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잊힐 권리와 관련된 구글과 프랑스의 법정싸움에서 구글 손 들어줘
‘잊힐 권리’는 아직까지 유럽연합 내에서의 규정...전 세계에 적용할 수 없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유럽연합 바깥의 도메인에서는 유럽연합의 ‘잊힐 권리’를 구글이 자사 검색엔진에 반드시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 판결은 유럽연합 최상위 법원에서 내려진 것이라 더 반응이 뜨겁다.
구글은 유럽연합의 ‘잊힐 권리’를 존중하지만, 그것이 유럽연합에 속하지 않은 도메인에 적용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즉 유럽 외 국가의 구글 도메인들과, 글로벌 도메인인 google.com에서는 잊힐 권리가 의무사항이 될 수 없다는 게 구글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이 주장이 오늘 승리한 것이다.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 운영자 및 사업자들은 유관기관이나 법원의 명령에 따라 링크에 대한 참조를 해제해야만 합니다. 다만 이는 유럽연합에 소속된 국가들 내에서 사용되는 ‘유럽 버전’에만 해당되는 것이지, 범위를 더 확대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판결 내용의 일부다.
하지만 ‘참조 해제’라는 것은, 유럽 바깥에서 사용되는 도메인과 검색엔진을 통해 ‘잊힐 권리’를 주장한 유럽 시민의 정보를 여전히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걸 기술적으로 막는 것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법원은 강조했다. 유럽의 테두리 내에서만 잊힐 권리가 적용되게 해줄 테니, 누군가 기술적으로 이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것은 구글이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구글은 이러한 요구에 대해 “이미 지오블로킹(geo-blocking)이라는 기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안 전문가들은 지오블로킹으로 유럽연합 법원이 요구한 걸 제대로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VPN만 사용해도 쉽게 이를 뚫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판결은 2015년부터 시작된 ‘프랑스 vs. 구글’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이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구글이 모든 도메인에 ‘잊힐 권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가 이겼다면 현재 미국과 유럽 대륙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연하게 유럽이 미국의 기술 기업들을 견제하고 있다고 격분을 쏟기도 했다.
구글은 판결을 열렬히 환호하고 있다. “법원이 우리의 손을 들어줘서 다행”이라고 구글의 변호사인 피터 플레이셔(Peter Fleischer)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그렇다고 구글이 기본 인권을 무시하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인권이 상충하는 자리에서 상식적인 균형을 잡는 데 노력할 것입니다.” 구글은 잊힐 권리를 유럽 바깥에도 적용해야만 할 경우, 독재국가가 악용할 소지가 매우 높다는 걸 지적해오기도 했다.
사실 이번 승리는 어느 정도 예견되기도 했다. 지난 1월 유럽연합 재판소의 최고 법무 고문인 마키에즈 슈푸나르(Maciej Szpunar)는 “구글의 참조 해제 책임은 유럽연합 내에서만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권고 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여론도 마냥 유럽연합 쪽으로 기울어 있지만도 않았다.
프랑스의 데이터 보호 감독 기구인 CNIL은 “구글이 도메인 전체에 잊힐 권리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잊힐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해왔다. 기술적 우회로가 많은 현 시점에 유럽연합에서만 잊힐 권리를 지킨다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법원이 이를 기술적으로 막을 책무가 있다고 덧붙인 것이기도 하다.
또한 유럽연합은 GDPR 이후 전 세계의 프라이버시 관련 법 제정자로서의 상징성을 갖게 됐고, 따라서 이번 구글 대 프랑스 사건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3줄 요약
1. 구글, 잊힐 권리를 전 도메인에 적용할 필요 없음.
2. 대신 사람들이 우회해서 잊힐 권리를 뚫어내지 못하도록 기술적 조치 취해야 함.
3. 일단, 유럽의 정책은 유럽 내에서만.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잊힐 권리’는 아직까지 유럽연합 내에서의 규정...전 세계에 적용할 수 없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유럽연합 바깥의 도메인에서는 유럽연합의 ‘잊힐 권리’를 구글이 자사 검색엔진에 반드시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 판결은 유럽연합 최상위 법원에서 내려진 것이라 더 반응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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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유럽연합의 ‘잊힐 권리’를 존중하지만, 그것이 유럽연합에 속하지 않은 도메인에 적용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즉 유럽 외 국가의 구글 도메인들과, 글로벌 도메인인 google.com에서는 잊힐 권리가 의무사항이 될 수 없다는 게 구글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이 주장이 오늘 승리한 것이다.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 운영자 및 사업자들은 유관기관이나 법원의 명령에 따라 링크에 대한 참조를 해제해야만 합니다. 다만 이는 유럽연합에 소속된 국가들 내에서 사용되는 ‘유럽 버전’에만 해당되는 것이지, 범위를 더 확대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판결 내용의 일부다.
하지만 ‘참조 해제’라는 것은, 유럽 바깥에서 사용되는 도메인과 검색엔진을 통해 ‘잊힐 권리’를 주장한 유럽 시민의 정보를 여전히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걸 기술적으로 막는 것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법원은 강조했다. 유럽의 테두리 내에서만 잊힐 권리가 적용되게 해줄 테니, 누군가 기술적으로 이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것은 구글이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구글은 이러한 요구에 대해 “이미 지오블로킹(geo-blocking)이라는 기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안 전문가들은 지오블로킹으로 유럽연합 법원이 요구한 걸 제대로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VPN만 사용해도 쉽게 이를 뚫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판결은 2015년부터 시작된 ‘프랑스 vs. 구글’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이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구글이 모든 도메인에 ‘잊힐 권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가 이겼다면 현재 미국과 유럽 대륙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연하게 유럽이 미국의 기술 기업들을 견제하고 있다고 격분을 쏟기도 했다.
구글은 판결을 열렬히 환호하고 있다. “법원이 우리의 손을 들어줘서 다행”이라고 구글의 변호사인 피터 플레이셔(Peter Fleischer)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그렇다고 구글이 기본 인권을 무시하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인권이 상충하는 자리에서 상식적인 균형을 잡는 데 노력할 것입니다.” 구글은 잊힐 권리를 유럽 바깥에도 적용해야만 할 경우, 독재국가가 악용할 소지가 매우 높다는 걸 지적해오기도 했다.
사실 이번 승리는 어느 정도 예견되기도 했다. 지난 1월 유럽연합 재판소의 최고 법무 고문인 마키에즈 슈푸나르(Maciej Szpunar)는 “구글의 참조 해제 책임은 유럽연합 내에서만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권고 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여론도 마냥 유럽연합 쪽으로 기울어 있지만도 않았다.
프랑스의 데이터 보호 감독 기구인 CNIL은 “구글이 도메인 전체에 잊힐 권리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잊힐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해왔다. 기술적 우회로가 많은 현 시점에 유럽연합에서만 잊힐 권리를 지킨다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법원이 이를 기술적으로 막을 책무가 있다고 덧붙인 것이기도 하다.
또한 유럽연합은 GDPR 이후 전 세계의 프라이버시 관련 법 제정자로서의 상징성을 갖게 됐고, 따라서 이번 구글 대 프랑스 사건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3줄 요약
1. 구글, 잊힐 권리를 전 도메인에 적용할 필요 없음.
2. 대신 사람들이 우회해서 잊힐 권리를 뚫어내지 못하도록 기술적 조치 취해야 함.
3. 일단, 유럽의 정책은 유럽 내에서만.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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