실력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국영수 등 기본 과목과 함께 컴퓨터 전반, 윤리 측면도 좀더 신경을 써준다면 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명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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