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일반법 제정 논의 ‘급물살’

CCTV 설치에서 관리까지 일원화된 법률 시급

[보안뉴스 원병철] 개인정보보호법의 6대 준수사항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규제’ 위주라는 점이다. 이번 개인정보보호법의 의의중 하나가 그동안 법제화하지 못했던 CCTV에 대한 사항을 담고 있다는 것인데, 규제 중심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과 별도로 CCTV 일반법 제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강남구청이 최초로 CCTV를 설치한 이후, CCTV는 강력범죄와 교통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특히, 강호순 사건 등의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어느덧 CCTV는 안전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다. 시민이 출근길을 나선 후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기까지 80여 대의 CCTV에 노출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이제 CCTV는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CCTV 영상화질 중요성 대두

그런데 CCTV가 대중화되면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선, 설치한지 오랜 시간이 지난 많은 수의 CCTV가 노후화되어 실용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도 주를 이루던 27만 화소나 32만 화소 카메라의 경우 영상화질이 떨어져 CCTV로서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와 자치구들이 본격적으로 CCTV를 설치하던 시기가 대략 6년 전이었는데 당시에 설치한 카메라들은 저화소로 인해 거의 무용지물 상태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채선당 사건의 경우 손님과 종업원의 주장이 서로 달라 CCTV를 확인했지만 CCTV의 화질이 나빠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또, 2010년 7월 동대문 초등생 성폭행 사건 때도 범인의 모습이 CCTV에 촬영됐지만 화질이 떨어져 범인 검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특히, 당시 사건은 고화소의 민수용 CCTV에 촬영된 범인의 모습을 통해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혀져 CCTV의 영상품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한 사건이 되었다.

효율적인 관리·운용 위한 통합관제센터 등장

기술이 개발되고 사람들의 인식도 높아지면서 점차 고화질의 CCTV가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메가픽셀 혹은 HD CCTV다. 문제는 화질이 좋아지면서 그만큼 CCTV 영상용량의 크기가 커져 이를 보관하거나 전송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CCTV의 증가 역시 한몫을 하면서 정부는 공공기관과 지자체의 CCTV를 통합·운영할 방안을 마련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CCTV 통합관제센터다.

늘어나는 CCTV와 영상정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다. 게다가 기존 CCTV에서 이제는 네트워크를 이용한 카메라로 발전하면서 IT를 이용해 다른 분야와 융·복합되어 이들도 함께 통합·운영해야할 상황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지난해부터 전국 지자체에 통합관제센터 구축을 지원하면서 전국은 통합관제센터 붐에 휩싸였다.

CCTV 일반법 제정 움직임

이제 CCTV와 통합관제센터는 본 궤도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 궤도가 지나가는 길이 탄탄한 철길이 아닌 불안정한 나무길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바로 CCTV 설치나 통합관제센터 구축과 관련된 법률의 부재 때문이다.

현재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CCTV를 설치하고 있고 시민들 역시 안전을 위해 CCTV 설치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CCTV 관련법이 없어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통합관제센터 역시 마찬가지. 관련 전문가들은 정권이 교체되고 통합관제센터 구축에 회의를 품으면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통합관제센터를 포괄할 일반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이번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으로 공공장소 CCTV 설치에 대한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대부분 규제 중심이며, 통합관제센터에 대한 내용은 없다.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CCTV 일반법 제정에 대한 요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CCTV 재정립 등 발전방안 포함해야

CCTV 일반법은 현재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제정을 준비 중에 있다. 정부관계자와 학계, 산업계 등 보안 분야 관계자들이 모여 CCTV의 효율적 설치와 운용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이다.

CCTV 일반법은 메가픽셀과 네트워크, 차량용 블랙박스 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는 CCTV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물론 표준화를 완성해 품질을 높여야 한다. 또한, 통합관제센터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앞으로의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무엇보다 CCTV의 순기능은 높이고 역기능은 최소화해 국민의 안전을 위한 장비로 확고히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원병철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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