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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의 ‘저승사자’ 국방기술품질원을 아시나요
  |  입력 : 2017-09-1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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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무기의 ‘품질’ 관리하는 기품원
대한민국 무기의 최후의 보루 역할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방위사업청은 명실공히 국방 무기사업의 컨트롤타워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무기 도입과 개발 등 국방획득사업의 전면적 개혁의 일환으로 2006년 1월 창설되어 방위력 개선사업, 군수품 조달 및 방위산업 육성 사업 등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는 2개의 출연기관이 있다. 무기를 ‘개발’하는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와 개발된 무기의 ‘품질’을 관리하는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이다. 방위사업청의 모든 무기는 바로 이 두 개의 출연기관을 통해 개발되고 관리된다.

[로고=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는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는 곳이다. 무기를 직접 연구하고 설계하며, KAI, 한화, LIG넥스원 같은 업체를 통해 상세 설계를 진행하고 무기에 대한 시험을 수행하여 완성시키는 곳이다. 이렇게 해서 개발 투입된 무기들은 국방기술품질원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를 받게 된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이미 만들어진 무기의 품질을 관리하는 곳을 말한다. 개발이 완료되면 양산을 하게 되는데 이때의 양산된 무기들이 처음 설계한 대로 잘 작동하는지 품질 등을 심사·관리하는 곳이다. 이외에 국방기술 수준을 조사하거나 앞으로 개발 혹은 도입해야 할 무기에 필요한 기술을 분석하고 어떤 그 기술을 얻을지 기획하는 국방기술기획 업무도 수행한다.

사실 무기는 개발도 중요하지만 양산된 무기들을 끊임없이 심사 관리해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금까지 개발된 무기들은 대부분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이미 아이디어가 대부분 현실로 나타나 실용화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아이디어 속에서 탄생한 무기들이 실제 전장에서 어떻게 쓰이고, 어떤 부분들을 보충해야 하는지 등의 ‘품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1981년 국방품질검사소로 출발해 올해 창설 35주년을 맞은 기품원은 2006년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국방과학기술 기획·조사·분석·평가 및 정보관리 등의 임무를 승계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국방품질검사소로 창설되어 국방품질연구소, 국방품질관리소(품관소) 등으로 이름이 바뀌다가 2006년 2월 2일 방위사업청 개청과 함께 국방기술품질원으로 출범했다.

이전까지는 국방과학연구소의 소속기구였고 품질보증만이 주된 역할이었으나, 국방기술품질원이 설립되면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수행하던 국방기술기획 업무와 기술정보관리 업무를 넘겨받게 되었다. 그런 사정으로 직원들의 구성도 품관소 출신과 국방과학연구소 출신, 그리고 국방기술품질원으로 입사한 경우 등으로 다양하다. 방위사업청 산하의 공공기관이지만 ‘모태’였던 국방과학연구소에 비해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그렇지만 국방과학기술의 기획과 모든 무기, 군수물자의 품질보증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방위산업계에서의 위상은 상당히 높다.

2006년 기품원이 개원하면서 국방과학기술에 대한 기획·평가 기능은 모두 기품원으로 이관됐다. 기획은 기품원이, 연구개발은 국과연과 업체들이 하라는 것이 주된 취지다. 기품원이 무기에 대한 일종의 ‘설계도’를 그려주면 국과연이 그것을 직접 ‘실현’해내는 구조인 셈이다. 굳이 기획, 개발, 평가를 나눈 주된 이유는 개발에서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개발자가 기획까지 하면 기획단계부터 개발적인 요소를 고려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위험부담이 있는 개발을 기피하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마음껏 아이디어를 내야 다양한 무기개발이 이뤄지는데, 개발하는 사람들이 ‘그건 실현될 수 없는 아이디어’라고 예단해서 기획단계에서부터 빼버리면 상상력의 실현은 그만큼 요원해진다. 그래서 방위사업청은 일이 복잡함에도 굳이 기획과 개발 단계를 나눈 것이다. 보다 완벽한 무기 개발을 하기 위한 상호 보완적 개념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을 비기술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기품원이라는 대안책이 제시됐다. 또한, 개발자가 평가를 하게 된다면 공정한 평가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기품원에 기획과 평가요소가 이전되고 개발자는 개발에만 집중하도록 한 것이다. 엄밀하게는 방위산업청이 기획과 평가를 하는 데에 기술적인 지도를 기품원에서 보조하게 되는 개념이다. 기획에서는 기품원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기관이나 정부기관 등의 의견을 더해 방사청에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고 계획성 있는 기획이 가능할 것이다. 기획본부는 대부분의 업무를 방위사업청과 같이 수행하는 편이며, 품질관리 부문에 비하여 방산업체들과 자주 마주치지는 않지만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기획·평가하거나 연구개발의 단계를 전환하는 데에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업체에는 역시 갑의 위치에 있는 편이다. 기품원의 말 한마디에 따라 개발한 무기에 점수가 매겨지는 구조이다 보니 기품원은 상당히 중요한 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품원은 전국에 흩어진 방산 업체들의 군수품 품질보증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 6개의 센터가 위치해 있다. 서울센터는 전투물자, 창원은 기동화력, 부산은 함정, 사천은 항공, 대전은 탄약, 대구는 유도전자 이런 식이다.

기품원은 국군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군수품과 무기체계의 품질보증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방산업체에게는 일종의 ‘저승사자’로도 불린다. 2010년 군납품 불량이 한창 문제가 되었을 때 ‘업체의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위세가 대단했지만 불량품 양산의 책임은 결국 기품원에 있다며 비판을 받은 적도 있었다. 기품원은 ‘이 무기는 써도 된다’는 품질보증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 책임이 막중하다. 군납비리가 터지게 되면 일단 기품원부터 문제가 된다. 불량품을 군납하도록 최종 승인한 곳이 기품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문제가 발생하면 문책 등의 처벌도 다반사로 벌어진다. 국방기술품질원은 대한민국 무기의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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