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 사안별로 의견 팽팽
스마트폰의 무음 앱 대책 ‘미흡‘, 영상물 삭제 및 제재 대책은 대체로 ‘환영’
[보안뉴스 원병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고강도 몰카 범죄 대책 요구에 따라 26일 국무회의에서 강력한 몰카 대책을 만들어 보고했다. 특히, 몰카의 수입과 판매에서부터 동영상 유통과 유포, 촬영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까지 전 단계에 걸쳐 대응방안을 마련한 것이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 관련 기업들의 입장은 어떨까?
변형 카메라 규제...행위보다 장비에 초점 맞춰
변형 카메라의 판매 규제에 직격탄을 맞은 곳은 바로 변형 카메라 제조·판매업체다. 정부는 현행법상 수입·판매와 관련된 규제가 없는 변형 카메라에 대해 이를 수입·판매하는 사람에 대한 등록제를 도입하고, 유통이력 추적을 위한 이력정보시스템(DB)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변형 카메라란 통상적인 카메라와 외관, 크기 등을 달리해 타인이 이를 인식하기 어렵고, 디지털 성폭력 범죄 및 사생활 침해의 개연성이 높은 카메라를 지칭한다. 국무조정실은 변형 카메라의 규제에 대해 행정안전부, 과기정통부, 경찰과 함께 내년 6월까지 세부사항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연구용역을 맡기는 등 방안을 마련 중이다.
문제는 기존 변형 카메라를 수입 및 제조하는 기업의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초소형 카메라를 변형 카메라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초소형 카메라를 직접 제조하고 수입하는 다모아캠 신장진 대표는 변형 카메라의 기준이 모호하다고 강조했다.
“카메라가 작아지고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당연한 변화입니다. 카메라 케이스의 모양이 다르다고 이를 변형 카메라로 규정하고 규제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실제 몰래카메라 범죄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것이 85%에 달하며, 초소형 카메라로 몰래 촬영된 것은 5.5%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초소형 카메라, 변형 카메라만 규제하겠다는 것은 진정한 해결책이라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신 대표는 초소형 카메라를 변형 카메라로 규제할 경우 음성적으로 유통될 것이 뻔하다면서 그렇게 되면 오히려 더 범죄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제조사나 유통업체간 자정작용도 힘들어질 뿐이라고 신 대표는 말했다.
“초소형 카메라의 불법 유통이 늘어나면 나중엔 카메라 렌즈와 센서만 구입해 직접 몰카를 만드는 경우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칼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이 있다고 칼을 없앨 수 없는 것처럼,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불법 영상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핸드폰의 경우 카메라에 대한 제재를 할 방법이 없다.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무음 카메라’만 검색하면 다양한 앱들이 나올 뿐 아니라 애플은 버그를 이용한 무음 촬영방법이 잘 알려져 있고, 안드로이드 역시 루팅하지 않고도 촬영음을 없애주는 별도의 앱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촬영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없다. 게다가 일본과 우리나라만 유지하고 있는 촬영음에 대한 불편을 토로하는 사용자가 많은데, 무음 앱 등을 강제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나온다면 정상적인 사용자의 불편만 초래할 뿐이다.
게다가 이미 본지에서도 다룬 것처럼 대부분의 불법 영상물은 ‘몰카’보다 ‘알고 찍은 영상’이 대부분이며, 다만 알고 찍은 영상이 피해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개된 경우라고 볼 때, 장비에 대한 제재보다는 유통을 막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IP 카메라 비밀번호 변경...국내 대표 기업들은 이미 시행중
최근 홈CCTV 등 가정용 IP카메라가 해킹당해 불법 동영상이 유출된 사건에 대해 정부는 IP 카메라 제조사가 단말기별로 서로 다른 비밀번호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무조정실은 이를 강제할 경우 비용 발생 등 문제가 있어 사실상 권고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본지에서 홈CCTV 제조 및 유통업체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이미 많은 기업들이 비밀번호를 각각 설정하거나 설치하면서 바로 비밀번호를 바꾸도록 하고 있었다. 국내 대표 보안기업인 한화테크윈은 이미 자사의 홈CCTV에 기기별 비밀번호를 각각 부여해 판매하고 있었다. 이번 정부 대책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시행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국내 대표 보안기업인 에스원의 홈CCTV는 애초에 초기 비밀번호가 없다. 에스원 제품은 처음 사용할 때 비밀번호를 생성해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가 홈페이지에 가입할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생성해야 하는 것처럼, 에스원 홈CCTV 역시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만들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초기 비밀번호로 인한 위협은 에스원과는 상관없는 일이 됐다.
불법 영상물 삭제와 강력한 제재 ‘환영’
불법 영상물의 차단과 삭제 조치와 관련해서는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다. 불법 영상물 전문 차단업체인 산타크루즈컴퍼니 김호진 대표는 “업계 입장에서 이번 대책은 매우 강력하게 잘됐다”며 정부 대책을 반겼다.
“사실 대부분의 피해자가 나이가 어린 경우가 많아 삭제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무료로 해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이러한 삭제비용을 미리 지원하고, 추후 유통한 사람을 찾아 배상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잘된 대책이라고 봅니다.”
다만 김 대표는 “얼마 전 텀블러에서 우리 정부의 음란물 차단을 거부했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사실 몰카 등 불법 영상물은 바로 바로 삭제를 해주고 있다”며, “다만 미국 내에 있는 기업이다 보니 합법적인 포르노는 삭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해외 유명 연예인들의 SNS 계정이 해킹당하면서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이 유출됐었는데, 이후 불법 영상물 삭제에 대한 해외 사이트들의 대응이 빨라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최초 유포자 IP를 국제공조를 통해 빠르게 대응한다면 불법 영상물이 급속도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정부의 이번 몰카 대책은 사안에 따라 환영을 받기도, 비판을 받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몰카 척결 의지가 강한 만큼 고강도의 대책이 계속 추진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에 정부에서도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나가면서 정책을 시행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병철 기자(boanone@boannews.com)]
스마트폰의 무음 앱 대책 ‘미흡‘, 영상물 삭제 및 제재 대책은 대체로 ‘환영’
[보안뉴스 원병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고강도 몰카 범죄 대책 요구에 따라 26일 국무회의에서 강력한 몰카 대책을 만들어 보고했다. 특히, 몰카의 수입과 판매에서부터 동영상 유통과 유포, 촬영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까지 전 단계에 걸쳐 대응방안을 마련한 것이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 관련 기업들의 입장은 어떨까?
[이미지=iclickart]
변형 카메라 규제...행위보다 장비에 초점 맞춰
변형 카메라의 판매 규제에 직격탄을 맞은 곳은 바로 변형 카메라 제조·판매업체다. 정부는 현행법상 수입·판매와 관련된 규제가 없는 변형 카메라에 대해 이를 수입·판매하는 사람에 대한 등록제를 도입하고, 유통이력 추적을 위한 이력정보시스템(DB)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변형 카메라란 통상적인 카메라와 외관, 크기 등을 달리해 타인이 이를 인식하기 어렵고, 디지털 성폭력 범죄 및 사생활 침해의 개연성이 높은 카메라를 지칭한다. 국무조정실은 변형 카메라의 규제에 대해 행정안전부, 과기정통부, 경찰과 함께 내년 6월까지 세부사항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연구용역을 맡기는 등 방안을 마련 중이다.
문제는 기존 변형 카메라를 수입 및 제조하는 기업의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초소형 카메라를 변형 카메라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초소형 카메라를 직접 제조하고 수입하는 다모아캠 신장진 대표는 변형 카메라의 기준이 모호하다고 강조했다.
“카메라가 작아지고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당연한 변화입니다. 카메라 케이스의 모양이 다르다고 이를 변형 카메라로 규정하고 규제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실제 몰래카메라 범죄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것이 85%에 달하며, 초소형 카메라로 몰래 촬영된 것은 5.5%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초소형 카메라, 변형 카메라만 규제하겠다는 것은 진정한 해결책이라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신 대표는 초소형 카메라를 변형 카메라로 규제할 경우 음성적으로 유통될 것이 뻔하다면서 그렇게 되면 오히려 더 범죄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제조사나 유통업체간 자정작용도 힘들어질 뿐이라고 신 대표는 말했다.
“초소형 카메라의 불법 유통이 늘어나면 나중엔 카메라 렌즈와 센서만 구입해 직접 몰카를 만드는 경우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칼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이 있다고 칼을 없앨 수 없는 것처럼,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불법 영상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핸드폰의 경우 카메라에 대한 제재를 할 방법이 없다.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무음 카메라’만 검색하면 다양한 앱들이 나올 뿐 아니라 애플은 버그를 이용한 무음 촬영방법이 잘 알려져 있고, 안드로이드 역시 루팅하지 않고도 촬영음을 없애주는 별도의 앱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촬영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없다. 게다가 일본과 우리나라만 유지하고 있는 촬영음에 대한 불편을 토로하는 사용자가 많은데, 무음 앱 등을 강제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나온다면 정상적인 사용자의 불편만 초래할 뿐이다.
게다가 이미 본지에서도 다룬 것처럼 대부분의 불법 영상물은 ‘몰카’보다 ‘알고 찍은 영상’이 대부분이며, 다만 알고 찍은 영상이 피해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개된 경우라고 볼 때, 장비에 대한 제재보다는 유통을 막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IP 카메라 비밀번호 변경...국내 대표 기업들은 이미 시행중
최근 홈CCTV 등 가정용 IP카메라가 해킹당해 불법 동영상이 유출된 사건에 대해 정부는 IP 카메라 제조사가 단말기별로 서로 다른 비밀번호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무조정실은 이를 강제할 경우 비용 발생 등 문제가 있어 사실상 권고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본지에서 홈CCTV 제조 및 유통업체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이미 많은 기업들이 비밀번호를 각각 설정하거나 설치하면서 바로 비밀번호를 바꾸도록 하고 있었다. 국내 대표 보안기업인 한화테크윈은 이미 자사의 홈CCTV에 기기별 비밀번호를 각각 부여해 판매하고 있었다. 이번 정부 대책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시행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국내 대표 보안기업인 에스원의 홈CCTV는 애초에 초기 비밀번호가 없다. 에스원 제품은 처음 사용할 때 비밀번호를 생성해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가 홈페이지에 가입할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생성해야 하는 것처럼, 에스원 홈CCTV 역시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만들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초기 비밀번호로 인한 위협은 에스원과는 상관없는 일이 됐다.
불법 영상물 삭제와 강력한 제재 ‘환영’
불법 영상물의 차단과 삭제 조치와 관련해서는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다. 불법 영상물 전문 차단업체인 산타크루즈컴퍼니 김호진 대표는 “업계 입장에서 이번 대책은 매우 강력하게 잘됐다”며 정부 대책을 반겼다.
“사실 대부분의 피해자가 나이가 어린 경우가 많아 삭제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무료로 해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이러한 삭제비용을 미리 지원하고, 추후 유통한 사람을 찾아 배상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잘된 대책이라고 봅니다.”
다만 김 대표는 “얼마 전 텀블러에서 우리 정부의 음란물 차단을 거부했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사실 몰카 등 불법 영상물은 바로 바로 삭제를 해주고 있다”며, “다만 미국 내에 있는 기업이다 보니 합법적인 포르노는 삭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해외 유명 연예인들의 SNS 계정이 해킹당하면서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이 유출됐었는데, 이후 불법 영상물 삭제에 대한 해외 사이트들의 대응이 빨라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최초 유포자 IP를 국제공조를 통해 빠르게 대응한다면 불법 영상물이 급속도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정부의 이번 몰카 대책은 사안에 따라 환영을 받기도, 비판을 받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몰카 척결 의지가 강한 만큼 고강도의 대책이 계속 추진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에 정부에서도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나가면서 정책을 시행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병철 기자(boanon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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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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