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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종의 테러라이브-7] 이슬람이 이슬람을 공격하는 이유
  |  입력 : 2017-12-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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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종교분파·종교인종 문제 아닌 개인적·물질적 탐욕이 근본적 원인

[보안뉴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누구를 적으로 하는가?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의 테러 공격으로 300명 이상 사망자를 낸 이집트 알라우다 이슬람사원은 수피파 모스크다. ‘수피(sufi)’란 아라비아어로 양모(羊毛)를 의미하는 수프라는 말에서 유래하며, 양모로 된 옷을 걸친 자는 수피라고 불렸다. 이 종파는 율법이나 의례보다는 개인의 신앙을 강조하는 조용하고 교조적이 아닌 현실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지금은 수니파, 시아파와는 또 다른 온건한 무슬림으로 알려져 미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영향력을 늘여가고 있는 분파로 성장했다. 특히, 흰옷을 입은 수도사가 빙글빙글 돌며 ‘세마(sema)’라고 불리는 회전 춤을 추는 모습은 유명하다.

[이미지=iclickart]


이번 테러가 발생한 시나이반도 북부지역은 이집트당국이 연일 IS지부 등 여러 테러무장단체들과 대치를 벌이고 있는 복잡한 요인도 있지만, 수피파를 이단이라고 보는 IS의 종교적 극단주의와 수피파가 이집트 정부에 협조하고 있다는 의심이 테러의 배경이 됐을 수도 있다는 게 대부분 중동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IS가 내몰리면서 점점 더 과격화하는 양상에서 발생한 무차별적 테러일 수도 있다. 지난 6월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국민들이 가장 신성시 여기는 혁명의 성소, ‘이맘 호메이니의 묘역’과 의회에서 거의 동시에 테러가 발생해 12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다친 테러도 발생한 바 있다.

여기서 같은 이슬람인데, 극단주의 테러단체는 왜 이슬람 사원과 묘지를 공격했을까하는 의문이 남는다. 이슬람 극단주의가 생각하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적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두 개념은 ‘카피르(kafir)’와 ‘무나픽(munafik)’이라는 무슬림들이 자신들의 적을 구분하는 개념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할 수 있다. 즉, 멀리 있는 적과 가까이 있는 적을 말한다. ‘카피르’는 믿지 않는 자 또는 신의 사람들이 아닌 이교도들을 의미하는데 크리스천, 힌두교, 불교도, 무신론자 등이 여기에 해당되고, 거리적으로는 무슬림 국가들에서 멀리 떨어진 유럽, 북 아메리카, 극동아시아 등의 원거리에 있는 모든 비 무슬림 인구를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반면에 ‘무나픽’은 행동과 말이 다른 위선자 또는 거짓된 자, 배반자 등의 의미를 갖는 단어로 무슬림이면서 무슬림을 배반한자. 또는 겉으로는 무슬림이면서 실제로는 세속적인 정치권력, 부 또는 서구의 개인주의·자유주의 혹은 물질문명에 탐닉하는 자를 총칭하는 단어로서 지리적으로 이슬람 국가들내에 존재하는 내부의적에 해당하는 근거리 적이 여기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무슬림을 표방하면서도 이교도인 서방국가들에 협조적이면서 이슬람의 율법을 엄격하게 따르지 않고 독재적이고 부패한 많은 이슬람 지역 정권들을 포함 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미군과 그 동맹국 군대, 외국 기업을 위해 일하거나 또는 엄격한 이슬람율법을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복장이나 용모 또는 생활습관을 유지하거나 여자로서 학교에서 공부하거나 직장에서 일을 하는 등의 행위들은 그들 입장에서는 모두 이 ‘무나픽’이라는 내부의 적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적에 대한 이분법적인 분류는 이슬람 초기부터 있었던 이슬람 세계관이 담겨있는 개념으로 극단주의 테러조직이 전통적으로 그들의 적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집트 테러 발생을 계기로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이슬람 반테러 동맹(IMCTC)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 중동패권을 두고 시아파인 이란과의 대결국면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쇠락해진 IS가 이런 어수선한 중동정세를 활용해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테러를 감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어찌됐건, 이러한 외부의 적 관념은 19세기, 20세기 유럽제국주의의 팽창과 함께 비 무슬림인 북미와 유럽 국가들로 대체되었으며, 최근에는 경제적, 국제정치적으로 급성장한 한국과 일본과 같은 극동 아시아 국가와 러시아와 인도 등의 국가들이 개념적으로 이 원거리 적에 추가되는 경향이 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략적 우선순위를 논하기 전에 먼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궁극적 목표는 전 세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정권을 수립하는 것이며, 그 대상은 근거리 적과 원거리 적 모두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 이슬람이 이슬람을 공격하는 이유는 단순히 종교분파나, 종교인종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테러단체들이 어떤 대상을 자신들의 적으로 간주할 것인가 하는 극히 개인적이고 물질적 탐욕이 더 근본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즉, 그들이 적을 개념 짓는 전략적 우선순위는 누구를 먼저 공격할 것인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할 수 있다. 사랑과 관용은 모든 종교의 근본이지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에게 종교는 악용되고 있을 뿐이다. 결국 계속되고 있는 지구촌의 혼란과 갈등이 용서와 평화의 땅이 되도록 하는 것은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글_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호원대 법 경찰학부 교수(manjong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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