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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더욱 기승 부리는 불법영상물 유통, 해결책은?
  |  입력 : 2019-08-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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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불법영상물 처벌 수위 낮아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적절한 법적 규제와 기술적 조치 필요


[보안뉴스= 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뉴스위크사 영어판은 1991년경 ‘너무 빨리 부자가 되다(Too Rich Too Soon)’라는 제목의 기사에 한국의 과소비 풍조를 비판하기 위해 졸업기념 사진을 찍으려 정장 차림을 한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교 정문을 나서는 사진을 ‘돈 의 노예들 :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Slaves to Money : Students at Ewha Women’s University)’이라는 부제로 게재한 바 있다.

이 기사는 “대학생들이 비싼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과시적으로 고급 옷을 즐겨 입는다”, “젊은이들이 결혼에 있어서도 사랑의 노예가 아니라 돈의 노예가 되고 있다”라는 내용으로, 대서양 지역판에 약 32만부, 태평양 지역판에 약 22만부, 중남미 지역판 6만부, 한국 영어판으로 5만부가 배포됐다.

▲이미지=iclickart


당시 이 기사에 대해 우리 법원은 이례적으로 초상권 침해를 인정하며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인정했다(서울 민사지법 93나31886 사건). 인터넷 망이 급속도로 발전한 이후에는 국내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의 공분을 샀던 개똥녀 사건(서울 지하철에 탑승한 여성 승객이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하차한 사건으로, 해당 여성의 사진이 널리 알려졌다)이 2005년경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되면서 전 세계에 한국의 개똥녀로 알려지게 된 바 있다.

대니얼 솔로브 미국 프라이버시 전문가는 개똥녀 사건을 평하면서 “인터넷이 없던 시기에 한정된 시기와 공간에서 제한적으로 사회적 일탈을 꾸짖던 매커니즘과 달리, 인터넷상 가십은 심각한 망신으로 과거의 일탈행위에 대한 영원한 기록으로 디지털 주홍 글씨가 된다”고 지적하며 개똥녀가 세계적으로 디지털 낙인을 찍힐 정도의 잘못을 한 것인지, 오히려 그녀의 프라이버시가 과하게 침해된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양상은 다르지만 ‘불법영상물’ 이슈 역시 같은 맥락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적 공간, 공중 화장실이나 지하철 등에서 촬영된 영상물들이 국내외 불법영상물을 영리목적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면서 자살을 하는 등 피해자들은 수치심에 극도의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국내에서는 혜화역 시위 등을 통해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공유되며 지난해부터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영상물들의 삭제, 차단 등과 관련된 정책들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그 유통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최근에는 유명가수들의 성관계 불법 촬영행위에 대한 피해자 고발의 어려움도 드러난 바 있다. 불법영상물은 가해자를 알아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를 통한 유통 및 공유를 완벽하고도 철저하게 방지할 수 없고 영원한 삭제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더 나아가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으로 허위 가짜 영상물까지 난립하고 있어 해결되기 어려운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은 통신품위법 230조(쌍방향 컴퓨터 서비스 제공자나 이용자는 다른 콘텐츠 제공자가 제공한 정보의 발행인이나 대변인으로 취급돼야 한다) 규정 때문에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과한 면책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사업자의 경우 관련 불법영상물이 게재돼도 이를 삭제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아 피해가 더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프라이버시 전문가 대니엘 시트론 교수는 올해 예일법학저널에 발표한 ‘섹슈얼 프라이버시’라는 논문에서 과거의 전통적인 프라이버시 법으로는 불법영상물로 훼손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기 가능하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여러 법적 논의와 함께 미국 통신품위법 230조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그간 불법영상물의 피해수준의 심각성에 비해 형사처벌수위 등이 매우 낮고 관련 웹하드 등 서비스 사업자들 스스로의 노력도 충분하지 않았다. 불법영상물로 인한 문제와 피해가 더욱 확산되기 전에 관련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에 대한 적절한 법적 규제(차단, 불법이익 환수, 피해자 보호조치, 형사처벌) 및 기술적 조치들이 실제 가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처벌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
[글_ 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squ24n@gmail.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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