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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다반사] 군복무 단축 소식과 strong한 보안 인력
  |  입력 : 2018-01-1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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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단축 놓고 첨예한 대립...결국 ‘숫자=힘’에 대한 논쟁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군복무 단축에 관한 소식으로 뭇 남성들의 마음이 설렜던 하루가 지나고 있다. 소식 자체가 오보라는 곳도 있고, 내년부터 시행이라는 소리도 있다. 지금이 어느 땐데 군 규모를 줄이느냐, 라는 걱정스런 소리도 있고 현대전에서는 군인 수로 전쟁의 판도가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알맞은 결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양한 생각들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지만, 결국 쟁점은 ‘군의 규모’다.

[이미지 = iclickart]


이 대목에서, 널리 알려진 것 같지만 또 그렇지도 않은 영어 단어가 하나 생각난다. 바로 ‘strong’으로 ‘건강한’이라는 일반적인 뜻 외에도 쓰임새가 하나 더 있다. 뭔가를 세고 숫자를 나타낼 때 하나의 단위로서도 사용된다. 온라인 사전에서 용례를 하나 그대로 가져와보면 다음과 같다. “The enemy army force was five thousand strong.” 병력이 5천에 달했다는 뜻이다.

다른 물건이나 일반적인 단체의 구성원을 셀 때도 이 strong이라는 단위가 사용될 수 있지만, 위 예문도 그렇듯 주로 병력이나 경찰 등을 얘기할 때 더 자주 등장한다. 최근에는 ISIS를 비롯한 테러 단체나 이를 소탕하려는 군 병력 관련 소식에 strong이 종종 사용된다. 그래서 소설이나 기사에서 숫자를 나타내는 strong이 등장하면 ‘이만큼의 숫자에 해당하는 힘을 가진 단체’라는 뉘앙스가 읽힌다. 즉, strong을 쓰는 대부분의 경우 건조하게 숫자 자체를 알리는 걸 넘어 ‘힘의 정도’까지 나타내려는 글쓴이의 의도가 보인다는 것이다.

사전에 나와 있는 용례보다 실제 생활에서 더 ‘좁게’ 사용되는 경향이 존재하는 이유는 아마도 strong이라는 단어 본연의 뜻 때문이거나, 머릿수가 곧 힘으로 계산되던 때의 습관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대의 기록에서는 ‘힘’에 보탬이 되지 않는 여성들과 아이들은 머릿수에 포함하지 않기도 했다. 수는 곧 힘이었다. 실제 지금도 ‘한니발 장군의 코끼리 부대’라고 한다면, 물론 코끼리의 덩치와 위용을 바탕으로 그 강력함이 짐작되긴 하지만, ‘청나라 10만 대군’만큼 확 와 닿지는 않는다.

사람을 조직의 힘으로 보는 시각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예측이 넘치는 때에 정감도 넘치고 따듯하기까지 한 생각이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일당백을 하는 사람도 있고, 섭취한 영양이 도무지 어디서 새나가는지 알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어떤 조직을 일부 떼어 파견을 보냈을 때 생각 외 성과가 나기도 하고, 실망스런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숫자만을 지표로 삼았을 땐 리스크가 발생한다.

보안 산업으로 이야기를 돌려보자면, 숫자가 주요 지표가 되었을 때의 부작용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까운 예로, 보안 관제 서비스 가격을 책정할 때 사람의 수를 바탕으로 값을 계산하는데, 이 계산법은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클라이언트가 다른 지표는 보지도 않고 오로지 인력 숫자만 가지고 회사의 능력치를 판단하기에 관제 전문 인원이 아닌 다른 부서 인력까지 계산서에 포함시킨다.

여기에 애초부터 인당 단가가 높지 않다는 문제까지 겹친다. 그러니 기업 운영을 하려면 부득이 실제 인력보다 많은 숫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하고, 실제 운영 단계에서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보안 관제를 해야 한다. 한 사람이 부득이 2~3인의 몫을 담당해야 하고, 관제 인원은 골병이 들고 보안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관제에 구멍이 생기는 건 덤. 비윤리적이라면 비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애초에 가격 책정부터 ‘너네는 한 사람 한 사람이 1인분도 못할 거야’를 전제로 한 것과 같다. 누가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왜? 숫자가 가장 주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비단 보안 업계만의 얘기가 아니다. 시각 디자인 업계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지인들을 사석에서 만나면 하나 같이 ‘맨먼스’의 부작용을 이야기 한다. men/month, 즉 프로젝트를 한 달 단위로 끊어서 동원된 사람의 수로 창작물의 가격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도 사람의 숫자를 부풀리기 한다고 한다. 창작 자체에 대해서는 단가라는 개념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민’의 값이 정해지지 않으니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대 선배 디자이너도 재료값을 부풀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숫자는 객관적이고 분명하며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에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언어라고도 불린다. 과학의 시대에 모두가 알아야 하는 말의 단위가 수학이라는 소리도 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숫자와 과학만큼 정확한 게 없다고 믿어버리는 것에서 심각한 속임수와 부작용이 발생한다. 오르내리는 주식과 비트코인 숫자에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걸 보면, 또한 숫자로 가격을 후려치려하고, 그 후려침에 맞서 가짜 숫자로 맞대응하는 사업가들을 보면, 숫자만큼 악마가 아끼는 장난감도 없는 듯 하다.

숫자로 힘을 환산하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가 먼저 인정되어야 한다. 관제 센터에 편성된 인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전문성과 이력을 가지고 있는지 클라이언트부터 관심을 갖고 값을 산출해야 한다. 그래서 병력 보유 현황이 아니라 전문성 보유 현황이 자랑스러울 수 있는 보안 업체들이 하나 둘 등장해야 한다. 조직 내 한 사람을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하면, 그 조직에서 내세우는 숫자는 언제나 편리한 허수일 수밖에 없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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