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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서의 영업비밀 보호 어떻게 이루어지나?
  |  입력 : 2016-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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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EU의 영업비밀보호법

[시큐리티월드 문가용]미국과 EU가 영업비밀보호법을 최근 수정했다. 세부적인 내용이야 당연히 다르지만 큰 줄기에서 보다 엄격하게 정부차원에서 비밀 도난 행위를 다루겠다는 의도가 담뿍 담겨있다고 요약이 가능하다. 이는 갈수록 악질적으로 변해가는 ‘국제 사이버전’을 준비하기 위한 내부 정리의 일환으로도 보인다.

해킹 기술은 날로 발전해가고, 그것이 국경을 넘나드는 지적재산 및 영업비밀의 탈취로 이어지고 있다.

통상 돈을 직접 다루는 금융기관들이 이른 바 사이버 공격의 첫 번째 공격 대상이지만, 경쟁사를 해코지하기 위해서나 암시장을 통해 판매하기 위해 일반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대상으로 한 해킹 공격은 지금 이 시각에도 무차별적으로 들어가고 있다.

스스로를 지킬 책임이 각 기업들에게 있다는 것도 이미 옛말. 온 세계가 국가 차원에서 영업비밀의 보호에 신경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미국의 새로운 영업비밀 보호법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2016년 5월 11일부터 새로운 영업비밀 보호법이 발효되었다. Defend Trade Secrets Act of 2016이라고 하며, DTSA라고 줄여서 부른다.

DTSA 전에는 통일영업비밀법(Uniform Trade Secret Act)이라는 것이 있었으며, 이 법은 UTSA라고 줄여서 부른다. DTSA는 많은 부분 UTSA를 계승, 보완하고 있는 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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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네 가지 관점에서 UTSA와의 차이점을 보이는데, ①이제부터 영업비밀 관련 민사소송에 연방법원이 개입할 수 있고 ②영업비밀의 소유자가 일방적인 소유권한 및 압수를 주장할 수 있으며 ③내부고발자의 보호가 강화되었고 ④영업비밀의 정의와 영업비밀 남용에 대한 정의가 확장되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네 가지를 하나하나 들여다보고자 한다.

앞으로 연방법원이 간섭한다.
이전의 UTSA 시절까지 영업비밀 관련 법정싸움은 주 내에서 해결하는 게 큰 원칙이었다. 예외 규정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일단은 주립 법원이 중재를 하거나 해결해주는 것이 관례였다.

그렇다 해도 이미 48개 주에서 UTSA를 적용하고 있었으니 소수의 주 몇 개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연방법원에서 법정싸움을 벌이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나, 연방 차원에서 취하는 조치는 통상 주 차원에서 하는 것보다 강도가 세기 때문에 이를 원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즉 이 움직임은 ‘영업비밀 보호를 더 강력하게 하고, 위반 시 처벌 역시 더 엄격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사기업의 비밀,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주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것과 같다.

일방적인 압수 명령도 가능하다
앞서 말했듯, DTSA는 UTSA에서 많은 내용을 계승하고 있다. 영업비밀이라는 용어의 정의 자체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을 정도. 하지만 DTSA가 UTSA보다 영업비밀의 소유자에게 강력하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건 분명한 차이점이다.

승리한 원고가 실제 피고가 발생시킨 피해 및 피고가 부당하게 취한 이득을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으며 로열티까지 받아낼 수 있다는 건 기존 UTSA와 동일하다. 금지명령구제도 동일하다.

하지만 DTSA의 경우 예외적인 경우 영업비밀로 인한 부당이익 증식을 즉시 막기 위해 원고의 요청에 의한 일방적인 침해물 압수도 가능하다. 이 정도로 강력한 제도는 미국 역사를 통틀어 없었다. 이는 영업비밀의 소유자를 철저하게 보호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라고 볼 수 있다.

내부고발자도 보호한다
영업비밀의 소유자가 보호받는 건 마땅하지만, 불가피한 경우 영업비밀이 제3자에 의해 공개되어야만 할 수도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나 불법 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내부고발자가 부득이 영업비밀을 공개해야 하는 경우가 바로 여기에 속하는데, DTSA도 이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다.

내부고발자의 보호 역시 강화한 것. 특히 불법 행위 고발하고 그에 대한 수사를 돕기 위해 관련기관에 비밀리에 공개한 영업비밀에 대해서, 내부고발자를 철저히 보호한다는 방책이 수립되었다.

또한 고용주들은 직원을 고용하고 계약서에 서명할 때 이 내부고발자 보호 원칙에 대해서 알려줘야 할 임무도 갖게 되었다. 이를 어길 경우 소송이 일어났을 때 승소하더라도 변호사 비용과 일부 피해액을 받을 수 없도록 정해졌다.

영업비밀과 남용에 대한 정의가 확장된다
DTSA가 계승하고 있는 또 다른 법은 아직까지도 유효한 1996년의 경제스파이법(Economic Espionage Act)이다. 위에서 DTSA는 UTSA에서 말하는 ‘영업비밀’의 정의를 거의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경제스파이법에서 말하는 것과도 조금 차이를 보인다.

작은 차이지만 나름 유의미하다. 일단 경제스파이법에 따르면 정보가 정말로 기밀이고 정보의 주인이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타당한 조치를 취했으며 그 기밀에 독립적인 경제 가치가 있다고 판명될 시, 사실상 거의 모든 정보를 영업비밀로 취급하는 게 가능하다. DTSA는 한 술 더 떠, 개인의 기억 속에 있는 정보도 여기에 포함시켰다.

또한 경제스파이법에서는 ‘경제 가치가 있다고 판명될 시’라고 제한을 두었는데, 이 경제적 가치는 ‘일반 대중이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즉 대중이 몰라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는 건데, DTSA(사실 UTSA)는 ‘해당 기밀을 가지고 가치를 창출할 줄 아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일반 대중이 알든 모르든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정의한다.

영업비밀의 남용 및 침해에 대한 정의도 조금 달라졌다. UTSA나 EEA나 거의 비슷한 정의를 내리고는 있지만 EEA는 ‘공개’를 남용 및 침해의 범주에 명쾌하게 넣어두고 있지 않다는 중요한 차이를 보인다. EEA와 관련된 판례 중 ‘공개’만으로 침해 판결을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새 영업비밀보호법은 이전의 법들보다 한 차례 강화되고 엄격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제 유럽으로 넘어갈 차례다.

유럽연합의 새로운 영업비밀지침
유럽연합도 5월 27일부로 새로운 영업비밀지침(EU Trade Secrets Directive)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 회원 국가들은 2년 안에 이 지침을 국내법에 적용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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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침에 따른 ‘영업비밀’의 정의는 ①비슷한 종류의 정보를 통상 다루는 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모르고 있거나 쉽게 접근할 수 없으며 ②기밀성 때문에 파생되는 상업적인 가치가 있고 ③기밀을 유지하기 위한 타당한 조치가 지속적으로 적용된 정보다. 하지만 ‘쉽게 접근 가능’이라든지 ‘통상’과 같은 표현이 여전히 애매해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두 가지 주요 조항들을 짚어보자. 불법행위와 구제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불법행위
새 영업비밀지침에서 말하는 불법행위 혹은 영업비밀의 불법취득이란, 허가 없이 접근, 복사, 탈취를 하거나 뇌물과 속임수 등의 부적절하고 통념적인 상도덕을 위반하는 방법을 사용했을 경우를 말한다.

반면 자체적인 연구로 인한 발견, 대중에게 공개된 제품에 대한 리버스 엔지니어링, 허용된 절차를 충실히 따른 결과로 인한 발견,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는 아이템의 관찰, 출판된 문서로부터의 정보 취득은 합법으로 규정된다. 여기까지는 ‘취득’에 관한 불법 행위 내용이다.

‘사용’에 관해서 불법행위로 간주되는 건, 사용 전 취득 단계에서의 행위가 이미 불법일 때, 계약 혹은 정책상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기밀 유지 책임을 위반했을 때, 영업비밀의 사용제한 책임을 어겼을 때다.

또한 영업비밀을 전달 받은 사람이라도 취득 과정이 불법적이었다는 걸 알고 있거나 알아야 마땅한 사람은 영업비밀의 사용 및 공개가 금지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미국이나 기타 다른 나라의 영업비밀 보호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EU의 지침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는데, 불법적인 과정이 개입되어 있음을 알거나 알아야 하는 사람이 ‘법에 위반되는 제품’을 생산, 제공, 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준다.

무슨 말이냐면, 영업비밀 침해로 벌어지는 어두움의 불법 유통망에 깊숙이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점은 미국에 비해서도 훨씬 더 엄격한 부분이다.

구제방법
이번 지침서에 형사 제재에 대한 방침은 나와 있지 않지만 구제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언급되고 있다. 위에서 말한 ‘법에 위반되는 제품’에 대해서 금지명령을 내리거나 압수하거나 파괴를 명령할 수 있다.

손해를 배상하는 경우 단순히 피해액만 메우는 것이 아니라 영업비밀을 훔친 자가 본 부당한 이득을 원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도 포함한다. 이 역시 미국의 그것과 비슷하다.

영업비밀의 불법적인 취득 및 사용으로 인해 어떤 제품의 설계, 특성, 기능, 생산, 마케팅에 특별한 혜택이 돌아갔다면 지침서에 의거해 해당 제품을 압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산, 마케팅, 판매, 저장, 수출 및 수입의 모든 과정에 금지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관련 문서, 재료, 데이터의 파기도 가능하다.

또 하나, 영업비밀 소유자 및 생산자들의 걱정은 법정소송이 시끄러워질 경우 의도치 않게 영업비밀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매우 민감한 사안이며, 이 효과를 노리고 애매하게 법정공방을 벌이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이렇게 되도록 애매하게 ‘침해’ 소송을 걸어 처벌을 가중시켜버리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의 법 활용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 막기 위해 이번 EU 지침서에는 ‘관련자 모두가 비밀을 지킬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정이 관련자들의 문서 접근, 공판 참석, 녹취 등을 제한할 수 있게 해두었다.

EU 회원국 중 영국에서는 이미 이런 조치가 이행되고 있어,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영국 국내법 적용에 별 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과제 및 관전 포인트
EU에서 나오는 여러 정책 및 지침들이 그렇듯 관건은 EU 회원국들이 이 커다란 정책을 각기 나라에 맞는 국내법으로 어떻게 적용시키냐다. 나라마다 다른 상황과 법리도 그렇지만 큰 정책이 가질 수밖에 없는 애매모호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지침서의 목적은 결국 사업체들이 영업비밀 보호에 과도한 투자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분명 영업비밀의 자격을 얻기 위해선 소유자가 ‘적당한’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러 구제 장치를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법원이 계산하기 불가능한 피해라는 것도 있다. 그렇기에 각 나라 안에서의 현명하고 실질적인 적용 사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EU 단계에서 만드는 지침서는 최소한의 필요사항만 정해두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도입 및 적용에 있어 각 나라에게 가중되는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 시큐리티월드 국제부 문가용 기자(sw@infothe.com)]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234호(sw@infothe.com)]

<저작권자 : 시큐리티월드(http://www.securityworldmag.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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