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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살리는 컨설턴트, “망하는 곳은 조직문화부터 고쳐야”
  |  입력 : 2020-08-1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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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단위 월수익 내는 병원을 수억 단위 경영체로 바꿔놓는 경영 컨설턴트
가장 먼저 진단하는 건 조직문화...직원들의 능력 뽑아내는 건 주인정신 아니라 급여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보안 새내기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직종 중 하나는 ‘컨설턴트’다.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여러 보안 분야에서 경력과 경험을 쌓는 사람들도 제법 된다. 그러나 컨설턴트가 되고서도 어려움은 이어진다. 도저히 바뀌지 않는 클라이언트, 표시가 나지 않는 성과, 태도가 돌변하는 고객사 등 현장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것이다.

[이미지 = utoimage]


보안 분야는 아니지만, 소리 소문 없이 죽어가는 병원들을 살려내는 컨설턴트가 있어 만났다. 그의 손을 거치면 한 달 수익이 100만 단위에서 억 단위로 올라간 병원도 심심찮게 있다. 그 어려운 의사들을 상대로 컨설팅을 하고 게다가 실질적 성과까지 안겨다주는 노하우는 무엇인지 물었다. 보안 컨설턴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점이 아주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보다 일이 더 늘어나면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며 회사명과 본인 이름을 익명으로 처리해 달라기에 안타깝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익명으로 싣는다.

보안뉴스 : 보안 업계에서도 의사 분들은 대단히 보수적인 부류로 알려져 있다. 함께 일하기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컨설턴트 : 일을 막 시작한 초창기에는 그런 의사분들의 태도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두 시간씩 대기실에서 기다렸다가 ‘내일 오시라’는 말을 듣는 등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지금은 레퍼런스가 있어서 그런 일은 없어졌다. 의사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정확하게 채워준다는 신뢰가 알음알음 쌓인 것이다. 컨설턴트는 이론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실제 성과를 내주어야 그 가치가 올라간다. 고객의 필요란 건 경영 이론이 아니라 손에 쥘 수 있는 진짜 결과다.

보안뉴스 : ‘진짜 성과’라는 게 말이 쉽지, 어지간히 어려운 게 아닐 텐데... 그게 쉬웠으면 어려움을 겪는 경영자는 없을 것이다.
컨설턴트 : 의사들은 의학이라는 전문 분야에서 의술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만을 쌓은 분들이다. 경영이라는 건 또 다른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유능한 의사들이라도 쉽게 생각했다가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잦다. 그 분들이 원하는 최종 성과는 자신들의 전문 지식을 통해 병원이 운영되는 것인데, 의술만 좋다고 곧바로 사업적 성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하신다. 그 점을 깨우쳐주고, 의술은 커다란 사업적 틀 안에서 한 가지 요소라는 걸 이해시키는 것이 나의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죽어가는 병원과 같이 일하는 걸 선호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의사분들의 마음이 잘 열리지 않는다. 또한 그래야 사업적 주도권을 내가 가져가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계약 시 인사권까지도 요구하는데, 이걸 허락받으려면 원장 의사 선생님의 마음이 많이 열려야 한다. 대신 나도 서로 인정할 만한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컨설팅 비용을 받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 1년 동안 무보수로 일한 적도 있다. 물론 그 1년이 지나고서는 꽤 큰 비용을 받아갔다. 병원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보안뉴스 : 인사권까지 가져간다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컨설턴트 : 죽어가는 조직에 들어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조직문화이기 때문이다. 회사를 살리고 죽이는 것의 대부분은 조직문화다. 그리고 해악한 조직문화의 한 중심에는 반드시 사람이 있다. 원장이 그 요소일 때도 있지만 원장을 자를 수는 없고, 직원들 중 요주의 인물들을 찾는다. 특히 속된 말로 ‘뒷담화’가 무섭다. 말의 힘이라는 걸 간과하면 안 된다. 최근에는 원장과 병원의 흉을 뒤에서 계속 보는 사람을 찾아낸 적도 있다. 퇴근 시간 한 시간 전부터는 진료 예약을 받지 않는 직원들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런 요소들을 찾아내기 위해 가짜 예약을 걸기도 하고, 우리 사람을 병원 측에 원장 선생님과 합의하여 심어놓기도 한다.

조직문화 개선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이직률을 낮추는 것이다. 이직률은 조직 내 분위기를 가시적으로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곧 떠날 사람이나, 잠재적으로 떠나기 쉬운 사람이 회사에 어떤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까? 틈만 나면 구인구직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을까? 물론 회사 분위기 때문에만 이직을 하는 건 아니지만, 직원이 너무 자주 바뀌는 조직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경영진들은 이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나가는 놈만 나쁜 놈이라고 생각한다.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자기위안이다.

보안뉴스 : 보안 업계도 이직률이 꽤나 높다. 이직률은 어떻게 낮춰야 하는가?
컨설턴트 : 당근과 채찍을 고루 주어야 한다. 분위기를 저해하는 사람들은 최대한 빨리 잘라내는 게 좋다. 물론 노동법 등을 철저히 지키는 선에서 해야 한다. 난 다양한 분야의 법률 자문을 파트너로 두고 있어서 언제나 합법성부터 검토할 수 있고, 이 ‘인프라’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편이다.

저해 요소를 찾아 합법적으로 해고하면, 그것 자체로 남은 직원들에게 본보기가 된다. 이것은 채찍이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급여 구조를 개선한다. 이건 상황마다 다른데, 중요한 건 컨설턴트로서 이쪽 업계의 평균 급여를 파악하고, 그것보다 높은 월급을 남은 직원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직원이 아파서 장기 결근을 해야 할 때 되도록 유급으로 기다려주라고 조언한다. 요는, 마음을 얻는 것이다. 직원의 마음을 얻는 건 주인정신을 강조한 연설도 아니고, 의리나 애사정신 같은 낭만적인 개념도 아니다. 월급과 보너스다. 회사가 어렵다면 전체 조직원의 급여를 낮출 게 아니라 불필요한 사람을 빼고 오히려 남은 인원의 급여를 높이는 게 현명하다.

보안뉴스 : 광고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을 쏟는가? 보통 광고만 잘 되면 사업이 잘 될 거라고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컨설턴트 : 광고는 회사 경영의 일부고, 광고를 잘 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앞뒤로 엄청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회사의 조직문화를 가장 먼저 개선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광고를 통해 고객 10명을 유치했는데, 그 회사의 엉성하고 불친절한 조직문화 때문에 3명으로 줄어든다면 병원도 손해고, 인센티브를 받는 나도 손해다. 그 손님들이 30명으로 불어날 정도로 조직의 능력을 갖추어야 서로 좋다. 내실 없이 광고만 잘 해봐야 오래 가지 않는다. 그 내실을 갖추기 위해 예약을 임의로 안 받고 뒷담화를 일삼는 직원들을 내보내고, 남은 직원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보안뉴스 : 요즘 전시 사업이 코로나 때문에 참 어려운 때를 지나고 있다. 이럴 때 조직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컨설턴트 : 그쪽 분야를 잘 몰라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회사의 컨설팅을 맡게 된다면 전시 참가 기업들을 토대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 방향을 먼저 모색해볼 것 같다. 그리고 그 목표에 맞는 조직문화 개선을 시작했을 것이다. 원칙은 똑같다. 불필요한 인원은 자르고, 남은 인원의 급여를 올려 각각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 물론, 이건 대략적인 선에서 말하는 것이지, 실제 현장에 투입된다면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 여러 병원들과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병원들을 아우르는 사업 아이템들도 눈에 보이곤 한다. 일종의 병원의 ‘얼라이언스’를 운영하는 느낌이랄까. 그런 아이템들을 사업적으로 살려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수준까지 성장시켜놓는다. 그런 후에는 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기회들을 살려 사업을 시작하고 자동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장시킨다. 그리고 또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는다. 여러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건, 재미있지만 머리 아픈 일이라 나와 잘 맞지 않는다.

보안뉴스 : 해외에서는 이미 병원 쪽에서 보안 사고가 많이 터지고 있다. 그쪽으로 사업을 넓힐 계획은 없는가?
컨설턴트 : IT 시스템과 관련된 일도 컨설팅에 당연히 들어간다. 그리고 해외의 보안 사고를 참고해 좀 더 튼튼한 시스템도 개발 중에 있다. 하지만 보안 컨설팅이 병원과 원활히 되기는 아직 힘들다고 본다. 아직 병원들이 보안까지 의식적으로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도 ‘돈’이라는 부분을 해결해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의사분들과 협업 관계를 이룰 수 있는 건데, 보안은 그런 면에서 가시적인 뭔가를 제시하기가 힘들 것 같다.

의사들이 보안 전문가들의 말을 들을 토양이 되는 것부터 성립되어야 한다. 해외 사정을 보건데 병원 보안 전문 컨설턴트라는 것도 꽤나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 같은데, 지금은 조금 이르다고 본다. 하지만 그 때를 위해 미리 준비한다면 시장 선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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