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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북미정상회담 D-1, 평화를 지키는 것은 힘
  |  입력 : 2018-06-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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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하고 통 큰 협상 통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제 마련하길

[보안뉴스= 이만종 대테러안보연구원장] 미국의 제26대 대통령을 역임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하버드대학 출신이면서 뉴욕 명문가 출신이었다. 대통령이 되어서는 탁월한 외교력을 과시해 러시아와 일본이 전쟁을 마무리하는 포츠머스 협상을 성공적으로 중재한 공로로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강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밑바탕은 ‘힘으로 밀어붙이되, 유연하게 대응’하는 그의 외교적 특징 때문이었다.

[이미지=iclickart]


그의 사전에서는 ‘힘이 정의’였다. 특히 외교에서 평화는 힘이 있어야 가능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 힘을 사용할 의지가 있어야 지킬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이런 힘과 의지가 없으면 외부로부터의 공격, 즉 전쟁을 초래하게 되기 때문에 힘이 있는 자만이 정의를 구현하고, 다른 나라로부터 존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그는 현실주의자였으며, 외교에서 감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태도를 경계했다.

그러나 결코 그는 즉흥적이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이 있을수록, 사고(思考)와 행동을 신중하고 절제했다. 비상한 선견과 통찰력이 있었음에도 국제 사태를 다룰 때에는 항상 조심스럽고 침착했다. 그래서 그의 또 다른 계명은 ‘Thou shall not slop over(감정이나 기분에 쏠리지 말고 냉철해라)’였다. 반드시 외교정책이나 방침을 결정할 때는 미국의 능력(군사력)에 버거운 결정을 하지 않았다. 누울 자리를 보고 누웠던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한반도의 대전환기에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의 지도자들을 생각해본다. 최근 세기의 외교현장이 된 판문점선언은 노련하고 재치 있는 문 대통령과 파격적인 김 위원장의 화법이 조화를 이룬 결과이다. 특히, 절체절명의 안보적 상황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주변 강대국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확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위기협상능력은 세계적인 지도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트럼프 협상력도 만만하지 않다. 그의 협상력의 가장 큰 특징은 핵심을 바로 파고들며 상대에게 직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밝히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들을 보면 아주 단순 명료하고 때로는 자극적이다. 큰 덩치답게 줄건 주고받을 건 받는 Give&Take식 통 큰 협상 전략이다.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스타일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세계는 북미정상회담에서도 대담한 모험가와 승부사로 평가받고 있는 김정은과 트럼프 간의 ‘빅딜’ 가능성을 미리 예측한다.

그러나 외교란 말처럼 결코 쉽지 않다. 풀어야 할 과제는 많이 남아 있다. 다시 한 번 평화적 해결의 가능성을 우리 시각에서 체계적·종합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지난 사반세기에 걸친 북핵 문제와 한미 양국의 대북(對北) 정책 실패 원인도 성찰해야 한다. 상호 신뢰와 존중은 지켜야 될 첫 번째 원칙이다. 도보다리에서의 허심탄회한 남북 지도자간의 대화가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비록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정착문제에 있어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의 입장과 상황은 더 복잡할 수 도 있다.

'북한에 관한 우리 안의 허상'을 깨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할 때, 남과 북은 비로소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공존의 다음 단계인 통일의 구체적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힘의 축적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루스벨트는 미국식 민주주의의 전통을 존중하고, 외교문제에 있어 굳은 의지를 보였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군사력 강화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했다.

7,500만 한반도인 모두에게 평화적 통합은 그것 자체가 갈등과 테러, 전쟁의 위기를 끝낼 국가안보이며,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할 인간 안보이다. 그러나 힘없는 외교는 허세에 불과 하다. 우리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화끈하고 통 큰 협상이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뒷받침하고, ‘한반도 평화협정’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_ 이만종 대테러안보연구원장. 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manjong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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