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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짝의 세레스와 자동심장충격기, 다르면서도 같은 필수 도구들
  |  입력 : 2020-03-2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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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 소태면 양촌리 선창마을 마을회관, 자동심장충격기(AED) 구축기
마을 산림업을 지키는 기아 세레스처럼 마을 어르신들의 생명 지키는 도구 되길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작은 산골 마을의 산림업을 지키는 도구 중에는 세레스라는 것이 있다. 기아자동차에서 무려 83년도에 내놓은 파란색 소형 덤프트럭이다. 당연히 수동 기어로 움직이며, 파워 핸들링 같은 건 없다. 중장비를 동원해 대규모로 산을 가꾸는 게 아니라면 크고 작은 언덕을 오르내리는 데에 일일이 발품을 팔수밖에 없는데, 그 상당 부분을 작고 힘 좋아 어디든 갈 수 있는 세레스가 해결해 준다.

▲산골 마을을 누비는 83년식 세레스 자동차[사진=보안뉴스]


물론 산책 겸 경치 즐길 겸 산에 오르는 사람에게는 필요 없다. 오프로드 특유의 도로 사정도 그렇지만, 그 구식의 난폭한 운전감 때문에 오히려 세레스를 모는 것이 걷는 것보다 더 피곤할 때도 있다. 일반 도로에서는 얼마나 엔진 소리만 요란하고 느린지, 산이 아니라면 세레스를 몰고 잠깐 읍내로 장을 보러 나가는 것조차 다른 차들에 미안할 정도다. 그래서 세레스는 거의 철저하게 산에서만 사용된다. 계절에 따라 톤 단위 비료나, 전지 과정에서 낙오된 가지, 자잘한 장비들을 싣고 굉음을 내며 산을 탄다.

산림을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거의 필수로 꼽히는 이 세레스는 출시가와 현재 중고가가 거의 비슷할 정도로 가치를 인정을 받고 있다. 80년대 초반 새 차 값이나 2020년 중고 값에 큰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권장되는 차는 아니다. 그 이유는 운전 난이도가 극악이기 때문이다. 파워핸들링 기술이 보편화 되기 전 차량이라 핸들 조작이 한 손으로 되지 않고, 산길의 모양에 따라 럭비공처럼 이리저리 튄다. 그러면서 언덕의 각도에 따라 기어를 제 때 제 때 수동으로 바꿔야 하니 정신도 없고 팔도 금방 뻐근해진다. 감당할 수 있다면 산 키우는 데 더없이 좋은 친구지만, 친해지기까지 꽤나 많은 위험부담을 져야 한다.

메디원헬스케어의 김기원 본부장이 겨울과 봄이 겹쳐 지나는 때에 자동심장충격기(AED)를 하나 들고 충북 충주 소태면에 자리잡은 작은 산마을을 찾았다. 세레스보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 자주 모이시는 마을회관과 경로당에 무료로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심장마비 등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지만, 누군가 옆에서 심장에 강력한 충격을 줄 수 있다면 병원에서 살아날 가능성이 커지기에, 그는 지난 7년 동안 본지와 함께 자동심장충격기 기증을 소리소문 없이 진행하고 있다.

대강 좋은 자리 찾아서 설치만 해주는 게 아니다. 김기원 본부장은 사전에 이장 및 마을 어르신들과 접촉하여 설치 전에 모여 주십사 요청했다. 심장마비란 것 자체에 대해 설명을 하기 위해서였다. “심장마비는요,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질병입니다. 질환성으로 심장마비를 겪는 경우는 한 30%고, 나머지는 평상시의 스트레스, 식습관, 운동부족 등이 여러 가지로 겹쳐서 나타나요. 평상시에 좋은 거 드시고 운동을 하시는 게 제일 좋아요. 자동심장충격기 하나 마을에 설치했다고 심장마비의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시는 게 아닙니다.”

흔한 보안 칼럼처럼 김 본부장은 평소 생활 습관을 강조했다. 심지어 손목에 있는 스마트워치도 어르신들께 보여드렸다. “저는 이런 거 차고 다니면서 심장 상태를 꾸준히 확인합니다. 물론 이런 걸 다 차고 계시라는 게 아닙니다. 평소에 심장에 관심을 가지시고 느낌이 어떤지 파악하신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대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백신이나 엔드포인트 보호 솔루션 하나 설치했다고 보안 실천 수칙을 무시할 수 없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의 공유’도 김 본부장은 강조했다. “내 심장의 상태에 평소부터 관심을 갖고 있는 것부터 심장마비 대비가 시작되지만요, 솔직히 심장마비가 진짜 찾아오면 날 구할 수 있는 건 옆 사람입니다. 여기 어르신들 많이 계시고, 다 친해 보이시는데, 아주 좋습니다. 서로 느낌이 이상하면 알려주세요. 오늘 나 몸이 좀 이상한 거 같다고. 그래야 진짜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해야 할 때 덜 당황하게 됩니다. 혼자 끙끙 앓으시는 건 도움 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로 하나를 스스로 차단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보 공유, 많이 강조되는 보안 개념이다.

그래서 미리 연락해 최대한 많은 분들을 모았다고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서로가 서로의 심장 상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어서 여러분들을 오시라고 한 겁니다. 또 이 자동심장충격기 사용 방법도 최대한 많이 아셔야 실제적인 도움이 되겠죠. 설치하는 게 아니라, 사용할 줄 아는 게 중요하잖아요. 아직 안 오신 어르신들도 있으실 텐데요, 여기 계신 분들이 나중에 알려주세요. 그게 ‘나중에 날 좀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것과 같아요. 좋은 거 자꾸자꾸 전파하세요.”

의외로 사용법은 간단했다. 메디원헬스케어 장비의 음성 안내가 친절했기 때문이다. 휴대용 배터리로 구동되기 때문에 비상시 전력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 뚜껑만 열면 시작이다. “이 버튼만 누르시면 열리면서 시동이 걸려요. 그림과 안내에 따라 패드를 환자의 맨살에 부착하고 전기충격 버튼만 누르면 끝입니다. 간단하죠? 다만 환자 몸에 손을 대시면 절대 안 됩니다. 감전됩니다.” 그러면서 그는 직접 외투를 벗고 패드가 붙는 위치를 몸소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버튼, 패드, 버튼. 이 구호를 어른들께 외치게도 했다. 모든 어르신들이 ‘간단하네’라는 안도의 표정을 지으셨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데 보시면 심정지 온 환자가 실려 오면 병원에서 다리미 같은 거 가슴에 대고 큰 충격을 주는 거 보셨죠? 환자는 침대 위에서 격하게 튕겨져 오르내리고요. 이게 그 장치랑 똑같아요. 그냥 좀 작아지고 편리해졌을 뿐입니다.” 산골짝에 오르내리는, 유용하지만 불편한 세레스와 달리 사용까지 쉬워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을 만한 도구인 것이다.

“예전에 우리 어머님들 냄비로 밥 하셨지만, 지금은 압력밥솥 사용하시죠?” 어머님들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자동차도 이제 다 자동 기어로 나오고요.” 아버님들의 ‘뭐 그런 당연한 얘기’라는 심드렁한 표정. “마찬가지에요. 저희 이 자동심장충격기도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을 줄이고 간편하게 만든 겁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보급할 수 있는 거죠. 사용하기 복잡한 거면 쓸모가 없습니다.” 보안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사용자에게 친절하고 쉬워야 한다는 한 보안 전문가 칼럼이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충북 충주시 소태면 양촌리 신창마을 어르신들게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는 메디원헬스케어 김기원 본부장[사진=보안뉴스]


김 본부장은 할머님들께로 몸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거 어머님들이 좀 더 잘 숙지해주셔야 합니다. 왜냐면 통계상 남성들이 심장마비에 더 많이 걸려요. 우리 아버님들 좀 지켜주세요.” 할머님들이 웃으신다. 이번엔 아버지들께 몸을 기울였다. “통계상 심장마비는 초저녁과 새벽에 자주 찾아와요. 우리 어머님들이랑 집에 더 많이 계세요.” 할아버지들이 ‘거참’하며 너털웃음을 돌려주신다. 첩보를 분석해 통찰을 얻고, 그에 대한 방어전략을 짜는 보안 분석가의 면모도 나타난 것이다.

그는 다시 한 번 자동심장충격기가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강조했다. “생명의 가장 마지막 순간에 해볼 수 있는 일이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는 겁니다. 내 옆의 소중한 사람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가치가 높은 일입니다. 이거 못해서 후회가 남는 일이 정말 많더라고요. 또한 이 장비를 중심으로 마지막까지 내 심장의 건강을 위해 대비책을 세워두고 있었다는 것도 나름 뿌듯한 일이고요.”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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