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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인터넷은 테러로부터 자유로운가
  |  입력 : 2019-10-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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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UN에서 ‘테러 및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전략적 대응 정상회의’ 열려
테러범의 인터넷 악용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 점검하고 결의 다져
우리 정부 대표로 김 건 국제안보대사 참석...테러 대응의 핵심인 국제공조체제 강화 힘써


[보안뉴스 권 준 기자] 150만 개. 지난 3월 15일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격 테러 사건 발생 직후 불과 24시간 만에 페이스북이 삭제해야 했던 영상의 숫자이다. 테러범이 쓴 안전모에 부착된 고프로 카메라로 촬영된 이 영상에는 테러범의 총격에 100여 명의 피해자가 예배당 안팎에서 쓰러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다. 테러범은 마치 게임을 하듯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이를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했으며, 동 영상은 유튜브, 트위터, 텔레그램 등 다른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됐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 역사상 전례 없는 최악의 사건이 일어난 이날을 “뉴질랜드의 가장 어두운 날”이라고 명명했다.

▲유엔 본부에서 열린 ‘테러 및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전략적 대응 정상회의’ 전경[사진=외교부]


지난 9월 24일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개회 전날 유엔 본부에서 ‘테러 및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전략적 대응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국제사회는 이 회의를 통해 지난 3월 15일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격 테러 이후 테러범의 인터넷 악용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점검하고 다시금 결의를 다졌다.

유엔과 프랑스, 뉴질랜드, 요르단 주도로 개최된 이 회의에는 영국, 독일, 호주 등 수많은 국가의 정상들과 세계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여 인터넷상의 테러리즘 대응에 대한 지지와 단결을 보여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트위터 CEO, 페이스북 COO 등 글로벌 기업가들도 참석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폭력적 극단주의 콘텐츠를 삭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가 테러 목적의 인터넷 악용에 가진 관심이 실로 대단함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우리 정부 역시 김 건 국제안보대사를 정부대표로 파견하여 국제 대테러협력에 대한 한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다루어진 ‘테러 목적의 인터넷 악용’이라는 주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사용 환경을 지닌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첫째, 현재까지 테러에 대해 국제적으로 합의된 정의는 없으나, 그 핵심이 ‘공포(terror) 조성’에 있다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테러범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중의 공포를 극대화하고 효과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로운 늑대부터 ISIS와 같은 거대 테러단체까지 자신들의 활동을 인터넷에서 적극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인터넷이 테러범에게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플랫폼이 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둘째, 테러리즘 대응의 관점에서 볼 때 인터넷의 또 다른 위협은 ‘폭력적 극단주의 이념의 확산’이다. ISIS의 세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말, 전 세계 110개국으로부터 4만 여명의 외국인들이 테러전투원이 되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로 모여들었다. 그 중에는 시리아에서 물리적으로 8,000km나 떨어진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한국인도 있었다. 유엔은 폭력적 극단주의의 형성 원인을 사회·경제적 기회 부족과 같은 압출요인과 리더·이데올로기에 의한 유인요인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테러 목적의 인터넷 악용은 두 요인 모두를 증폭시킨다. ISIS가 중동지역에서 패퇴한 오늘날, 인터넷을 통해 감화된 테러범들의 다음 목적지가 어디가 될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가장 큰 위협은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나감에 따라 테러범들이 이를 이용하여 정부와 대중이 예측하지 못한 방법으로 공격을 해올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테러범들이 다크웹을 활용하여 테러 선전·선동 활동을 하거나 암호화폐를 탈취하여 테러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주요국의 정보당국에 의해 확인되고 있고, 향후 수년 내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을 악용한 테러와 같이 신기술을 악용한 테러 공격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테러 및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전략적 대응 정상회의’에 헌국 대표로 참석한 김 건 국제안보대사의 뒷모습[사진=외교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여 우리 정부도 2016년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을 제정하고 동 법에 따라 인터넷상 테러리즘 관련 콘텐츠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그 성과가 적지 않다. 또한, 정부는 이번 제74차 유엔총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국제협력의 장을 통해 테러 대응의 핵심인 국제공조체제 강화에 힘쓰고 있다. 테러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계속해 나가는 한편, 정부와 기업, 국민이 인터넷과 신기술을 악용한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테러와 극단주의 예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권 준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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