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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인해 망가진 데이터센터! 클라우드와 기후 변화에 대해 생각하다

  |  입력 : 2022-08-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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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일부가 폭염으로 인해 끊겼다. 데이터센터는 기적의 요새 같은 존재가 아니다. 극심한 날씨에 취약하긴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데이터 관리나 보안의 측면이 아니라 기후 변화의 측면에서 데이터센터를 재설계해야 한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올해 7월,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을 덮치며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산불이 나고, 도로나 녹으며 비틀리고, 사람들이 픽픽 쓰러졌다. 그런데 IT 업계에서도 심각한 문제의 전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구글과 오라클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2곳이 폭염 가운데 작동을 멈춘 것이다. 게다가 이것도 ‘최소’ 2곳이지 문제 발생 센터는 더 있을 수 있다.

[이미지 = utoimage]


물론 앞으로 모든 데이터센터들이 폭염 때문에 다운될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현대의 데이터센터들은 설계 때부터 극심한 기후 조건들을 상정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보통이고, 어지간한 재난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구성된다. 다만 기후의 변화는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으며, 따라서 대형 자연 재해에 해당하는 허리케인, 홍수, 극심한 온도 상승, 물 부족 등이 보다 자주 일어나는 추세다. 그러므로 아무리 튼튼하게 설계된 시설이라 하더라도 보강하지 않을 수 없다. 

건축 설계 관리 기술 회사인 OAC의 주요 시설 담당 론 보쿤(Ron Vokoun)은 “요즘 들어 데이터센터들이 데이터 리스크 관리보다 기후 변화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극적인 이상 기후로 인한 재앙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니 당연합니다. 5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폭풍이 매년 몰아치는 시대니까요.”

위스콘신대학의 컴퓨터공학 교수인 폴 바포드(Paul Barford)는 “이상 기후에 갑자기 대처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까지 클라우드와 기후 변화의 관계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거든요. 기후가 클라우드라는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어디서 무슨 고장이 나고 데이터의 흐름이 어떤 부분에서 끊길지 우리는 상상밖에 할 게 없습니다. 그러니 대비를 할 수도 없지요.”

먹구름은 모여들고
클라우드와 기후 변화의 좋지 않은 궁합은 사실 인터넷이라는 것 자체가 극심한 이상 기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들어졌다는 것에 기인한다. “인터넷을 개발하고 보급할 때 우리는 기후 변화라는 걸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었죠.” 기후 변화에 대비한 산업 내 표준을 권장하는 단체인 클라이밋리질리언트인터넷(Climate Resilient Internet)의 공동 창립자 데이비드 시오도어(David Theodore)의 설명이다. 

그런 상태에서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들은 빠르게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고, 이제는 인터넷이라는 것 없이 삶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힘든 것이 됐다. 금융 시스템, 상업 시스템, 교통망, 의료 서비스 등 이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이라는 것 덕분에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며, 한 번도 끊임없이 제공되는 서비스에 모두가 익숙해져갈 때 나타난 클라우드 기술에 대해서도 우리는 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잠깐 정전 상태가 됐을 때 발생하는 손해 규모는 매우 큰데, 분당 1만 7천 달러라고 포네몬(Ponemon)은 추정하고 있다.

현대의 데이터센터들 중 허술하게 지어진 곳은 없다. 전력이 나갈 것을 대비해 예비 전력 모터도 있고, 콜로케이션 프레임워크와 개별 유틸리티, 서버 클러스터 등을 활용해 서비스가 끊기지 않도록 한다. 데이터센터 건축의 표준은 이미 상당히 엄격한 수준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를 그리 많이 겪지 않는다. 그렇지만 데이터센터 또한 지금 신음하고 있는 지구의 일부라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이미 재난이라 불리는 현상들이 더 자주 일어나고 있고, 여러 산업의 다양한 시설들이 마비되고 파괴되는 와중인데, 데이터센터라고 예외일까. 최근 데이터센터를 마비시킨 열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클라우드 혹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마비 사태의 40%는 전력과 관련이 있다. 아무리 예비 전력을 이중 삼중으로 마련했다고 하더라도 허리케인이나 홍수에 직격탄을 맞으면 버틸 수 없다. 예비 전력과 백업으로 어떻게 서비스가 유지된다고 해도 수시간 정도밖에 가지 않는다. 물론 클라우드는 업체들은 여러 곳에 나눠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한 군데가 무너져도 다른 곳을 통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후 변화란 건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똑같이 일어나는 일이고, 지금과 같은 전략으로 버티다가는 결국 모든 데이터센터가 다 마비되는 일이 생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주요 기반 시설
전력 다음으로 클라우드를 곤란하게 만드는 건 네트워킹이다(14%). 네트워킹 관련 문제는 기후 변화 때문에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것이 통신사 등과 같은 인프라 제공 업체만의 문제인 것은 아니라고 시오도어는 주장한다. 서비스 마비가 네트워크의 어느 구역에서 어떤 요인으로 발생할지 예측할 수도 없고, 그로 인한 피해 규모 역시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다만 네트워크의 특정 영역들을 보지 못한 채로 놔두는 것은 그 자체로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2021년 5월 패스틀리(Fastly)라는 작은 인터넷 업체에서 기술 문제가 발생했을 뿐인데 전 세계 인터넷 공간 거의 대부분에 마비 증상이 왔었죠. 이걸 어느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가시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해수면이 높아지는 것도 장기적으로 네트워킹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현상이다. “많은 도시들과 시설들, 기반 시설이 범람원에 놓여 있습니다. 해변가에 위치한 시설들도 수도 없이 많죠. 해수면이 높아지면 그런 곳들이 물에 잠깁니다.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기죠. 이 때문에 2100년 대에 도달하면 200개가 넘는 데이터센터가 큰 손상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대 재앙 때문에 손상을 입은 데이터센터라면 고치는 데에만 수년이 걸리겠죠.”

반대로 기근은 어떨까? 기근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지역에서는 대형 산불이 곧잘 발생한다. 제 아무리 단단한 건물에 마련된 데이터센터라고 하더라도  산불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불이 안 나더라도 기근이 되면 물을 공급받는 게 매우 어려워진다. 물은 데이터센터 내 컴퓨터들을 식히는 데에 있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자원이다. 그런데도 물의 공급과 사용량 등을 추적하지 않는 데이터센터가 무려 51%라고 한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조금만 생각해도 해결이 도저히 불가능할 것만 같은 문제들이 머릿속으로 줄지어 떠오른다. 실제로 이런 문제들에 대처한다는 건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간단하지도 않고 말이다. 갑자기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해 탄소 배출량이 갑자기 0이 된다든가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현재 우리의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가 겪는 일들은 더 심각해지고 더 빈번해질 것이다. 

보쿤은 “기후 변화는 그렇다 치고, 기후 변화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비하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자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조합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하자는 데에는 어떨까요? 사람들을 움직이기 힘들 겁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보이지 않는 것에 미리 돈을 쓰기 싫어하거든요. 기후 변화에 대해서라면 눈에 보이고 피부로 느껴지니 지갑을 열겠지만, 클라우드 정전은 아직 많이 새롭죠. 그렇기 때문에 기후에 맞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자는 메시지는 허공에서 사라질 공산이 큽니다.”

바포드는 “그럼에도 계속해서 변화를 일으키고 또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현재 가장 중요한 변화는 데이터센터의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기후 변화가 세계적인 일이긴 해도 보다 극심한 곳이 있고, 비교적 덜 극심한 곳이 존재하거든요. 시설 자체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비교적 안전한 곳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더 투자 가치가 높은 일입니다."

시오도어는 현대의 인터넷 인프라를 재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저희의 통신 시스템은 광케이블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죠. 이 광케이블 백본이 허리케인이나 홍수에 당하는 바람에 며칠 씩 인터넷이 되지 않기도 하고요. 차라리 고급 극초단파 기술을 재활용하거나 향상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현재의 광케이블 기반 인터넷 인프라는 너무나 취약하다는 겁니다.”

안타깝지만 기후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다. 그러니 올해만 유독 덥다거나, 올해만 유독 비가 많이 내린다거나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올해 유독  더웠다면 내년에는 더 더울 것이고, 올해 유독 비가 많이 내렸다면 내년엔 더 많은 비를 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 변화를 고려한 데이터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글 : 사무엘 그린가드(Samuel Greengard),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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