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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망 중립성, 왜 반드시 필요한가
  |  입력 : 2018-02-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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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사용과 흐름에 돈 지불하면, 데이터 중심 사회의 심각한 불균형 초래
통신사들의 힘 세지고 디지털 혁신은 심각하게 저해될 것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몇 달 전만 해도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015년 결정한 ‘망 중립성’이란 개념은 영원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이제 막 FCC의 의장이 된 자의 의지로 이 모든 것이 뒤집어졌다. 이들은 ‘망 중립성’을 두고 실수라 지칭한다.

[이미지 = iclickart]


새로운 체제의 FCC는 망 중립성을 폐기하기 위한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사용자와 기술 기업들 일부는 이를 두고 인터넷을 떠받치고 있는 기본 철학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온오프라인에서 여러 시위가 있었다.

이들이 믿는 건 ‘데이터의 자유로운 흐름이 혁신을 이끈다’는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의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유튜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의 혁신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기본 바탕을 지금에 와서 뒤바꾸면 더 이상의 디지털 혁신은 없을 것이라고 외친다. 또한 지금 한창 진행 중인 디지털 변혁도 중지될 것이라고 이들은 예측한다. 바로 이 부분, 망 중립성과 혁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디지털 세상은 2년에 한 번씩 그 규모가 2배로 불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끊임없는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클라우드 시장이 출현했는데, 지금 그 신규 시장의 가치는 246조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383조 달러로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사물인터넷도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물인터넷 요소는 곧 20조 개에 이를 것이며, 이런 모든 기술 혁신의 근간인 통신도 곧 초당 25 기가바이트의 속도를 자랑하는 5G로 바뀔 것이다.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 스마트카의 발전도 최근 몇 년 사이 뜨겁게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이다.

이런 모든 기술의 근간에는 데이터가 있다. 이 기술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또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해낸다. 이 데이터가 흘러 다닐 수 있게끔 해주는 건 통신사들이며, 나라별로 금융기관과 정부기관들이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오늘 날 통신사들은 대부분 소비자들과 고객사들이 정기적으로 내는 ‘사용료’로 대부분 사업을 유지한다. 이 수익은 고정적이며,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변동되는 것이 전부다. 좋게 말하면 안정화 되어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성장이 멈춘 상태다. 하지만 망 중립성이 흔들린다면 이들에게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생긴다. 데이터를 소비해야만 하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혈관을 거머쥐게 되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망 중립성 폐지 논란은 인터넷과 클라우드를 경제 시스템의 주류로 만들어버린 이 통신사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이슈일 수밖에 없다. 데이터를 무료로, 자유롭게 흐르게 할 수 있어서 존속할 수 있었던 기업들에게도 이 망 중립성 논란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데이터를 보다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디지털 혁신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왜?’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어차피 클라우드형 애플리케이션인 SaaS를 사용할 때도 돈을 냈고, 아마존 클라우드 사용 비용도 만만치 않게 지불해야만 하는 지금인데, 뭐가 그리 달라질 것인가, 하는 궁금증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레노보와 같은 업체는 센서, 소셜 미디어, CRM 등 40여 종류의 출처로부터 매년 200 테라바이트가 넘는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한다. 이 정보는 AWS에 기반을 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처리(분석, 저장 등)된다. 그런데 망 중립성이 없어진다고 해보자. 그래도 이 200 테라바이트가 넘는 데이터를 클라우드 사용료만 아마존에 내면서 처리할 수 있을까? 그 어마어마한 양을 클라우드로, 혹은 클라우드로부터 ‘흐르게’ 하는 비용은 누가 책임져줄까? 아니면 아마존이 통신사와 협약을 맺고 클라우드 사용료를 올리려 할까?

망 중립성이 없어졌을 때, 가뜩이나 성장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통신사가 데이터의 흐름을 예전처럼 공짜로 풀어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노골적으로 소비자들의 월정액을 높이지 않겠지만, 보이지 않게 더 많은 돈을 긁어갈 것이다. 아니면 우리 모두가 모바일 데이터 요금 내듯, 한 달 내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트래픽이 정해진 채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돈을 더 내는 우수 고객에게 더 많은 트래픽 용량과 높은 트래픽 속도를 허락해줘, 인터넷 사용과 데이터 공유에 있어 불균형이 심화된다. 지금도 불균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빈익빈부익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는 아니었다. 이는 곧 경쟁의 불균형이 되고, 이는 다시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연결만 되어 있다면 누구나 제법 비슷하게 누릴 수 있던 인터넷 기술이 빈부 격차와 비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변혁 역시 생존을 위한 찬란한 부산물이 아니라, 월 데이터량을 무제한으로 유지할 수 있는, 가진 자들만의 사치로 변할 수 있다. 통신사들이 악하다는 게 아니라, 자본의 원리가 그렇다는 것이다. 당신이 성장을 고민하고 있는 통신사 사장이라면, 망 중립성이 없어져서 합법적으로 큰 돈을 벌 기회가 생겼는데 그 기회를 일부러 버릴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 때에 변화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게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핵심은 ‘데이터가 풍요롭고 자유롭게 흐르는’ 것이다. 그 자유로운 데이터의 흐름을 바탕으로 우린 이미 여러 시장이 새롭게 나타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걸 보고 있다. 이런 중요한 때 ‘데이터 흘러가게 하는 데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칙이 생긴다면, 소수의 선택받은 자만이 변화를 통해 살아남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인간의 현재와 미래는 항상 불공평하다. 망 중립성이 유지된다고 해서 모두가 평등한 사이버 공간이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불공평함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로서 망 중립성의 역할은 충분히 필요하다.

글 : 닉 피트(Nick Piette), Talend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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