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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사이버보안과 여성 과학자의 역할
  |  입력 : 2019-06-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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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안 관련 기술, 국익과 국가경제에 밀접한 영향 미쳐
이러한 때 사이버보안 분야 여성 과학자들의 역할과 과제는


[보안뉴스=조현숙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 “미국, 영국, 중국은 일본이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개시 이후에 탈취 또는 점령한 태평양의 도서 일체를 박탈할 것과 한국은 적당한 시기에 자주독립시킬 결의를 한다.” (카이로 회담 선언문, 1943.11.27.)

[이미지=iclickart]


2019년 올해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지난 3.1절에 여성과 관련한 매우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는데, 바로 우리 유관순 열사가 우리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등급의 훈장인 ‘대한민국장’을 추가로 서훈한 것이다. 이는 기존 3등급 포상인 ‘건국훈장 독립장’이 훈격이 낮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받은 사람은 모두 31명뿐이다. 그중 여성은 이번에 추서된 유관순 열사와 대만 장제스 총통의 부인인 쑹메이링 여사이다.

한국인도 아닌 쑹메이링 여사가 ‘대한민국장’을 받은 배경에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최된 ‘카이로 회담’이 있다. ‘카이로 회담’은 1943년 당시 연합국 수뇌인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영국 윈스턴 처질 수상 그리고 중국의 장제스 총통이 함께 모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 대한 연합국의 대응과 아시아의 전후 처리문제에 대해 협의한 회담이다. 쑹메이링 여사는 ‘카이로 회담’에 남편인 장제스 총통의 통역관으로 참석했고, 한국의 독립에 소극적이었던 장제스 총통과 한국의 상황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루즈벨트 대통령과 처칠 수상에게 한국을 독립시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것이다. 결국 쑹메이링 여사의 주장이 반영되어 ‘카이로 선언문’에 특별조항을 넣어 ‘한국을 자유독립국가로 할 것을 결의한다’고 명시하게 된다. 그리고 1966년 대한민국의 독립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장’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주권과 영토에 대한 결의가 이렇게 다른 나라에서 결의되었다는 것이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중국과 함께 했던 우리 애국지사들이 쑹메이링 여사로 하여금 한국에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어 주었기에 이런 일도 가능했던 것이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던 중일전쟁 당시 한국 임시정부 요인들은 중국 국민당과 함께 행동했고, 사료에는 나오지 않지만 쑹메이링 여사와 한국 임시정부의 여성들은 충칭까지의 피난길을 같이하면서 많은 교감을 나눴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 임시정부는 독립군을 창설하여 중국의 국민혁명군과 함께 일본군에 대항했고,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투척 의거 등 한국의 독립운동 활동을 지켜보면서 중국은 한국의 독립을 지지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세계 정치에서는 때론 막후협상이 매우 중요하다. 보기에는 평화로운 시기에도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는 각국의 국익을 위한 치열한 싸움이 격렬하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살벌하다.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기업이 치명상을 입는 정도를 넘어 파산을 할 정도이다. 이미 중국의 ZTE사는 쓰러졌고, 다음 타깃인 화웨이도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다. 물론 미국 기업의 손실도 예상된다. 애플의 주가는 폭락하고 인텔과 페이스북 등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손에 총과 칼은 없지만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전쟁 속에 우리나라는 정말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가 간의 상호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는 정말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시장경제가 달린 일이라면 더욱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세계 IT 시장의 경우, 최근까지 미국 제품이 석권하고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중국이 미국의 영역을 침범하더니 판을 흔들기 시작했고, 점차 파이를 키워나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 시점에서 미국은 중국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조만간 막을 수 없게 될 거라고 봤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일본의 과거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여년 전 소니, 도시바, 샤프 등 일본 IT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을 때, 미국은 환율전쟁을 통해 일본을 한칼에 제압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환율만으로는 중국을 제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그래서 꺼내든 것이 ‘사이버 보안’ 문제이다.

미국은 ‘사이버 보안’ 문제를 이유로 중국 제품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한다. 중국 제품 어딘가에 스파이칩이 내장되어 있고, 그것으로 미국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중국 정부가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분명 보안 취약점이 어딘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제 사이버 보안 관련 기술이 국익과 국가경제에 밀접한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만으로 국한해서는 안된다. 단순 현상만 바라보지 말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사이버보안은 미·중 무역전쟁의 도화선이지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애초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지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내줄 때에도 우리 자신을 위해 실리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조현숙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사진=보안뉴스]

그리고 이러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5 전문가 트랙’을 가동해야 한다. 정부는 사이버 보안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지금의 사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공식적인 외교채널은 물론, 국제학술대회나 해외석학모임 등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조율하는데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상대방의 의견을 순화시키면서 설득해 나가고 협상이 가능하도록 여러 가지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상대방이 억지를 부리면 그들이 반박할 수 없는 기술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여 그들이 주장을 스스로 철회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처음에는 의심스러워 보일 수 있겠지만, 진솔하면서도 유연하게 협상 테이블을 조성한다면 결국 상대방도 우리의 순수함을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유기적인 역할에 여성 과학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국내 여성 과학자들은 이러한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목소리가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하여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할 것이다.

지금의 미·중 무역전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상황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정부 관료 및 주변국 지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이번 미·중 무역전쟁을 헤쳐 나가는 일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 경제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과학계가 중심에 서서 방향을 마련하고 앞장서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 여성과학자들이 일어선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글_ 조현숙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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