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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테러로부터 일상의 안전을 지키는 ‘안티드론’
  |  입력 : 2019-10-2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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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중요시설 안티드론 도입 계획과 원천기술 개발 현황 진단

[보안뉴스 김성미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지 한달 보름이 지났다. 9월 14일 공격으로 원전시설 2곳이 파괴되면서 세계 원유 가격이 최대 19%까지 올랐다. 이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이란산으로 1대당 가격이 1만 5,000달러(약 1,773만원)였다. 파괴 효과 대비 가격을 비교할 때 드론은 가성비 높은 공격무기가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시설에 대한 드론 테러로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국가중요시설을 중심으로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안티드론 시스템(안티드론)’ 도입 논의가 다시금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iclickart]


드론 테러의 피해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두고는 영국의 2대 공항인 개트윅공항에서 정체불명의 미승인 드론 2대가 수십 차례 공항 활주로 상공을 침범해 36시간 동안 활주로가 폐쇄되고 항공기 700여편과 여객 14만명의 발이 묶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활주로 폐쇄와 여객의 발을 묶는 데 그쳤지만(?), 드론 테러가 원전시설 파괴 등으로 이어진다면 그 영향은 상상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드론을 활용한 범죄와 테러가 발생하면서 원전이나 공항 등과 같은 국가중요시설에 침입하는 불법 드론을 탐지하고 추적해서 무력화시키는 안티드론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현안이 됐다. 최근 정부기관은 드론 공격에 주로 활용되는 소형 드론을 어떻게 탐지하고 방어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이 깊다. 드론의 편의성에 따라 활용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만큼 이로 인한 후폭풍인 불법 드론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불법 드론’이란 비행금지·제한 구역을 승인 없이 비행하거나 허용 고도·시간 등을 지키지 않고 비행하는 드론을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드론 비행금지구역으로 비행장 주변 관제권(반경 9.3㎞) 및 서울 강북지역, 휴전선, 원전 주변 등을 지정하고 있다.

국내 드론 및 안티드론 시장 규모
국토교통부(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드론시장은 2019년 8월기준 제작시장이 1,000억원, 활용시장은 2,500억원 규모로 총 3,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반면, 국내 안티드론 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으로 분류된다. 다양한 대학·연구소·업체가 기술개발과 실증을 진행하며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토부는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완벽한 안티드론 체계를 개발·구축한 국가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레이더가 해외 상용품보다 높은 탐지율(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안티드론 레이더의 경우 이스라엘제 65%, 영국제는 70%의 정확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밍건 등 제압장비는 담스테크 등 일부 국내 업체가 수출하고 있고 신규 장비도 다수의 대학·연구소·업체가 개발해 실증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과 안티드론 분야는 수십년간 군수용 드론을 개발·운용해온 미국과 이스라엘이 세계적인 리딩 국가로 꼽힌다. 미국은 중동에 파견된 미군에 상업용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가해진 2015년부터 안티드론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 방산기업을 통해 안티드론을 제품화하고 실전 배치해 활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체 방산수출에서 안티드론은 10%를 차지한다.

민수용 드론 분야에서는 중국의 DJI가 가격·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의 70%를 점유한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 DJI는 취미·레저용 분야로 드론 사업을 시작해 최근에는 농업·촬영 등 산업용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드론은 군사용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며 중동시장으로 다수 수출되고 있다.

국내서 안티드론 도입 가장 빠른 곳은 ‘공항’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드론 테러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는 국가중요시설을 중심으로 안티드론 도입 논의가 한층 활기를 띄고 있다. 국가중요시설은 ‘통합방위법’에 따라 각 시설 관리기관이 자체 방호계획을 수립하고 안티드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국가적인 안티드론 체계 구축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대테러 센터를 컨트롤타워로 관계기관 간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 시범사업 단계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사)와 한국공항공사(한국공사), 원전 등 ‘가’급 국가중요시설도 안티드론 시범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김포공항은 국토부 연구·개발(R&D)을 통해 KAIST가 개발한 안티드론 레이더를 설치해 오는 11월부터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인천공항도 2월 드론탐지시스템구축TF를 구축하고 자체 연구용역(2019년 10월~2020년 6월)을 통해 도입한 안티드론을 2020년 6월부터 시범운영한다. 인천공항은 9월경 사업자를 선정,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한편, 국토부는 김포·인천공항에서 재밍건 등 드론 제압 장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전파법(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항시설법(국토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을 이용한 테러 등 드론 위협이 현실로 다가왔지만 이를 제압할 수 있는 장비가 기존 법에 막혀 무용지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19년 국정감사에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등 4개 기관 국정감사장에서 안티드론 장비인 드론 재머를 직접 작동·시연하며, 원전 안전의 위협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불법 드론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밍(전파차단) 기술은 와이파이(WI-FI)·GPS 등 드론의 전파신호를 교란하는 기술로, 드론의 움직임을 제어, 무력화하는 효화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재밍을 통해 드론을 원점으로 강제로 복귀시키면 조종자의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드론 재머는 규제로 인해 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행 전파법 58조에 따르면 통신에 방해를 주는 설비의 경우 허가가 불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같은 법 82조에 따르면 무선통신 방해 행위에 대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 드론 분야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 발표
드론과 안티드론 시장의 높은 성장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은 규제로 인해 성장이 지연되고 있다고 관련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또한, 국토부는 우리나라의 드론 규제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조금 더 완화된 수준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10월 17일 ‘드론 분야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을 확정해 발표하는 등 드론 규제의 선제적인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드론 분야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대표 분야로 향후 지능화·전동화·초연결 등 신기술 접목에 따라 다양한 분야로 확산돼 새로운 규제 이슈가 대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자율자동차에 이어 2번째 규제혁파 분야로 선정됐다. 드론 분야 로드맵은 총 30개 기관이 참여해 구축했다. 국토부는 드론 규제 전반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했고, 과기정통부는 기술발전단계 등 미래예측을 지원했으며, 국조실은 관계 부처 간 이견 조정과 전체 로드맵을 종합했다.

이번 로드맵은 드론 분야의 종합적·체계적 로드맵으로 가장 완화된 수준의 규제 개선이며, 드론의 3대 기술 변수에 따른 발전 양상을 종합해 단계별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도출된 드론의 단계별 시나리오를 국내 드론산업 현황 및 기술 적용 시기에 맞춰 3단계로 재분류하고 인프라 및 활용 영역으로 세분화해 안전과 사업화 균형을 고려한 총 35건의 규제 이슈를 발굴했다.

안티드론 도입은 이 중 인프라 영역의 주요 규제 이슈에 포함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 드론 테러 등과 같은 불법 드론 운용을 방어하기 위해 전파법 등에서 금지하고 있는 재밍 장비의 도입·운영을 합법화해 불법 드론의 침입으로부터 공항과 원전 등 국가중요시설을 보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취지다.

국토부 등 관련부처에서는 불법 드론 탐지 레이더와 퇴치장비를 개발해 상업용으로 확대 적용하고 불법 드론 탐지·퇴치 R&D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국가중요시설 등의 비행허가 기준도 마련했다. 국가중요시설 및 항공기가 운항하는 관제권 인근에서의 안전하고 적법한 드론 비행을 위해 드론 위치추적기 부착 및 이착륙 비행허가 기준 등을 마련해 드론 불법 비행으로 인한 대형사고 방지 등 안전한 드론 운용 환경을 갖추기 위한 행보에도 나선다.

드론 영상·위치정보 규제 완화는 활용 영역의 주요 규제 이슈에 포함시켰다. 모니터링 등에 활용되는 드론의 임무 수행으로 의도치 않게 촬영되는 불특정 다수의 영상 및 위치정보 등의 정보 수집에 대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동시에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모니터링 사업의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 정부는 이번에 마련한 드론 분야 로드맵을 통해 향후 2028년까지 약 21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7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민·관이 함께하는 범부처 ‘드론산업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연구 및 기술 발전 진행 사항 등을 파악하고 2022년 로드맵 재설계를 통해 보완 점검할 계획이다.

국내 드론 및 안티드론 R&D 동향과 정부지원 현황
드론 기술개발과 관련해 정부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업지원허브’를 전국 5곳에 운영해 75개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공공부문 수요를 반영한 신기술을 개발한 업체는 공공조달시 우선적으로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원천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안티드론과 관련해서는 국가중요시설 관리기관별로 해당 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안티드론 체계 구축 R&D를 진행하고 있다. 김포공항의 레이더 시범운영 사례가 이 사업에 포함된다. 이밖에도 불법 드론과 탐지·추적 시스템 개발을 위한 R&D(경찰청), 대드론·대공무기 개발을 위한 R&D(방위사업청) 등을 진행중이다. 국토부는 부처간 협력을 통해 R&D 결과물이 각 국가중요시설에 조속히 활용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 초에는 국가 안티드론 체계 구축 계획을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마련하고, 관련 기술 개발·실증 및 업계 지원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국토부는 활용 분야가 다양한 산업용 드론의 특성을 고려해 규제제한과 사업범위 등을 네거티브로 전환하고 상용화 촉진과 국민체감 제고를 위한 지역특화 실증·활용, 상용화 직전 실증이 필요하거나 기 상용화된 모델의 사업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19년에는 제주와 경기도 화성을 실증도시로 선정해 지정공모 8개 분야 10개 사업자, 자유공모 1개 분야 3개 사업자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중 안티드론 사업으로는 육군·한국수력원자력을 수요처로 STX와 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해 추진한 안티드론 규제샌드박스 사업과 두타기술의 휴대용 재밍 장비 개발·실증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국가안보와 밀접한 안티드론 원천기술 확보 필요해
이처럼 정부가 드론과 안티드론 규제 해소하고 관련 업계를 지원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원천기술 개발 노력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드론과 안티드론이 국가안보와도 밀접한 만큼 초기 시장 단계인 현시점에서부터 외산 기술에 의존하기보다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손준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공격 드론에 대한 탐지부터 방어까지 외국 솔루션과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국내외적으로 공격 드론 방어 기술 및 안티드론 기술을 도입하는 시점”이라며 기술개발이 늦은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연구원)은 안티드론 원천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과기정통부 주관으로 다부처 연구과제로 ‘국가주요기반시설 공격 드론에 대비한 지능형 드론캅 기술개발 및 라이브 포렌식 적용 공동 기획 연구(2019년 12월 완료 예정)’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과제는 혁신성장동력 분야와 사회문제 해결 분야 2개 분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중 안티드론은 사회문제해결 분야에 포함돼 ①드론캅 ②포렌식 ③지능형 무력화 ④5G 드론 ⑤국가중요기반시설 등 5가지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알려져 있는 안티드론 기술로는 ①주파수를 이용한 재밍 기술 ②포획 그물망 기술 ③레이저빔을 활용한 요격 기술 ④지능형 안티드론 기술 등이 있다. 이 중 연구원이 주목하는 것은 ‘드론 포렌식 기술’이다. 드론 포렌식 기술은 지능형 안티드론 기술에 포함되는 가장 고난도 기술로, 드론 공격이 이뤄지는 상태에서 공격자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 연구원은 현재 드론 포렌식 기술은 국내외 모두 개발단계여서 시장선점 기회가 남아있다고 보고 임베디드 기술과 IoT 포렌식을 활용해 확보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사전연구에 나서고 있다.


연구원이 사전연구 중인 안티드론 기술은 원전 등 국가중요시설의 특징 연구를 기본으로 시설맞춤형 안티드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손준영 선임연구원은 “국가중요시설일수록 국내 기술로 방어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현재 해당 분야의 국내 연구 상황을 살펴보면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안티드론 기술은 국가중요기반시설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시설 특징과 공격 패턴에 맞춘 방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손 선임연구원은 “해당 시설에 대한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어떻게 안티드론 기술을 적용해야 시설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적절한 방어가 가능하다”면서 “원전은 민감한 시설로 재밍을 활용한 안티드론 시스템보다는 기존 시스템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다른 안티드론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가중요시설 가운데 공항이나 원전은 규모가 가장 크고 다양한 시스템과 기술이 적용돼 있는 만큼 가장 다양한 공격 시나리오가 고려돼야 한다. 따라서 이들 시설에 적용된 안티드론 기술은 타 기반시설로 확대 적용하는 기본 시나리오로 적용될 가능성도 높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이들 시설을 기반으로 국내 안티드론 원천기술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족한 국내 수요로 국내기업 기술개발에 소극적
한편, 주파수를 이용한 안티드론 기술은 국내도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드론 전파차단 시스템은 이미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수출되고 있다.

국내 드론 및 전파 전문가인 류동주 극동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재 안티드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스라엘과 한때 주파수를 이용한 안티드론 공동연구에 나섰지만 중도 포기했고, 이스라엘은 지속적인 R&D를 통해 현재의 선도국가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면서 주파수를 활용한 안티드론 기술개발에서 한국도 완전히 뒤처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다만 드론 탐지 시스템은 국산화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드론을 탐지하는 전파수신 기술이나 레이더 기술은 상당 수준에 이르렀으나 국내 수요가 적어 기술보유 업체도 상품화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기술 개발을 하는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수요처 개발이라며, 국산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국가주요시설을 중심으로 안티드론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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