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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 맥스 추락사고에 따른 세계 항공산업의 변화
  |  입력 : 2019-05-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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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항공리더십 약화와 국내 항공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안뉴스 김성미 기자] 2건의 737 맥스 추락사고로 인한 보잉의 손실이 최대 30억달러(약 3조 4,9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잉 737 맥스 기종에 설치된 ‘받음각 측정장치 오작동 경고(Angle-of-attack disagree Alerts)’가 알려지지 않은 오류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장치는 항공기 기수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조종 특성 향상 시스템(MCA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조종사에게 추가적으로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경고가 울리면 조종사는 MCAS를 무력화하고 수동으로 기체를 조작해 비행기 추락을 막을 수 있다. 반면 경고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조종사가 대응 기회를 확보할 수 없다.

WSJ는 보잉이 이 경고 장치를 이전 737 모델에는 기본으로 적용했지만 737 맥스는 추가 비용을 지불한 항공사에만 활성화를 해줬다고 지적했다. WJS는 문제가 된 MCAS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이와 관련한 조종사 훈련, 생산비 상승 등으로 인한 손실은 10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추락사고 희생자와 항공사 등에 대한 보상까지 포함하면 최대 30억달러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를 토대로 보잉 737 맥스 추락사고에 따른 국내외 영향을 살펴본다.

보잉 737 맥스 추락과 각국 운항정지
인도네시아에서 라이언에어의 보잉 737 맥스 항공기 추락사고(2018년 10월 29일)가 발생한 후 4개월여 만에 에티오피아항공의 동일 기종 추락사고(2019년 3월 10일)가 발생했다. 이 두 사건으로 각각 189명과 157명의 탑승자가 모두 사망했다.

사건조사 결과 공통적으로 조종 특성 향상 시스템(MCAS) 이상으로 추정됐다. 라이언에어의 추락사고 예비 조사 결과 MCAS 이상으로 급강하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에티오피아 항공기 추락 사고도 블랙박스 분석결과 유사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잉 737 맥스 운항 정지 현황[자료=비즈니스 인사이더 싱가포르]


이후 세계 각국은 보잉 737 맥스 기종에 대한 운항정지 명령을 발동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해당 항공기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중국이 가장 먼저 3월 11일 운항정지 명령을 내렸고, 그 다음날인 12일에는 유럽 항공안전청(EASA)이 운항정지를 명령했다. 미국은 13일에 해당 기종의 운항정지 명령을 내렸다. 한국은 14일 보잉 737 맥스의 국내 공항 이착륙 및 영공 통과 금지 명령을 내렸다.

▲보잉 737 맥스 누적 수주 현황 [단위=대, 자료=보잉]


보잉 737 맥스 수주 및 인도 현황
사실 보잉 737 맥스는 보잉 역사상 가장 빠르게 팔리던 기종이었다. 기존 단거리 기종인 보잉 737 기종의 4세대 모델로 엔진 개량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항속거리를 늘린 제품이다. 2017년 5월에 출시된 이후 2023년까지 주문이 완료된 상태로, 해당 기간 보잉의 예상 매출의 3분의 1을 보잉 737 맥스가 차지했다. 2019년 2월 기준 보잉 737 맥스의 총 주문 대수는 5,012대였으며, 이 중 376대가 항공사 또는 리스사에 인도됐다. 수주잔량은 6,436대가 남아있다.

보잉 737 맥스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미국(115대)이고, 다음은 중국(78대), 캐나다(35대), 노르웨이(18대) 순이다. 한국은 이스타항공이 팀에어로 아일랜드(Timaero Ireland)로부터 2대를 리스받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4월 29일 보잉 737 맥스의 운항중단이 결정되자 보잉 737-800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스타항공은 보잉 737-800을 7월 성수기 및 하반기 노선부터 투입할 예정이다.

▲국가별 보잉 737 맥스 보유 현황[단위=대, 자료=보잉]


▲국가별 보잉 737 맥스 보유 현황 [단위=대, 자료=보잉]


보잉 항공기 추락사고의 국내외 영향
미국, 항공운송 분야 리더십 타격

미국이 에티오피아 항공기 추락 직후 FAA가 보잉 737 맥스 운항정지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번복 시 항공운송 분야 리더십 손상 우려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 데이터를 보유한 나라로, FAA는 사실상 세계 항공업계를 통제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미국의 운항 지속 성명에도 중국을 시작으로 주요국이 운항정지 명령을 확산시키자 미국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었다. 미국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섣부른 운항정지 명령에 대해 경고했으나 중국을 필두로 유럽까지 운항정지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운항정지 명령을 내리는 순서를 지리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을 기점으로 유럽을 지나 미국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 같은 시차는 미국의 항공운송분야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미국의 항공운송분야 리더십이 계속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당국이 추락사고 항공기의 블랙박스를 FAA가 아닌 프랑스 업체에 조사를 의뢰한 것도 그 일례로 볼 수 있다. 이밖에 미국과 항공운송분야 상호인증협정을 맺고 있는 캐나다와 유럽이 보잉 737 맥스 운항 승인 절차에 대해 자체 조사에 들어간 것도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美 항공운송 규제 포획 현상과 사고 원인
보잉 737 맥스 추락사고를 예견된 인재로 보는 시각도 있다. FAA의 규제 포획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 포획 현상’이란 공공이익을 위해 일하는 규제기관이 이익 집단인 피규제기관에 포획당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2005년 이후 FAA는 예산 부족 등으로 보잉에 자체 안전검사를 허용했으며, 그 결과 항공기 제조사의 규제 포획 현상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FAA의 예산은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약 16.7% 늘었으나, 미국 항공 교통량은 약 40% 증가해 FAA의 안전검사 수용 허용치를 크게 넘어섰다. 그 결과 FAA는 5~10%를 제외한 대부분의 안전검사를 항공기 제조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1975년에는 FAA가 안전검사의 75%를 수행한 것과 대조된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FAA 청장으로 델타 항공 출신의 스테판 딕슨을 임명하면서 규제 포획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견됐었다.

한국, 일부 저가항공 채산성 악화 가능성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도입할 예정인 보잉 737 맥스는 총 114대다. 대한항공이 30대, 제주항공 56대, 이스타항공 18대, 티웨이 항공 1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올해 우리나라에 추가 도입될 해당 항공기 대수는 14대다. 대한항공이 6대, 이스타항공 4대, 티웨이항공 4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각국의 운항정지로 인한 영공 통행 불가로 인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국가별 보잉 737 맥스 보유 현황 [단위=대, 자료=보잉]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싱가포르 노선에 투입 예정이었던 보잉 737 맥스의 대안으로 기존 단거리용 기재(보잉 737-800)를 중거리 노선에 활용하게 되면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저비용항공사의 첫 중장거리 노선으로 평가받던 부산-싱가포르 노선은 올해 2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에 각 7회 신규 배분됐다. 그러나 1년 안에 운항을 시작해야만 운수권이 유지된다.

이스타항공은 보잉 737 맥스 도입, 제주항공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을 통해 싱가포르 등 중거리 노선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었지만 단거리용 기재로 싱가포르 노선을 운항(약 4,600㎞)하면 항속거리 문제로 당분간 좌석을 30% 정도 비워둔 채로 운항해야 하므로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단거리용 항공기인 보잉 737-800은 승객이 만석이면 무게가 증가해 싱가포르 노선 운항이 불가능하다.

▲2019년 국내 항공사별 보잉 737 맥스 도입 계획[단위=대, 자료=국토교통부]


반면, 이번 여파에도 보잉 737 맥스 부품 생산이 감소할 수 있으나 대체 기종 투입에 따른 정비 수요 증가로 국내 항공기 부품업체에 미칠 영향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잉 737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부품제조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대한항공(항공우주사업부문) 등이 대표적이다.
[김성미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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