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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전문가들, 서버실서 회의실로! 수리공에서 상담가로
  |  입력 : 2016-11-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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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인식 높아지긴 했지만 보안 전문가의 목소리는 아직 작아
보안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라는 개념에 대해 더 배워야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지난 몇 년간 경영진들과 기술진들은 기묘한 공생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해왔다. 둘 모두 상대의 번영과 발전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지만 예산과 인력을 투자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날카로운 각을 세우는 현상이 자꾸만 반복되었다는 소리다.


이것이 계속해서 반복되었고, 오늘날에는 이 기묘한 공생관계에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 굵직한 보안 사고가 여러 차례 터지고, 기술의 발전과 도입이 사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오늘날의 경영진들은 이제 IT 기술을 추진제로 활용한다는 것에 전혀 거부감이 없다. 서버실에 있던 IT 담당자들이 사다리를 올라 경영실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 소통이 원활치만은 않다. 사업의 목적과 정보의 보안이라는 미묘한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그저 회의석상에서의 한 자리가 아니다
맹장에 걸렸을 때 변호사를 불러 법적인 절차를 논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법적 내용을 고심할 때 엔지니어를 불러서 조언을 구하는 예도 매우 드물다. 정보보안도 마찬가지여야 하는데, 이상하게 네트워크의 보안에 대해서 보안 전문가가 아니라 IT 전문가나 개발자, 프로그래머에게 묻는 경우가 많다.

기업 내 데이터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데에 있어 보안 전문가만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미 앞서가는 조직들은 이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서버실에 있던 보안 전문가들에게 CIO나 CISO라는 자리를 주고 운영진이 채 갖고 있지 못하던 부족한 지식을 메우도록 했다.

그래서 보안에 대한 인식 자체는 높아졌다. 그러나 보안 결과가 매우 좋아진 건 아니다. 왜 그런 걸까? 보안 담당자가 아직까지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에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몸만 경영실에 있지 아직도 그들의 놀이터는 서버실인 것으로 사람들은 받아들인다.

사이버 보안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립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사이버 보안 전략을 세울 만한 사람들에게 이름표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직위를 주는 것이다. 목소리를 내고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조언에 불과한 전문가의 견해에 그친다면 거의 모든 조직이 ‘나중에 투자 합시다’로 결정할 것이고 현실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 목소리와 전문가로서의 견해가 받아들여지려면 우리 스스로도 가치를 증명해내야 한다. 단순히 위에서 우리에게 충분한 권위를 주지 않는다,에서 불평불만이 그치면 마찬가지로 현실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보안 전문가로서의 가치 보여주기
꽤나 긴 시간 동안 정보보안을 책임지던 부서는 IT 였다. 그러나 IT 부서는 보호와 방어를 한다기 보다 기반 구조를 갖추고 다리를 놓는, 건축가적인 역할에 더 어울린다. IT가 만들어 놓은 공간에 나머지 사업 부서들이 들어와 각자의 영역을 차지한다.

이미 IT 자체의 중요성은 이런 과정이 숱하게 반복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체감상 알고 있다. IT 보안 혹은 정보보안도 사람들에게 중요하다는 걸 경험시키는 게 중요하다. 이는 ‘보안이 실패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사업체로서는 어떤 과정을 겪어야 하는지’를 위협처럼 알려주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정보보안을 잘 갖췄을 때 어떤 이득이 이는지도 알려줘야 한다.

정보보안의 역할이 어떤 이득을 가져다주고 또 어떤 손실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얼마나 실감나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결정권자들이 보안 전문가의 말에 얼마나 귀 기울일 지가 결정된다. 결정권자들이 보안 전문가의 말을 듣기 시작하면 그 조직은 곧 보안 전략과 맞물린 운영 방식이 논의되기 시작할 것이고, 이렇게 IT 정보의 보안과 운영의 보안이 함께 이야기 되면 그 조직은 훨씬 탄탄해진다.

리스크 받아들이고 줄이기
이제 리스크가 없는 정보는 하나도 없다. 세계 어딘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컴퓨터에 접속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단 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리스크를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서버를 꺼두지 않는 이상 모든 조직은 리스크를 안고 하루하루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서버의 스위치를 내리면, 사업체로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리스크에 대해 이렇게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나서 ‘리스크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하지만 IT 전문가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IT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분명히 정의된 매개변수와 확실한 결과물, 흑과 백으로 나뉘어지는 환경, 단단하고 흐트러짐 없는 구조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리스크를 받아들이기 쉬운 쪽은 경영을 맡아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협상 테이블에 수차례 앉아봤고, 갑자기 찾아오거나 떠나가는 기회라는 것을 접해봤으며, 기회라는 것들이 제공하는 위험성도 체험해봤다. 리스크를 떠안는 것, 혹은 피하는 것, 근무 환경 속에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에 도가 튼 사람들인 것이다.

경영진들이 IT 전문가들의 의견을 그저 조언 수준으로만 듣는다고 위에 써놨지만, 그 반대로 IT 전문가들 역시 경영진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이 리스크 관리다. ‘배움에 능한 사람’에게 신뢰주기도 쉽다.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위협’ 및 ‘공격’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는 전제 하에, 그런 현상들이 실제 발생했을 때 빨리 알아채고 빨리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수리공에서 상담가로
서버의 환경설정을 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이었던 때가 있었다. 특히 조직 내 다양한 사람들이 가진 권한과 역할에 따라 접근 권한을 따로따로 부여하고, 조직 내 다른 기능을 가진 부서들에게 알맞은 서버 공간을 할당해주는 건 길고도 지겨운 노동이었다. 수많은 시간이 여기에 투자되곤 했다.

그런데 여기에 자동화가 들어왔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과 같은 기술이 소개되면서 보안 담당자들을 네트워크와 그 안에 있는 데이터를 훨씬 빠르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시간도 줄어들고 고생도 덜하게 되었다. 정보보안 팀이 수리공이 아니라 관리자의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리공은 반복적이고 단순한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기계가 맡아가고 있다. 게다가 기계는 오류도 없다.

그러므로 보안 담당자들이 더더욱 ‘결정을 내리기에’ 좋은 위치를 차지해간다는 소리다. 세세한 서버 환경설정이 아니라 전체적인 전략과 조직을 한꺼번에 아우르는 정책을 고민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써 리더십의 자리에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 두드러진 효과로서 나타날 것이다.

정보보안의 역할이 예전에는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해킹 방지가 주된 것이었다면 이제 점점 더 많은 전문가들이 ‘사업을 지키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스케일이 더 커졌다. 아직도 서버실에 갇혀 있는 보안 전문가나 이미 회의석상에 앉은 보안 전문가나, 시야를 넓혀 조직 전체와 산업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를 ‘귀 기울일 만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글 : 그렉 쿠시토(Greg Kushto)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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