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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IP 인사이트] 뷰티, 테크를 만나다

입력 : 2023-07-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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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염색제로 시작한 로레알, 8만건의 특허와 테크 기술력으로 세계에 우뚝
디지털 전문가 5,500여명에 연구개발에만 1조 6,590억원 투자


[보안뉴스= 유경동 IP칼럼리스트] 2023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타트업/테크 이벤트 ‘비바 테크놀로지 2023’. 대한민국은 이번 전시회에서 ‘올해의 국가’로 선정돼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선 스타트업, 테크 기업도 아닌 한 업체 부스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바로 세계 최대 뷰티 컴퍼니, 로레알이다.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서 열린 ‘비바 테크 2023’ 전시장내 로레알 부스 전경[자료=로레알]


로레알은 이번 비바 테크놀로지에 개인 맞춤형 진단 솔루션 등 최첨단 뷰티 테크를 선보였다. AI 기반 피부 진단과 버추얼 시연, 헤어스타일 제안 등 개개인에게 보다 풍부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로레알은 디지털 융합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가 아는 그 로레알이 맞나 싶다. 이쯤 되니, 로레알의 특허가 궁금하다.

▲특허 신규출원 로레알 R&D센터 톱10(단위: 건)[자료=그레이비]


114년전 모발염색제를 내놓으며 프랑스에서 출범한 로레알은 2023년 6월 기준, 전 세계에 총 8만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나라별로 보면, 자국 프랑스가 2만여건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이 잇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중국 다음으로 많은 2,825건의 로레알 특허가 출원 또는 등록돼 있다. 다음으로는 캐나다와 영국, 호주, 이탈리아 등의 순이다. 현재 시점, 로레알이 현재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다.

▲‘스타일 적용법’ 특허 도면[자료=USPTO]

이번엔 전 세계 각지에 나가 있는 R&D 센터별 특허 출원 현황이다. 앞서 확인한 국가별 특허취득 추이와는 묘한 차이가 있다. 순위권에 없던 멕시코나, 인도, 브라질 등이 눈에 띈다. 반면, 한국이나 독일 등은 새롭게 출현한 이들 신흥국가들 대비 상대적으로 밀리는 모습이다. 로레알이 장기적 안목을 갖고 긴 호흡으로 집중하고 있는 잠재시장은 따로 있단 걸, 특허는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다시 파리 ‘비바 테크놀로지 2023’ 현장으로 가보자. 이번 전시회에서 로레알은 자사 뷰티 테크 혁신 사례로, 화상회의를 하면서 원하는 가상 메이크업 룩을 선택할 수 있는 메이블린 뷰티 앱을 비롯해, 집에서도 손쉬운 셀프 염색을 가능케 하는 로레알 파리의 가정용 염색 디바이스 컬러소닉, 단 몇 초 만에 사용자의 얼굴 형태에 맞는 눈썹을 프린팅해주는 슈에무라 3D 슈:브로우 등을 선보였다.

이밖에 12개의 알고리즘과 10만개 이상의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정확한 피부 진단이 가능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 메타 프로파일러, AI 기반 스마트 카메라로 모발과 두피를 진단하는 케라스타즈의 K-스캔, 여드름을 포함한 피부 결점을 진단하는 라로슈포제의 스팟스캔 등 다양한 진단 솔루션도 내놨다.

▲‘피부 스펙트럼 측정 및 예측 시스템과 방법’ 특허 도면[자료=USPTO]

그럼 이와 같은 혁신 기술은 로레알 특허에 어떻게 녹아 있을까? 2023년 6월 현재 미 특허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스타일 적용법’이라는 로레알 최신 특허다. 예나 지금이나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준다는 건 꽤나 큰 결심을 해야 할 만큼 어려운 일이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희망하는 헤어스타일과 자신의 모발구조 등과의 간극 때문일 꺼다. 로레알은 AI를 활용, 본인 특유의 모발구조나 스타일 등을 미리 파악해 그에 최적화된 복수의 스타일을 합성 이미지로 제시한다.

특허 하나를 더 보자. ‘피부 스펙트럼 측정 및 예측 시스템과 방법’이라는 특허다. 광학장치를 활용해 각 개인의 피부 특성을 측정한 뒤, 그 결과값을 자체 선형화 계수 알고리즘으로 분석한다.

예컨대, 소비자가 립스틱을 고르기 전, 자신의 피부톤과 얼굴형태, 입술모양 등을 분석한 결과값을 바탕으로 최적의 색상을 추천받는다. 이후 증강현실(AR) 앱을 통해 해당 색상의 립스틱을 자신의 입술에 얹어 본 뒤, 최종 구매 여부를 판단한다.

이 특허는 ‘페르소’라는 로레알의 화장품 디바이스에 적용돼 지난 2020년 CES에서 첫 공개된 뒤, 이번 비바 테크놀로지 행사장에서도 업그레이드 모델이 시연됐다.

▲최근 3년간 로레알 특허출원 분야[자료=윈텔립스]


최근 3년간 로레알의 분야별 특허분류 현황에 따르면 화장품 또는 화장용 각종 제재 부문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이미지 등 디지털 데이터 처리’ 관련 분야다. 이 기술부문은 현재 로레알이 출원하는 특허의 11%에 달한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1%도 안 되던 분야였다. 로레알에는 5,500명에 달하는 디지털 전문가들이 근무 중이다. 웬만한 IT 전문업체 뺨치는 수준이다.

IT 인력을 포함, 총 9,500여명의 로레알 연구개발 인력은 전 세계 11개국, 20개 R&D센터에서 왕성한 특허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2년 연구개발 투자액만 전년 대비 10.6% 증가한 11억 3,860만 유로, 우리 돈 1조 6,590억원에 달할 정도다. 그 결과, 2023년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103억 8,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최근 K-뷰티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을 단순히 중국의 보복조치나 코로나 창궐에서 찾곤 한다. 하지만, 로레알과 달리 우리는 반짝 한류 마케팅에만 기댔던 건 아닌지, 그래서 테크와 혁신엔 소홀했던 건 아닌지, 짚어볼 일이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
[원병철 기자(boanon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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