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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으로 이해하는 AI 보안-23] 인공지능과 드론 보안
  |  입력 : 2020-11-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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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실현한 비행체의 역사, 그리고 드론이 만들어지기까지
‘인공지능 기술의 총집합체’ 드론...위협과 취약점 최소화 위해 AI·보안 전문가들 머리 맞대야


[보안뉴스=김주원 사이버보안 분야 칼럼리스트] 집안 청소를 하는데 갑자기 거실 창문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뭔 소리인가 싶어 밖을 내다보니 산새 한 마리가 땅바닥에 떨어진 채 파득거리고 있었다. 혹여나 흥부가 제비 다리를 고쳐준 것처럼 내년 봄에 박씨를 물어다주지 않을까 싶어 살펴봤다. 하지만 흥부의 제비와는 달리 산새는 곧 절명했다. 빠른 속도로 창문에 부딪히다 보니 그에 따른 충격을 이기지 못한 듯싶었다.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구나!’ 하면서 아이와 함께 땅에 묻어주고 명복을 빌었다. 아내는 청소도 안 해서 더러운 창문에 왜 산새가 날아와서 부딪혔는지 모르겠다면서 산새가 부딪힌 부분을 청소도구로 연신 문질렀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산새의 잘못은 아니었다. 산새의 터전이던 곳에 집을 짓고 창문을 만든 우리의 잘못이었다. 그래서 다른 산새들마저 창문에 반사된 햇빛 때문에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창문에 스티커를 붙였다.

[이미지=utoimage]


아주 옛날부터 인간은 새를 보면서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한 욕망은 고대의 그리스 신화에도 나온다. 이카로스(Icaru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카로스는 위대한 발명가인 아버지 다이달로스(Daedalos)에게 부탁했고, 다이달로스는 새들의 깃털을 촛농으로 붙여 커다란 날개를 만들어 이카로스의 팔에 달아주었다. 하지만 이카로스가 하늘을 향해 계속 높이 날아오르면서 태양에 가까워지자 접착제인 촛농이 태양열에 녹아 추락했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예술가이며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는 사람의 팔과 다리로 날 수 있는 비행체를 설계했다. 그러나 이 비행체도 실제로 날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능성을 엿본 이들은 커다란 연이나 풍등의 원리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방법을 고안했다. 1782년 드디어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가 제작한 열기구에 사람을 태워 날아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후 관련 기술이 발전되면서 열기구의 고도는 높아져갔고, 바다 건너 영국도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덕분에 영국인들은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1세가 선박대신에 열기구를 이용해 영국을 침략할까 두려워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인간은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려면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니, 바로 아이작 뉴턴이 그 사람이다. 1687년 아이작 뉴턴은 자신의 집 앞뜰에 있는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왜 사과가 위나 옆이 아니라 항상 아래로 떨어지지?’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끝에 뉴턴은 아래로 떨어지는 힘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즉, 모든 사물에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중력이 존재하고, 또 거대한 사물인 지구 위의 모든 사물은 지구 중심으로 ‘끌어당겨진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것이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만일 사과가 지구보다 크거나 비슷하다면 지구는 사과 쪽으로 움직이거나 둘이 같은 속도로 충돌할 것이다. 그러나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이 사과 같은 다른 사물보다 더 크기에 모든 사물은 땅에 붙어있다. 즉, 이러한 중력보다 더 큰 힘을 가하면 땅을 박차고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다. 날개나 열기구는 어떻게 중력을 거슬러 하늘로 올라갈까? 그것은 공기의 양력이나 밀도의 차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기가 희박하거나 없는 곳까지 올라가면 더 이상 하늘에 떠 있을 수 없다.

중력은 물체의 무게와도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물체가 무거우면 중력의 영향을 밀접하게 받기에 하늘로 떠오르려는 물체는 가급적 가벼워야 한다. 새들이 하늘을 날 수 있는 것도 새의 깃털과 뼈가 속이 비어서 가볍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는 공기의 양력을 가급적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커다란 날개로 날갯짓을 하면서 공기를 아래로 밀어낸다. 즉, 반작용을 이용해 상승하는 것이다. 무겁고 작은 날개를 가진 벌새도 날갯짓을 고속으로 하는 데 따른 반작용으로 공중에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깨달은 인간은 하늘을 날기 위한 수단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1903년 라이트 형제는 무거운 쇠로 제작한 비행기로 최초의 비행에 성공했다. 비행기의 원리는 단순하다. 중력을 이겨낼 수 있도록 엔진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공기의 양력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다. 이후 비행기는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가기 위해 새의 머리와 몸통처럼 유선형을 도입하고, 공기의 양력을 이용하는 프로펠러 대신 뜨거워진 공기를 압축시킨 뒤 강제로 분사하는 제트 엔진을 장착했다.

급기야 대기권을 벗어날 수 있는 우주선도 만들었다. 1957년 소련은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렸으며, 그로부터 4년 후에는 보스토크 1호를 쏘아 올렸다. 최초의 우주인은 유리 가가린이었다. 그는 맨눈으로 지구를 바라보고 귀환하면서 “하늘에 신은 없었다. 주변을 열심히 둘러봤지만 역시 신은 보이지 않았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에 반하여 미국의 아폴로 12호 승무원인 제임스 어원은 “저 멀리 지구가 우두커니 있다. 이리도 무력하고 약한 존재가 우주 속에 살아가고 있는 데서 신의 은총을 느낀다. 이렇게 아름답고 완벽한 것을 신 말고 누가 만들 수 있는가”라면 신을 찬양했다. 신은 지구 밖, 우주에 있다기보다 인간의 마음속에 있었다.

미국은 1967년에 최초의 달 탐사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쏘아 올려 선장인 닐 암스트롱으로 하여금 달의 지면에 발을 디디게 했고, 1977년에 쏘아 올린 태양계 탐사선 보이저 2호는 지구의 중력권을 벗어나 ‘태양계의 덮개’ 혹은 ‘태양계의 바깥 자리’라고 불리는 헬리오시스(heliosheath)까지 보냈다. 또한, 지구의 중력을 적당히 이용해 지구의 궤도가 상공에 있는 ‘정지위성’도 개발했다. 정지위성은 일상생활에 중요한 통신중계와 기상관측은 물론 군사적 목적의 정찰이나 과학적 목적의 천문 등에 관한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비행체는 탄생 초기부터 군대의 주목을 받았다. 전쟁 도구로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1794년에 프랑스군은 열기구로 적진을 정찰했고, 1849년에는 오스트리아군이 폭탄을 탑재한 무인 열기구를 사용했다. 하지만 열기구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이용하는 측이 원하는 지점으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고, 적이 쏴대는 총알에도 쉽게 노출되었기에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뒤 전 세계의 군수산업계는 비행기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지 불과 40년도 안 된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비행기의 숫자와 성능은 전쟁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는 주 요소가 되었다.

이후 비행기는 상업용과 군사용의 길을 갔다. 상업용은 연비를 줄이면서 많은 물자를 실어 나를 수 있도록 효율성 위주로 설계되었다. 군사용은 빠른 속도와 기동성을 발휘하면서 정확히 목표를 타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군사용 항공기의 개발은 특히 타국보다 우위의 군사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최신 스텔스 전투기인 F-35는 기존 전투기의 대표인 F-16 수백 대와의 시뮬레이션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군사목표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전투기 개발과 더불어 전투기 조종사의 육성·훈련도 상당히 중요한 과제다. 더군다나 전투기가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격추를 당하면 조종사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당연히 조종사의 생존대책 마련도 쉽지 않다. 조종사가 포로가 된다면 상대방과의 협상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으며, 해당 조종사가 비밀작전을 수행 중이었다면 국가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드론(Drone)은 꿀벌·개미 등 벌목과 곤충의 수컷을 의미하는 단어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무선조종 모형 비행기가 벌목과 곤충처럼 ‘웅웅’ 소리를 내는 것에서 착안했다는 설도 있다. 이렇듯 ‘장난감’으로 인식되던 드론이 널리 보급되면서 덩치도 커지고 성능도 좋아지자 이를 무기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무선조종 모형 비행기를 좋아하던 이스라엘군 장교가 모형 비행기에 카메라를 부착하는 방식을 고안했고, 1980년대부터 이스라엘군이 정식으로 도입한 무인정찰기로 상당한 효과를 보면서 다른 나라의 군대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군은 전파를 뿜어내는 적의 레이더에 자폭하는 ‘하피(Harpy)’라는 무인기도 개발했다.

오늘날의 군사용 드론은 인공지능(AI)의 총 집합체이다. 인공지능 탑재 드론은 스스로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지형지물을 판독해 나아갈 방향을 파악하며, 목표물을 정확히 겨냥해 탑재한 무기로 타격한 뒤 되돌아올 수 있다. 목표물을 타격하려는 순간 인간은 긴장과 갈등으로 인해 오차를 낼 수 있지만, 인공지능 탑재 드론은 아무런 망설임이 없어 아주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하다. 또한, 조종사는 조종 시 최대 9G에 달하는 중력가속도가 발생하는 조종석의 극한 환경을 버텨야 하지만, 드론은 이런 문제가 없다. 그래서 인공지능 탑재 드론과 F-16 전투기가 가상 공중전을 벌였더니 4대 0으로 승리하기도 했다.

20세기 중반 SF 소설계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의 작동 원리인 ‘로봇공학의 3원칙(Three Laws of Robotics)’ 고안자로도 유명하다. 즉,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도 안 되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되며, 이 두 원칙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안위는 무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 각국의 군대가 설계·개발 중인 킬러드론(Killer drones)에는 이러한 원칙이 반영되지 않는다. 킬러드론은 오직 사용자의 방침(명령)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물론 드론은 세계 각국에서 상업용으로도 활발히 제작·사용되고 있다. 배송·촬영·측량 등 일반적인 업무에서부터 드론택시처럼 인간을 실어 나르는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드론택시는 결국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기에 일반 자율주행자동차보다 더 안전한 설계가 요구된다.

조종자와 드론택시의 통신 과정에서 지연, 단절, 중첩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전파방해나 GPS 교란, 스푸핑(Spoofing)과 같은 사이버공격에 의한 제어권 탈취 및 공중납치 시도도 대비해야 한다. 악천후나 조류와의 충돌 시 비상 착륙할 수 있는 임기응변 능력도 갖춰야 한다. 그래서 드론의 인공지능을 설계할 때에는 이런 사항을 전부 고려해야 한다. 즉, 드론의 운영체제 코어 자체가 면역성을 갖고 있어야 하고, 외부의 간섭에도 흔들리지 않고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결국 드론 운영용 인공지능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요구들을 전부 반영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인간의 능력이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난 인간도 혼자의 힘만으로는 이렇듯 까다로운 조건들을 전부 파악·조정하고 코딩할 수 없다. 결국 인공지능 전문가와 사이버보안 전문가가 의견을 조율하고, 위협과 취약점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에 대해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진행 상황을 명확히 문서화함으로써 당시 조정된 사항에 대해 합의된 사실을 늘 머릿속에 담고 있어야 한다.

사실 이는 개발자가 매우 불편해하는 작업이다. 형상을 관리하고, 변경 이력에 대해 주석을 다는 일은 코딩보다 더 더디고 고된 작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듯 추적이 가능한 코드를 만들어야 인공지능의 안전성이 높아진다. 코드에 대한 검증 작업은 개발이 종료된 뒤에 하는 것보다, 진행 과정에서 처리해야 나중에 결함이 발생하더라도 코드를 명확하게 추적·분석하여 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면 프로그램을 최대한 모듈화하는 것이 좋다. 해당 부분에 결함이 발생하거나, 부품이나 소자가 변경되었다면 관련 디바이스 드라이버나 소켓 프로그램을 적시에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이 너무 촉박하게 이루어지거나 외주 용역을 통해 이루어지면 이러한 원칙이 종종 무너지곤 한다. 그렇게 되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해커는 사이버보안의 원리·원칙을 벗어난 지점을 공격한다. 그런 취약한 곳에서 악성 프로그램을 동작시키거나, 프로그램 바꿔치기를 통해 트로이 목마를 심는다.

아울러 인공지능과도 관련이 있는, 드론의 가장 큰 난제는 최소한의 동력원만 갖춘 채 얼마나 멀리 날 수 있느냐이다. 드론에 탑재할 수 있는 연료(배터리)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드론이 중력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날게 하기 위해 인공지능 시스템의 무게를 줄이는 ‘최적화’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셋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연산처리를 줄이고, 허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재원을 설정해야 한다. 이런 조치 때문에 드론을 ‘인공지능 관련 기술의 총집합체’라고 하는 것이다.

산새를 묻어주고 잠시 쉬는데, 어디선가 “웅웅” 소리가 들렸다. 하늘을 쳐다보니 저 멀리 드론 여러 대가 떠있다. 생각보다 빠르게 이동하면서 자유자재로 곡예비행도 하고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산새가 드론을 피해 도망가다가 창문에 부딪친 게 아닌가 싶었다. 2020년 9월 인천공항이 드론 때문에 몇 시간 동안 폐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제는 드론도 조류만큼이나 공항 관리자들에게 골치 아픈 존재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드론이 산새들의 보금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다.

산새가 자유로이 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다시 떠올려본다. 3원칙을 모두 지킬 수 없다면 ‘인공지능은 자연의 섭리를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는 최소한의 기본 원칙만이라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글_ 김주원 사이버보안 분야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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