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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회에 거는 인터넷 산업의 기대
  |  입력 : 2016-04-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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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불합리한 ‘갈라파고스 규제’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건 아닌지

[보안뉴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4.13 총선의 결과, 국민의 뜻은 준엄했고 20대 국회는 새로운 정치지형 속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여야 정당들의 첫 반응은 희비에 앞서 충격과 놀라움이었는데, 누구도 이 결과를 미리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인 선거일 직전까지도 리서치업체들의 조사결과는 한결같이 새누리당의 낙승을 예견했다. 민심을 누구보다 잘 파악한다는 정치인들도 결과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업체의 팀장인 지인은 개표방송 전 사람들과 의석수 예측 내기를 했다가 져서 술을 사야 했다고 씁쓸해했다. 전문가일수록 지식인일수록 국민의 뜻과는 동떨어진 예측을 한 것이다.

이처럼 가장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사람이나 집단이 추진하는 정책도 일반인의 상식과 동떨어지고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컨대 얼마 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미래창조과학부가 인공지능 육성정책을 서둘러 발표했다가 일반 국민의 따가운 여론에 직면해야 했다. “300억 예산으로 알파고 능가하는 인공지능 만든다”는 식의 보도 때문이기도 했지만,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관 주도의 성급한 대책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세돌 9단을 한 목소리로 응원하면서도 인공지능 시대가 가져올 거대한 변화를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래부의 대책은 전문적이기는 해도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느낀 것이다. 이처럼 전문가의 식견과 경험은 시대의 흐름을 올바로 읽지 못하면 평범한 사람들의 느낌과 직관만 못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새로 출범하는 20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눈높이를 똑바로 인식했으면 하는 것이다. 인터넷산업 종사자로서 제안하자면 세계경제의 흐름과 인터넷산업의 중요성을 놓치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여야의 ICT 분야 총선 공약을 살펴보면 모두 인터넷 산업육성을 위한 대책들이 가득하지만 얼마만큼 실천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실천의지에 대한 걱정이기도 하지만 앞서 말한 ‘전문가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집권여당은 이미 이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산업 생태계 육성’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대통령이 앞장서서 규제 개혁을 외쳤지만 속시원히 해결된 규제가 별로 없다. 전자상거래, 개인정보 등 산업 발전을 옥죄는 수많은 규제개혁 과제가 제안되고 추진되었으나, 정부당국의 전문가들에게는 현장의 절절한 ‘규제개혁’의 목소리보다는 추상적인 ‘규제’의 목적이 눈에 밟혔기 때문일 것이다. 그 결과가 ‘창조경제’ 정책으로 육성한 스타트업들이 “규제 때문에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모순된 현실이다.

야당 역시 우려되는 바가 없지 않다.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의 추진은 기존 규제의 변화를 수반하게 되는데, 원칙적인 입장에 머무르는 경직된 모습에 대한 걱정이다. 19대 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나 개인정보 등의 정책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은산분리’, ‘정보보호’의 원칙에만 머물러 기업들의 절박한 현실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여야 모두 인터넷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요구가 기업들의 민원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임을 알아야 한다. 세계경제는 인터넷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혁신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 중국의 기업들이 독주하는 이유 중 이 두 나라의 정책적 지원도 한 몫 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은 불합리한 ‘갈라파고스 규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해외순방 시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를 데리고 다니는데 왜 우리 대통령 옆에는 항상 대기업 총수만 있느냐”는 평범한 국민들의 문제인식보다 못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새로운 국회의 혁신적인 인터넷산업 정책을 기대해 본다.
[글_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soulmate@kinterne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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