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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죽이는 기술 침해 ‘갑질’... 법정공방 땐 ‘을’ 불리
  |  입력 : 2018-06-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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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NFC-코리아크레딧뷰로(KCB) 갈등, 혼탁 양상
고유 기술·아이디어 있어도 스타트업 ‘을’일 수밖에
‘기술보호 지원제도’로 유출 가능성 원천 차단해야


[보안뉴스 오다인 기자] 간편결제솔루션 개발업체 한국NFC(대표 황승익)가 개인신용평가 전문기업 코리아크레딧뷰로(대표 강문호, 이하 KCB)를 상대로 지난한 법정공방을 시작했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기점으로 18일 금융감독원 민원신청 접수를 마쳤으며 수일 내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기술분쟁조정 신청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지=iclickart]


한국NFC는 “애초 법정공방만큼은 피하려 했으나 KCB의 ‘갑질’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CB는 “사실과 관계없이 (한국NFC의 제소 등을) 막을 수는 없다”며 사건 경과에 따라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NFC와 KCB는 지난 2015년 4월 처음 대면한 뒤 ‘신규본인확인서비스’ 사업을 위해 협력했다. 당해 8월 업무협약(MOU)을 맺고, 이듬해인 2016년 3월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서 허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다가 2017년 3월에 이르러 계약을 해지했다.

한국NFC vs. KCB, 거짓말은 어디서 하고 있나
문제는 계약 해지 이후에 불거졌다. 방통위의 유권해석(2016년 4월 방통위가 ‘신용카드번호로 본인확인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신용카드DB 보유사에서 본인확인기관 지정을 받아야 한다’며 사업 불가 방침을 내린 것을 말함)을 수용해 본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힌 KCB가 카드사들과 본인확인서비스 사업을 추진했던 것.

KCB는 카드사들과의 본인확인서비스 사업은 “한국NFC의 ‘터치 방식’과 전혀 다른 ‘앱카드 방식’의 인증일 뿐더러 (자사의 경우) 카드사들의 영업대행만 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NFC는 이미 2015년 8월 양사 워크숍 때 터치 방식과 앱카드 방식을 함께 논의했고 이후 회의부터 앱카드 방식의 본인확인서비스에 대해서도 같이 논의했다는 입장이다.

KCB는 “한국NFC와의 업무제휴 계약서는 NFC 터치 방식에 국한된 계약서”라면서 “한국NFC가 침해를 주장하는 앱카드 방식에 대한 특허는 워크숍 이후인 2015년 12월에 출원됐다”고 말했다. 즉, KCB는 한국NFC의 노하우와 기술을 도용한 바 없으며 특허를 침해한 사실도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국NFC는 “고유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 시점을 정하는 것은 자사가 판단할 문제로, KCB와의 워크숍 이후 특허를 출원했기 때문에 기술 침해가 아니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한국NFC는 “KCB와의 논의 초기에 한국NFC의 터치 방식 기술 및 특허 내용을 공유했으며, 이후 KCB에서 한국NFC가 앱카드 방식의 노하우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본지가 입수한 KCB와 카드사 간 ‘신규본인확인서비스 회의’(2016년 2월 24일) 자료를 보면, KCB가 앱카드 방식의 본인확인서비스를 기획한 시점은 2016년 1월이다. 한국NFC와의 워크숍을 가진 지 약 5개월 후이며, 한국NFC가 지문을 이용한 앱카드 본인확인으로 특허를 받은 지 1개월 만이다. 이 자료에는 2016년 1월 카드사들이 KCB에 ‘NFC 기능 탑재 단말기 제한에 따른 범용성 이슈로 인해 앱카드를 활용한 서비스 방식 검토 요청’을 했다고 명시돼 있다.

KCB는 “앱카드 방식은 한국NFC의 특허 출원 이전부터 시행된 기술인데도 한국NFC가 특허 침해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NFC가 구체적인 침해 내용을 제시하지 못한 채로 KCB를 비판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NFC는 “양사 간 계약이 엄연히 존재했던 기간임에도 KCB가 카드사들과 신규본인확인서비스 사업 추진을 논의하는 등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며, 한국NFC의 지속적인 사업 재개 노력에도 KCB가 사업 중단 의사만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KCB가 정작 계약 관계였던 한국NFC와의 사업은 중단하고, 유사 또는 동일한 사업을 다른 기업들과 진행했다는 것. 한국NFC가 KCB에 “사업 아이디어 및 기술을 유용·탈취 당했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앞서 KCB-카드사 회의 자료에 한국NFC가 만든 앱카드 방식 서비스 프로세스 화면이 삽입돼 있는 것도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KCB와 카드사가 제공하는 ‘카드본인확인서비스’가 KCB의 주장만큼 한국NFC 사업과 무관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라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이명준 하모니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언급하며 “영업비밀과 관련해 양측간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원래 A사가 갖고 있던 내용이 아니었는데 계약 관계에 의해 B사로부터 해당 내용을 알게 되고, 추후 B사가 아니라 C사와 사업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B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은 오는 7월 18일부터 일부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 이유는 “중소·벤처기업 및 개발자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극 보호하고, 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하여 특허청장이 조사·시정권고를 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가 유지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거래과정에서 얻게 된 영업상의 아이디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해 사용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 유형으로 신설했다는 의의가 있다.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제도’로 피해 원천 차단이 최선
한국NFC와 KCB 간 분쟁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떤 처분을 내리든 특허 침해와 기술 탈취를 주장하는 한국NFC 측에서는 법정공방 과정에서의 시간적·비용적 손실뿐만 아니라 이미지 타격까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문제는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유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창훈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기술창업본부 기술보호지원부 부장은 “양사 간 계약서가 아주 명확하게 작성돼 있지 않다면 기술유출 문제는 특허 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술유출을 주장하는 업체가 특허 소송에서 이길 확률은 10% 미만인데다 기술 개발에 1~2억 원씩 투입되는 데 비해 특허 침해 손해배상액은 평균 3,000~4,000만 원에 그친다”면서 피해가 없도록 사전에 정확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발간한 ‘중소·중견기업 기술보호 지침’(이하 지침)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역량은 △2013년 43.3점 △2014년 45.6점 △2015년 47.6점 △2016년 49.3점 등으로 매년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73.4% 수준에 불과, 기술유출에 취약한 실정이다. 내부직원에 의한 기술유출, 경쟁사로의 기술유출, 기술인력 빼가기로 인한 기술유출, 거래관계에서의 자료유출 등으로 피해가 발생한다.

예컨대, 지침에서 서술하고 있는 거래관계에서의 피해 사례를 보자. 이는 계약체결 협상 단계에서 제공한 기술 자료를 무단 이용한 사례다. 중소기업 G사는 개발한 특허 기술의 상품화를 위해 대기업 H사에 자료를 송부했다. 이후 H사가 유사 기술을 탑재한 휴대폰을 출시하자 G사는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기술 자료에 대한 비밀유지 계약 미체결, 증거불충분 등으로 모두 패소했다.

한창훈 부장은 “한국은 사전, 사후를 막론해 기술보호 지원제도를 잘 구축해 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소기업들의 기술보호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문제가 생긴 뒤 해결하려면 이미 늦다”면서 “대부분 기술 탈취에 대한 증거나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정으로 간다고 해도 소송 기간 동안 자사 기술이 무효화되거나 침해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기술유출을 예방하려면 기술 자료 제공 시 비밀유지 서약서를 요구하고, 기술을 지식재산권(특허 등록)화 하거나, 영업비밀의 경우 기술자료 임치 및 원본증명을 통해 개발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술자료 임치제도는 중소기업이 핵심기술 정보를 제3의 신뢰성 있는 기관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안전하게 보관(임치), 기술유출이 발생할 경우 임치한 기술의 개발 및 보유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타 업체의 모방 특허 등을 우려해 특허 출원을 원하지 않는 기업, 대기업 등 거래사로부터 핵심 기술 제공을 요구 받는 기업, 영업 단계에서 거래사에 기술 신뢰성을 보장 받고 싶은 기업 등이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오다인 기자(boan2@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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