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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IP 인사이트] 특허로 본 초전도체, LK-99

입력 : 2023-09-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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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 나비족을 침공한 이유는 바로 초전도성 물질 ‘언옵테늄’
현실에 등장한 초전도체 LK-99로 본 특허 이슈


[보안뉴스= 유경동 IP 칼럼리스트] 영화 ‘아바타’에서 착하고 평화롭기만 하던 나비족을, 인간이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죽였던 이유. 바로 ‘언옵테늄’이란 초전도성 물질을 뺏기 위해서였다. 이 광물은 나비족이 살던 판도라 행성에만 나기 때문이다. 영화처럼 섬 하나를 통째로 공중부양시키기도 하는 ‘초전도체’, LK-99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는 소식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영화 아바타[사진=네이버 영화]


이번 편에선 LK-99가 갖는 특허적 의미와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LK-99는 각국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실제 개발 성공 여부 등에 대해서도 여러 논란이 많다. 하지만 기술적 진위 떠나 이번 LK-99 개발은 특허적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LK-99는 고려대 한 연구실 소속 비전임 교원 이석배 씨와 대학원생 김지훈 씨가 1999년 처음 초전도체 물질 제조에 성공했다는 의미로, 그들의 이니셜과 해당 연도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이후 두 사람은 2008년 ‘퀀텀에너지연구소’라는 법인을 별도 설립, 초전도체에 대한 연구와 발명을 계속해 나간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법인 설립 15년만인 2023년 7월 22일, 이들은 LK-99 관련 논문을 아카이브(arXiv)라는 미 코넬대 논문 선공개 사이트에 올리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여기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건, 논문과 특허의 상관관계다. 어떤 신기술 개발이나 발명 이후, 이번과 같이 관련 학계 등에 논문을 공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논문 발표만으로는 특허와 같은 독점적 권리를 가질 수 없어서다.

한국의 경우, 논문 게재 시점부터 1년 이내에 특허를 신청, 즉 출원해야 한다. 만약 1년이 지나 출원하게 되면, 논문에 공개한 자신의 기술이 오히려 ‘선행 기술’이 돼, 본인 특허가 거절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해외출원 역시 각국 특허청이 유사한 기준을 갖고 특허를 심사하는 만큼, 논문 게재는 신중히 하는 게 좋다.

다행히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설립 직후인 2008년 12월 ‘상전이조성물, 이의 제조방법 및 상전이조성물을 이용한 모듈의 제조방법’이라는 특허를 일찌감치 출원해 2011년 등록까지 시켰다. 관납료 미납으로 현재 이 특허는 소멸 상태나, 이후 연구소 측은 또 다른 특허를 출원해 2022년 5월 한국 특허청에 등록 완료했다. 이밖에 국제특허를 염두에 둔 듯 2022년 8월 PCT 특허까지 1건 출원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한 논문에, 앞서 출원한 특허에는 없던 내용이 추가돼있다면, 이 역시 발 빠른 출원과 해외 권리화가 요구된다.

관련 업계에선 LK-99의 이번 논문 공개를, 순진한 연구원들의 얼치기 공명심 정도로 치부하는 분위기 없잖다. 하지만 특허청 전자출원 사이트 ‘특허로’ 분석 결과, 연구소 측은 논문 공개 시점 전후로 ‘LK-99’를 비롯해 총 6건의 상표권을 발 빠르게 확보했다. 이 중 5건은 2023년 8월 무더기 출원됐다. 신규 특허 5건도 같은 달 동시에 추가 출원됐다. 이쯤 되면, 이번 논문 공개가 고도의 마케팅 전략은 아녔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2023년 8월 신규 출원된 LK-99 관련 특허 및 상표권[자료=특허로·KIPRIS]


늘 그렇듯, 대박 나는 특허엔 특허권을 놓고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만약 LK-99가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엄청난 돈이 몰릴 거다. 이를 두고 이해 당사자 간 첨예한 견해차나 법정 다툼을 미연 방지해야 한다.

이번 LK-99 관련 특허를 분석해보면, 앞서 언급한 이석배, 김지훈 외, 권영완이라는 고려대 소속 연구교수가 발명자로 게재돼 있다. 반면, 이들 3자 모두에게 직간접적으로 연구지원을 해줬을 고려대는 출원인에 공식 등재돼 있지 않아 향후 분쟁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특허사무소 공앤유는 총 3가지 가능성 제시한다. 첫째, 연구소와 고대간 모종의 계약에 따른 조치인 경우다. 연구소 측이 실질적 개발을 주도하고, 학교 측은 실험 검증과 같은 부수적 역할만 했을 때가 이에 해당한다.

둘째는 양자간 별다른 계약이 없는 상태에서 연구소 측이 독단적으로 또는 몰래 특허 출원을 진행한 경우다. 만약 그렇다면 학교 소속인 권 교수의 직무발명이 문제 될 수 있다. 나중에라도 학교 측이 특허권을 주장하면, 고대는 특허권의 최소 1/3 지분을 획득할 수 있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마지막으로 연구소나 권 교수가 고려대에 이같은 특허 출원 사실을 고지했음에도, 학교 측에서 별다른 액션 없이 사실상 권리를 포기했을 경우다. 가능성이 낮긴 하나, 현 이종호 과기부 장관이 워낙 유명한 유사 사례가 있어 개연성 아예 없진 않다. 이 장관이 원광대 재직 시설 KAIST와 공동연구를 통해 핀펫, 즉 반도체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 이때 원광대는 권리를 포기해 결국 KAIST 단독으로 특허권을 획득한 바 있다. 수년 뒤 이 특허기술은 상용화에 성공, 애플과 삼성 등으로부터 엄청난 로열티를 받는다. 이때, 원광대는 어떠한 권리도 주장할 수가 없었다. 만약 고려대가 이같은 경우라면, LK-99 성공 이후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다시 영화 ‘아바타’ 얘기다. 역설적이게도, 언옵테늄(un+obtain+ium)은 인류가 가질 수 없는 꿈의 광물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 LK-99가 부디 현재 인류가 직면해있는 모든 난제를 일거에 날려줄, 9원투수이자 9세주가 되주길 소망한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
[원병철 기자(boanon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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