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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코로나19 팬데믹, 전쟁보다 더한 환란에 대비해야 한다
  |  입력 : 2020-03-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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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 무기, 대량 피해와 공포에 의한 사회적 혼란 야기하는 전형적인 뉴테러리즘
독소 테러리즘 대응 위한 법령 보완, 지휘통제체계 통합 및 일원화 등 강구해야


[보안뉴스=이만종 호원대 법 경찰학과 교수·한국테러학회 회장] 설마 필자가 사는 시대에 전쟁보다 더한 환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지금 우리의 모든 일상은 셧다운 되고, 세계의 주요 도시는 적막감만 흐른다. 국가 경제까지도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필자는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단순히 특정 지역과 특정 종교의 감염 확산 또는 마스크 대란 사례로만 봐선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이미지=iclickart]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코로나19는 치명적 감염력과 치사율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변종 바이러스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세균관리 시스템의 부실과 그간 확산 방지에 미흡했던 점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와 보완책 강구가 이루어져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또 다른 본질은 안보적 측면에서 전쟁과 테러의 수단으로 가장 유력하게 사용될 생화학무기에 지금까지 우리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었느냐 하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신종바이러스에 의한 생물학적 감염사태였지만, 향후 우리가 더욱 주목하고 대비해야 할 것은 화학적 요인까지 포함한 독소 테러리즘이라 생각한다. 9.11테러 이후 대부분의 테러리즘 전문가들은 이미 후속 테러가 생화학테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독소 테러리즘은 잠재적으로 사회 붕괴를 의도하고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독소 등을 사용해 살상하거나 사람, 동물 혹은 식물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테러 행위이다.

이중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독(毒)들을 인명 살상용으로 재생산한 것이 바로 생화학무기다. 화학무기는 본래 악하고 독한 성질을 극대화해 제조한 것으로, 이를 접촉하거나 호흡하는 사람은 짧은 시간 안에 살이 썩어들어가고 신경이 마비되며 심하면 죽게 된다. 생화학무기는 그 위력 면에서도 핵무기 다음가는 대량살상무기다.

특히, 생화학무기 제조공장을 보유하는 데도 그리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공장 설립에 드는 비용은 약 1만 5,000달러(약 2천만원) 정도면 충분하며 발효장치와 세균 배양기만 갖추면 제조할 수 있다. 생물 무기용으로 제조되는 세균과 바이러스들은 원래 기본적으로 치사 가능한 독성과 전염성을 가지고 있는데, 군사용으로 제조되는 과정에서 치사량을 극대화하고 증식력을 배가시켜 치명적인 괴물로 재생산된다. 생물무기가 공기 중에 살포된다면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확인된 것처럼 세균 하나, 바이러스 하나가 바로 가공할 살상력을 지닌 폭탄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생물무기는 부피가 작고 이동이 간편하며 소량으로도 대량 인명 살상이 가능한 특성상 소규모 테러 집단에 의해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에 의한 생물테러는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생물테러가 발생할 경우를 가상한 모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천연두가 생물테러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적절한 통제가 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만 2달 이내에 300만명이 감염되고 이 중 100만명이 사망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러한 상황은 의도된 생물 테러가 아니라 부주의나 사고를 통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실제 1979년 소련 소베드들로프스크에 있는 생물무기 공장에서 실수로 탄저균이 외부로 유출돼 6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독성화학 작용제에 의한 테러의 대표적 사례는 1995년 ‘사린(GB)을 이용한 옴진리교의 일본 도쿄 지하철 테러리즘이다. 사린가스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나치가 대량 살상을 위해 개발한 화학무기로, 수 분 내에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다. 사린가스는 1995년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옴진리교의 독가스 살포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것은 2001년 미국의 탄저균 우편물 테러와 함께 대표적인 화생방 테러리즘의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국제법으로 금지된 화학무기 사용이 최근 다시 논란이 된 것은 시리아 내전에서 최대 이슈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부터 시리아에서는 정부군 거점도시였던 홈스와 알레포, 수도 다마스쿠스 부근에서 3차례 화학무기 공격이 벌어졌는데,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상대편 짓이라 비난했다.

이처럼 독소 무기는 은밀하고 기습적으로 사용됨으로써 대량 피해와 아울러 공포에 의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전형적인 뉴테러리즘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사람, 동물, 식물에 유해한 미생물과 독소로 질병을 유발하거나 신경을 마비시키는 가스를 흘려 전투 병력 및 민간인을 살상하거나 무력화시키는 생화학무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잔인한 무기체계이다.

[이미지=iclickart]


문제는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화학 테러리즘의 발생 가능성이다. 2000년대 들어 그 위험성은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발전추세가 지구화되면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이익과 욕구가 얽혀 있고, 때와 장소를 달리해 상호 간 충돌현상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음을 볼 때 테러리즘의 주체세력도 다변화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즉, 외국인의 입국과 한국 내 불법체류, 북한 이탈 주민과 국제결혼의 증가 등으로 국내 자생세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커졌고, 한국의 국제 활동 영역이 확장됨으로써 이와 연관된 국제 테러단체가 한국을 테러리즘의 표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북한 또한 과거와는 달리 다양한 세력을 활용한 대남 테러리즘을 자행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됐다는 점, 국내에서도 독성 화학물질 사용 건수의 증가 대비 관계기관에 의한 해당 물질의 관리 및 감독의 취약점이 내재해 있는 현상 등을 볼 때 향후 한국에 대한 화학 테러리즘의 발생 가능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독소 테러로부터 대응하는 방법의 하나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9·11 이후 미국에서 제정했던 바이오 테러 방지법을 우리나라도 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물 재료에 독극물을 투입하거나 가축 사료에 병균을 주입하고 대중 식량 주방에 병균을 살포하는 행위와 같은 테러 집단이 수백·수천 명을 노리는 ‘음식물 테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증대하고 있다. 미국은 2001년 탄저균 가루가 미 의회에 배달된 이후 이 ‘바이오 테러 방지법’을 제정하였다.

실제 미국에서는 1984년 광신도 단체가 식당에 살모넬라균을 뿌려 750명을 감염시킨 사례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생물학적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대상자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흉악범, 정신이상자, 취약지역 국가에서 입국한 사람에 대해서는 특정 바이러스나 독소, 미생물 소지를 금지시키고 있고·식품업자도 식품 구매 시에는 구입처와 판매처를 기록해 당국에 제출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독소 테러리즘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현재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미증유의 환란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잠재적 위험성이 가장 높은 이와 같은 테러유형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도록 현재의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취약점으로 나타나고 있는 법령을 보완해야 하며, 지휘통제 체계를 통합 및 일원화하는 조치가 절실히 요구된다. 즉, 독소 테러리즘 방지에 관한 법률 제정은 물론 통합적 테러 대응 시스템 구축, 국내외를 불문하고 대응조직 간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등이 이루어지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지금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모든 상황이 종료되면 아마도 또 다른 문명의 전환이 될 것이다. 하루빨리 지구촌의 이 어둠이 걷히길 기도한다.
[글_ 이만종 호원대 법 경찰학과 교수・한국테러학회 회장・대테러안보연구원장(manjong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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