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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한국산업보안한림원 김동호 회장 “중소기업 대상 법률 및 기술자문 서비스 시행”

입력 : 2024-05-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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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 유출 피해의 91%는 중소기업...대기업의 기술보호 전문 노하우 공유 필요성 커져
되풀이되는 산업기술 유출 피해 막으려면? 기술유출 범죄자에게도 ‘간첩법’ 적용해야
한국산업보안한림원, 산업기술 보유 중소기업 대상 법률 및 기술자문 서비스 시행


[보안뉴스 김영명 기자] 한국산업보안한림원(회장 김동호, 이하 한림원)은 되풀이되는 국가핵심기술 유출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산업계와 법조계의 산업보안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민간그룹이다. 한림원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과 유관기업의 정보보호 담당자, 국내 6대 로펌이 연합해 활동하고 있다. 한림원은 산업보안의 정책 제언과 함께 대기업의 보안 노하우 공유를 목적으로 하며, 설립 첫해부터 매년 11월에 ‘산업보안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 한림원을 이끌어가는 김동호 회장을 만나 기술유출 실태를 짚어보고, 중소기업의 보안 강화를 위한 제언을 들었다.

▲한국산업보안한림원 김동호 회장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보호를 위한 법률 및 기술자문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보안뉴스]


한림원이 만들어지던 6년여 전에는 반도체와 철강, 조선 등 세계 무대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기술탈취가 잇따르면서 산업계의 고민이 깊어졌던 때였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대기업은 정부와 힘을 모아 기술유출에 대응하기 위해 한림원이 설립됐다.

“설립 초기만 하더라도 삼성, 현대, LG, SK, 포스코 등 기업별 산업보안 수준의 편차가 꽤 컸습니다. 삼성은 반도체와 D램, 디스플레이, 배터리 분야에서 보안체계가 철저한 것처럼 대기업의 산업기술 보호 노하우를 중견·중소기업에도 전파해 주요 기술보호의 상향평준화를 이루고자 합니다.” 한림원 김동호 회장은 설립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림원이 주관하는 ‘산업보안 국제 컨퍼런스’는 대기업의 산업기술 보안 노하우를 상대적으로 보안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에 공유하고, 관련 법·제도의 개정 필요성 등을 정부에 제안하고 있다. 또한 변호사와 전문가가 패널토의도 진행하는 등 산업기술 보호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술유출 건수는 최근 5년간 92건, 국가핵심기술 유출은 33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김동호 회장은 “기술유출 피해 추산액은 25조원 규모이지만,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 효과 등 간접비를 포함하면 3~4배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되풀이되는 기술유출 사고의 주요 원인은?
산업기술 유출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미국의 대중국 경제제재가 강화되며 중국은 신기술 습득을 위해 위치상 가까운 한국의 우수한 기술을 탈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도발에 우리가 대응을 강화하며 중국의 기술탈취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과 일본, 중국의 경우에는 기술유출 시 유출자는 ‘간첩법’에 준해 처벌이 강하지만, 우리나라는 ‘간첩’의 정의가 북한에 한정되고 있어 간첩죄 적용이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술유출을 해도 처벌이 약하고, 대부분 초범이라 ‘집행유예’ 선고를 내려 유출자 입장에서는 ‘집행유예 한 번 받고 돈 챙기면 되지’라고 법을 우습게 보는 데 있다. 이러한 행태에 따라 예전에 중국과 우리나라 간 10년이었던 기술격차는 지금은 3~5년으로 바짝 좁혀졌다.

김동호 회장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형법의 양형기준 강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통과 소식은 없고, 5월 말 제21대 국회가 마무리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며 “또한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 지난해 11월에 ‘범정부 기술유출 합동 대응단’을 발족시키기도 했지만, 아직 처벌 강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한국산업보안한림원, 12대 대기업과 6개 법무법인이 손 맞잡고 대응
한림원은 현재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포스코, 한화, LS, 효성, 코오롱, 한국항공우주, HD현대, 셀트리온 등 12개 기업과 김앤장, 태평양, 세종, 율촌, 화우, 광장 등 6개 법무법인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활동은 법·제도, 기술유출 예방, 공정기술, 상생육성 등 4개 분과로 진행되고 있다.

김동호 회장은 “산업기술 유출 피해기업의 91%는 중소기업이 차지해 산업보안이 필수인 이유”라며 “가장 취약한 부문은 ‘보안’ 콘셉트가 없던 오래된 공장 생산설비 분야다. 미국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랜섬웨어 사고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한림원은 지금껏 중소기업에 보안 노하우를 전수했지만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올해부터는 한림원의 보안 전문가들과 변호사가 중소기업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자문하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할 때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를 받는 수출승인제도 신청도 도울 예정이다.

김 회장은 “한림원 소속 17명의 변호사들은 산업기술보호 전문으로 1년에 60시간의 의무 공익활동을 활용해 기업을 찾아 법률적 자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림원은 5월부터 9월까지를 법률 자문 및 기술 컨설팅 기간으로 정하고 중소기업의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올해를 서비스 원년으로 선포하며, 내년에는 홈페이지 개설과 함께 중소기업 지원도 늘릴 계획이다.

기술유출 방지 위한 효과적인 대응 방법은?
예전의 기술 유출은 중국 현지에서 취직한 한국인이 국내 퇴직자에게 일자리를 주며 기술을 탈취했다면 최근 트렌드는 외국인이 국내에 컨설팅 펌을 설립해 국내 임원에게 컨설팅을 자문해 빼내는 방식이다. 또 다른 문제는 불공정한 법의 잣대에 있다. 기술 유출은 한국인에게만 간첩죄가 적용되는 것이다. 법의 개정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이유다.

김 회장은 “사이버 보안은 침입 차단과 내부 유출 모니터링이 핵심인데, 침입 차단에 1억원이 든다면, 내부 유출 모니터링은 절반에 가능하다”며 “한림원의 설립 취지도 신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후세를 위해 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인재 유출 차단과 관련해서 기업은 정년이 넘은 국가핵심기술 소유자는 연장 계약을 통해 이직을 막아야 한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국가는 기업이 기술 보유자를 정부에 신고하도록 해 이들이 주요 국가에 출국할 때 기업에 연락하고, 기술 보유자를 채용하는 국내 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제도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회장은 “산업기술 보호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직원 보안의식의 강화로, 기술 유출 대응의 핵심은 ‘사람’에 있다”며 “주기적인 보안교육과 함께 사명감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기술을 보유한 많은 중소·중견기업이 한림원에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영명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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