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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에 생각할 거리 던져준 애플의 공정 거래 위반
  |  입력 : 2019-05-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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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보호용 앱 스스로 출시한 후 경쟁 앱을 스토어에서 삭제한 애플
애플은 MDMD 통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해서 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가정의 달 직전이라는 기가 막힌 시기에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생각하게 해주는 사건이 터졌다. 부모는 어느 선까지 자녀를 보호할 수 있고, 자녀는 어느 선까지 부모의 보호를 합당하게 생각하거나 간섭으로 경계해야 할까? 자녀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것과 분별력을 갖출 수 있도록 훈육하는 것의 미묘한 경계선에서 애플이 일을 저질렀다.

[이미지 = iclickart]


지난 주말 애플이 자녀 보호(parental control) 기능을 가진 앱들을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이유로 삭제한 것에 대해 커다란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먼저는 뉴욕타임즈가 11개의 화면 시간 설정 및 자녀 보호 앱들을 불공정하게 스토어에서 삭제한 것에 대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애플이 직접 화면 시간 설정 앱을 내놓은 이후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는데, 이때 삭제된 앱들은 아워팩트(OurPact), 모비십(Mobicip) 등이라고 했다. 각각 2~3백만 번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는 앱들이다.

뉴욕타임즈는 이러한 애플의 결정을 ‘불공정 경쟁’의 관점에서 보도했는데, 애플은 여기에 크게 반박했다. 모바일 장비 관리(MDM) 기술을 내포하고 있던 앱들을 삭제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이 앱들에 탑재된 MDM 기술 때문에 제3자가 장비와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녀 보호 앱들은 부모가 자녀들이 스마트 장비를 다루는 시간과 위치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스마트 장비는 물론 데이터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즉, 프라이버시 침해는 물론 보안에 대한 위험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애플의 의도가 그렇다고 해도 ‘경쟁에 있어 불공정한 행위가 자행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에 앱 스토어에서 삭제된 앱의 개발사들은 계속해서 애플의 불공정한 행위를 목소리 높여 비판하고 있다. 이 중 인기 높은 자녀 보호 앱인 키드슬록스(Kidslox)와 쿼스토디오(Qustodio)는 애플을 공정거래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번에 삭제된 앱들은 부모들이 자녀가 스마트폰을 통해 성인사이트 등에 무분별하게 접속하는 걸 막는데 사용되고 있었다.

애플은 최근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이라는 앱을 출시했다. 부모가 자신이나 자녀의 장비 화면 사용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이 앱은 iOS 12에 자동으로 탑재된다. 키드슬록스와 쿼스토디오는 “애플이 자사 앱을 이 생태계에 포함시킨 이후 비슷한 앱들을 시장에서 삭제했다”며 “이는 심각한 공정거래 행위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앱 스토어에 있던 가장 인기 높은 앱들의 인기 높은 기능들을 교묘하게 훔쳐다 쓰고, 경쟁 상대들을 자사 플랫폼에서 밀어냈습니다.” 키드슬록스의 CEO인 빅터 예브팍(Viktor Yevpak)의 설명이다.

쿼스토디오의 CEO 에두아르도 크루즈(Eduardo Cruz) 역시 “애플이 스크린 타임이라는 앱을 출시하면서 비슷한 기능을 가진 경쟁 앱들을 임의로 치워냈다”고 외쳤다. “애플은 스스로 시장의 역할을 하기도 하면서, 그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들을 골라내는 문지기 역할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위치를 남용해 시장에서 우위를 쉽게 점하는 것이죠.” 실제 화면을 부모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들은 이미 2018년 가을부터 앱 스토어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애플에 대한 ‘분노 게이지’가 차오르기 시작하자 애플은 설명서를 발표했다. “애플은 앱 스토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을 항상 아끼지 않아 왔습니다. 또한,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부모님들의 노력을 부정하거나 잘못됐다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뉴욕타임즈의 주장과 달리, 이번 결정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앱을 사용하는 부모와 자녀들의 안전 때문에 내려진 것입니다.”

애플의 주장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은 바로 MDM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직원들의 모바일 장비들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솔루션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활용됐을 때 심각한 프라이버시 및 안전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 애플의 주장이다. “MDM이 설치된 모바일을 가지고 있으면, 직원들은 회사에서 여러 가지 행위들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걸 응용해 다른 영역에서 사용할 경우 사용자 추적이나 각종 설정 내용의 변경이 가능하게 됩니다. 더불어 장비에 저장된 데이터에도 접근이 가능하게 되고요. 부모들이 이런 MDM 기능이 있는 앱을 자녀 핸드폰에 설치한다고 하면, 앱의 개발사들도 자녀들의 장비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애플은 2017년 초기에 MDM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 개발자들에게 경고문을 전송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추가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어긴 앱들이 발견됐을 경우, 저희는 30일의 시간을 주고 앱을 수정하라고 권고합니다. 이 시간을 넘겼을 경우 앱 스토어에서 해당 앱을 삭제합니다. 이번에 삭제된 앱들도 30일 안에 수정을 다 하지 못하거나 거절한 것들입니다.”

이에 대해 개발사들은 MDM을 악의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으며, MDM의 여러 가지 기능적 잠재성에 대해 부모들에게 충분히 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모비십의 CEO인 슈렌 라마수부(Suren Ramasubbu)는 “자녀 보호 앱을 설치하는 부모들의 동의를 반드시 구한 후에 MDM을 설치하는 것”이라며 “MDM 기능의 프라이버시 정책을 명확하게 부모들에게 알려주는 절차를 밟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스크린 타임을 사용하려면 부모와 자녀 모두 애플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야 하고, 요즘 가정들에서 애플과 안드로이드 장비가 골고루 사용되고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애플이 ‘자녀를 보호하고 싶다면 반드시 애플 제품을 사용하라’고 강제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소비자인 부모들에게 아무런 선택의 여지를 주고 있지 않은데, 이게 바로 공정 경쟁 위반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애플이 이런 식으로 ‘공정 경쟁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스포티파이(Spotify)가 “애플이 앱 스토어에 새로운 규칙을 추가함으로써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고소했다. 당시 애플은 애플의 지불 시스템을 통해 스포티파이 등의 경쟁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구매하면 30%의 세금을 추가한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그럼으로써 소비자들이 애플의 아이튠즈를 사용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3줄 요약
1. 자녀 보호 앱인 ‘스크린 타임’을 출시한 애플, 돌연 앱 스토어에서 자녀 보호 앱 다수 삭제.
2. 공정거래 위반이라고 반발한 개발사들, 그러나 애플은 프라이버시 들먹이며 ‘프라이버시 수호자’ 코스프레 시작.
3. 심지어 소비자들에게 ‘애플 기기 사용 은근 강요하는 결과’ 낳기도 함.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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