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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와 IT 업계의 공통된 화두 : 다양성
  |  입력 : 2018-03-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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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 누구에게나 있는 것부터 인정하는 것이 첫 걸음
블라인드 채용하면 선입견 확연히 드러나...스스로를 의심해야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지난 해 업무 환경 내의 ‘다양성’ 문제가 큰 주목을 받았다. 구글의 제임스 다모어(James Damore)라는 직원이 남긴 성차별성 메모가 이 문제를 촉발시키면서였다. 그렇지만 아직도 ‘다양성’에 대한 거부감은 업계 내에 존재한다.

[이미지 = iclickart]


실제로 한 연구를 통해 성적, 인종적 다양성을 갖춘 업체가 수익성 측면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낸다고 밝혀지기도 했지만,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선입견이다.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있는 선입견은 대단히 무섭게 발동된다.

무의식적인 선입견의 사례는 무수하다. 이걸 가장 잘 알 수 있는 부분은 ‘블라인드 채용’이 이뤄졌을 때다. 오케스트라의 구성원은 남자가 더 많기로 유명한데, 연주자가 보이지 않도록 오디션을 구성하면 지금과 확연히 다른 오케스트라가 구성된다는 실험 결과도 여럿 나온 바 있다.

심지어 깃허브(GitHub)에서 활동하는 프로그래머들을 분석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프로그래머나 개발자는 전통적으로 남성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인데, 순수하게 ‘코드’만 가지고 깃허브에서 평가를 했을 때 여성이 만든 코드가 호평을 받았던 것이다.

우리가 악의적으로 특정 성과 인종을 선호한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지금의 사회 속에서 오랜 시간 살아오면서 우리 안에 우리도 모르는 선입견이 쌓여 있는 걸 짚고 싶은 것 뿐이다. 누구나 어떤 분야에 대해서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원하지 않은 때에 발동되곤 한다. 선입견을 물리치려고 아무리 노력해봐야 한계가 있다.

작가이자 컨설턴트이며 멘토링 단체 목시 엑스체인지 운동(Moxie Exchange Movement)의 창립자인 모린 버크너(Maureen Berkner)는 이러한 무의식적인 선입견 전문가다. “선입견은 심리학적인 지름길로, 매일 물밀 듯이 들어오는 새로운 정보를 보다 빠르게 처리하게 위해 발동되는 장치입니다.” 모린 버크너는 이러한 선입견을 제대로 파악하고 해체하는 강의와 훈련 코스를 지난 수년 간 제공해왔다.

“뇌에서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려면 필터 장치가 필요합니다. 하나하나를 다 조사하고 처리할 수 없으니까 뭔가를 빠르게 걸려내고 중요한 걸 찾아내는 거죠. 그 필터가 바로 선입견입니다. 만약 선입견이 하나도 없다면, 우리는 아마 수많은 정보에 눌려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채 어린아이로만 살아갈 겁니다.”

그러니 누구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일종의 보호 장치입니다. 배우지 못하거나 성격이 이상한 사람들만 갖게 되는 그런 게 아닙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선입견으로 얻어낸 결과나 판단이 늘 최고는 아니라는 걸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다모어는 강력하게 주장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게 선입견이라고 해서 올바를 수만은 없습니다. 깊이 고민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해서 나온 것들이 아니거든요.”

다모어는 인터뷰를 통해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합리적이고 올바른 사람이라고 믿고 있어 오히려 선입견이 발동되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내가 지금 선입견에 휘둘리고 있다는 걸 자각하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텐데, 그럴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나도 선입견의 주체’라는 걸 깨닫는 것이 선입견에 덜 휘둘리는 첫 걸음입니다.”

이를 잘 못 믿겠다면 하버드 대학의 임플리싯 프로젝트(Havard’s Project Implicit)는 어떨까? 영문이긴 하지만 여기(https://implicit.harvard.edu/implicit/takeatest.html)에 접속해 퀴즈를 풀다보면 성, 인종, 체중, 나이, 종교 등에 따른 당신의 선입견을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내 안의 선입견을 간파하는 것이 첫 걸음이라는 건, 다시 말해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뜻도 된다. “자기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아는 것에서 그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더 생각하고 고민하는 게 귀찮은 것이죠. 선입견의 정체를 파악하고, 결정을 내릴 때마다 그런 선입견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다모어도 스스로의 생각과 결정을 한 번 더 의심해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항상 제 자신에게 물어요. 이것이 정말 최고의 결정인가? 선입견이 개입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는가? 혹시 다른 옵션은 없는가? 등이죠.”

결국 선입견을 깰 수 있는 건 스스로일뿐이라고 다모어는 설명한다. “어쩔 수 없어요. 누가 옆에서 매번 ‘그게 정말 맞는 결정이야?’라고 물으면 짜증날 걸요? 자기 자신한테 좀 덜 너그러워지는 것이 선입견을 깨는 방법입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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