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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촉감으로 소통하는 텔레햅틱 개발

  |  입력 : 2021-04-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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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통해 촉감·질감·소리까지 97% 동시 전달 가능해

[보안뉴스 박미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원격에서 물체를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는 촉감 기술을 개발했다. 외산 기술에 의존하던 핵심 소재 개발에도 성공해 세계 수준의 성능을 나타내며, 차세대 햅틱 분야 선도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사진=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가상·증강현실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원거리에서도 촉감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압전소재를 개발,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통해 차세대 텔레햅틱(tele-haptic) 기술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본 텔레햅틱 기술은 재료 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지난달 게재됐다.

연구진은 텔레햅틱 기술을 사용해 최대 15미터(m) 원격에서도 금속이나 플라스틱, 고무와 같은 촉질감을 느끼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즉 이와 같은 재질 특성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긁었을 때 상대방이 금방 재질이 단단한지, 거친지, 부드러운지 느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향후 연구진은 한국에 있는 애완견을 미국에서 쓰다듬으며 털의 부드러움까지 느낄 수 있는 기술개발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격에서 사물의 촉질감을 느끼려면 센서, 액추에이터, 통신, 구동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실험실 수준에서 블루투스 통신을 사용했고 획득 및 재현된 신호가 약 97%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 신호의 전달 과정에서 지연이 거의 없어 실시간으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ETRI 연구진은 촉감까지 주고받는 촉각 커뮤니케이션을 구현, 센서로는 촉각 정보를 수집하고 액추에이터는 수집된 정보를 동일한 감각으로 복제·재현해 낸다. 연구진이 만들어 낸 압전센서는 소·부·장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사용 중인 세라믹, 폴리머 압전 소재 대비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세계적 수준의 압전 성능을 확보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ETRI는 그동안 연구진이 10년 넘게 개발해 온 센서·액추에이터 관련 원천기술의 덕택으로 이번 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압전 액추에이터에는 기존 단순 적층 세라믹 구조를 뛰어넘는 높은 출력과 변위 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멀티몰프 구조를 적용해 최대 11배의 변위 차이를 이뤄냈다. 압전 액추에이터의 빠른 응답성과 높은 출력, 변위 특성은 촉감을 생생하게 재현하도록 만드는 최대 요소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약 3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압전 복합체 센서를 유연 기판 위에 인쇄 형성해 최대 13채널(분할)까지 패터닝한 압전센서를 만들었고, 최소 1㎜ 사이즈의 다양한 압전 액추에이터를 어레이로 제작해 센서에서 수집된 촉질감 데이터를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향후 노트북이나 태블릿에 적용할 수 있도록 대면적화하기에도 용이하다.

패터닝된 압전 센서/액추에이터를 통해 두드리거나 누르는 위치뿐 아니라 표면의 거칠기, 마찰 등의 질감 정보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압전 액추에이터의 진동은 손을 올려 놓으면 고스란히 느껴지며 위에 올려 놓은 너트가 튕겨 나갈 정도로 강력하다. 특히, 해당 기술은 원격으로 촉감은 물론 질감, 소리까지 전달할 수 있다. 연구진은 ‘E T R I’라는 글자를 모스 부호로 전달해 원격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연도 성공했다.

압전소재 특성상 저전력으로도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반응하며 구부리거나 누르면 전하가 발생해 전원이 없어도 100 볼트 이상의 순간전압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연구진은 본 기술의 핵심 기술이 △고압전성 유연 복합체 센서 △고출력 멀티몰프 압전 액추에이터 △압전 센서·액추에이터 신호처리 및 구동 △복합 촉질감 데이터 제어 및 무선통신 연동 기술 등이라고 밝혔다.

ETRI 김혜진 지능형센서연구실장은 “가상·증강현실용 텔레햅틱 기술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제품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향후 자동차나 장애인의 재활, 메타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고도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본 압전소재 기술의 배합·공정·구조설계 기술을 고도화해 출력 및 데이터 수집의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며, 텔레햅틱 분야 기술경쟁력 선점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압전성 복합소재 및 초저전력 적층형 압전 센서/액추에이터 복합모듈 기술 개발’로 수행됐으며, ETRI 주관으로 국립한국교통대 양태헌 교수와 텍사스주립대 김진용 교수팀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ETRI 연구진은 본 기술과 관련해 초박형 압전 스피커 등 7건의 기술이전 및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작년 개최된 ‘나노 코리아’에서 센서·액추에이터 연동을 통한 햅틱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박미영 기자(mypark@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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