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변설’ 첫 공식 대응...SNS 댓글 중단

웹사이트 16개 폐쇄...루머 유포자 구속

[보안뉴스 온기홍=중국 베이징]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퍼진 ‘정변설’, ’내란설’ 루머에 칼을 빼 들었다. 특히, 중국 당국은 정변설 소문의 근원지로 인터넷을 지목하고 일부 웹사이트들을 폐쇄한데 이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대한 일시적 이용 제한 조처를 취하고 나섰다.

베이징 공안국은 최근 일부 네티즌들이 웨이보어를 비롯한 인터넷상에서 ‘군용차량이 베이징에 진입하고 베이징에서 잘못된 일이 일어났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날조해 퍼뜨려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31일 전했다.

베이징 공안기관은 최근 이에 대한 조사를 벌여 온라인상에서 유언비어를 날조한 리 모, 탕 모 등 6명을 구속했으며, 온라인상에서 관련 유언비어를 퍼뜨린 여러 명을 교육하고 훈계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정부내 인터넷 관리 기관인 국가인터넷정보사무실은 소수 웹사이트들이 유관 법률을 위반하고 관리에 소홀해 온라인상에서 유언비어가 퍼지게 함으로써 사회에 나쁜 영향을 조성했다며 전국 지방 웹사이트 관리 기관을 통해 16개 웹사이트를 폐쇄시켰다. 이번에 폐쇄된 웹사이트는 ‘meizhou.net', ‘xn528.com', ‘cndy.com.cn’, ‘Ejing.com 등으로 밝혀졌다.

또한, 국가인터넷정보사무실은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나(Sina.com)와 텅쉰(QQ.com)에서 유언비어가 집중적으로 나타나 법률을 위반하고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나와 텅쉰의 본사가 있는 베이징과 광동성의 인터넷 정보관리 기관은 2개 업체를 각각 비판하면서 상응한 처벌을 내렸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어(Weibo)’를 서비스하는 시나와 텅쉰은 당국의 요구를 성실하게 실행에 옮기고 웹사이트 정리 조치를 취하며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시나와 텅쉰은 각각 ‘시나 웨이보어’(weibo.com)와 ‘텅쉰 웨이보어’에서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을 일시 중단시켰다. 텅쉰은 지난 31일 웨이보어 사이트 상에 올린 공지를 통해 이날 오전 8시부터 4월 3일 오전 8시까지 댓글 달기 기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텅쉰은 공지에서 “최근 마이크로 블로그를 통해 퍼지고 있는 유언비어 등 불법적이고 해로운 정보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댓글 중에는 유해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어서 집중적인 처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나의 웨이보어 서비스는 가입자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억 명에 달했다.

텅쉰은 3월 31일 ‘텅쉰 웨이보어’ 사이트에 발표한 공지를 통해 4월 3일까지 웨이보어에서 댓글을 달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유명 인터넷 포털업체 시나(Sina)가 제공하는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인 ‘시나 웨이보어’의 화면

지난달 말 외국의 중화권 매체가 중국에서 권력 투쟁에 따른 ‘정변’이 일어났다고 보도한 이후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대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중국 공산당 정부가 불법·반체제세력으로 지목해 탄압해온 ‘파륜공’ 계열의 반(反)중국 매체인 대기원시보는 지난달 20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보시라이 전 충칭직할시 공산당위원회 서기(당서기)의 해임 처리를 두고 중국에서 무장 정변 조짐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대기원시보는 3월 15일 해임된 보시라이 전 서기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원자바오 총리(권력 서열 3위)와 보시라이 해임은 그를 몰아내려는 음모라고 주장하는 저우용캉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겸 공산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9위)이 맞서는 등 고위층에서 심각한 대립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대기원시보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9일 밤 군이 베이징으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외신 보도 이후 중국에서는 베이징에 권력투쟁으로 인한 정변 움직임이 있다는 소문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졌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즉시 언론 매체와 인터넷을 통제·검열해 ‘정변설’이 퍼지지 못하게 했다.

대기원시보 등의 보도를 전후해 베이징 시내에는 병력이 베이징에 진입하거나 정변과 같은 혼란에 빠진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중국 정변설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를 지지하면서 정변설의 ‘주동자’로 지목됐던 저우융캉 상무위원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수그러든 상태다.

[중국 베이징 / 온기홍 특파원 onkihong@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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