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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내 보안 집중진단- 4] 활짝 열린 하늘길, 안전한 기내보안 위해 ‘강력한 규제’ 필요

입력 : 2023-07-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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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최고경영자부터 항공기내보안요원에 이르기까지 ‘보안’을 최우선 가치로 인식해야

[보안뉴스= 황호원 한국항공대 교수] 드디어 항공산업에 훈풍이 불었다. 코로나 위기를 성공리에 극복하고 점차 활기를 되찾으면서 빠르게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이 코로나 이전의 80% 가까이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gettyimagesbank]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5월은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5월 한 달간 LCC(저비용 항공사 : Low-Cost Carrier)를 이용한 여객은 554만 7,390명으로 2019년 5월 대비 0.2% 많았다. 지난 5월 국적 항공사(國籍 航空社)를 이용한 여객 수는 943만 5,371명이었는데, 이는 코로나19 발병 이전인 2019년 5월(1,087만 5,463명)의 87% 수준이다.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FSC(대형항공사 : Full-Service Carrier)의 5월 여객 수는 약 73% 정도였다. 예상보다 빠르게 LCC 여객 수 회복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이는 항공사나 공항 등에서 근무하는 항공인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협조와 상생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공항 보안검색 실패와 각종 기내 사고 발생 사례들은 다시금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항공업계에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염려된다. 본래 ‘보안’은 그동안 아무리 잘 지켜왔더라도 단 한 번의 ‘실패로’ 충분히 타격받을 수 있다. 특히, 항공 분야의 ‘보안’은 다른 분야에 비해 훨씬 크고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보안 종사자뿐만 아니라 관계 당국과 승객 모두가 협조에 총력을 다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항공운송사업자는 최고경영자부터 현장에서 근무하는 항공기내보안요원에 이르기까지 ‘보안’이 가장 최우선한 가치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항공사 입장에서 ‘보안’은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 승객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와 상충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심각하게는 항공 테러 내지는 사소한 기내 불법행위와 같은 보안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일반 사고보다 훨씬 더 커다란 사회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켜 사회 불안감 조성은 물론 막대한 경제적 비용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보안’을 가장 우선시하는 경영방침이 유지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항공기 안전과 승객의 생명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기내 범죄 대응을 위해 기장과 객실 승무원에게 운항 중 ‘특별사법경찰관리’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제7조 2항). 그런데 이러한 강력한 권한을 부여받았음에도 정작 현장에서는 미흡한 교육과 훈련 등으로 객실 승무원의 역할 수행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이는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보다 효과적인 기장 및 객실 승무원 보안 활동 수행을 위해 다음과 같은 역량 강화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항공운송사업자’는 자체 보안계획에 의거해 승객의 안전과 항공기 보안을 위해 필수적으로 객실 승무원 대상으로 기내 보안 교육 및 훈련을 충분히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시행 중인 항공 보안 초기교육 8시간으로는 교육훈련지침 제22조에 해당하는 교육내용 이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운항·객실 승무원 교육 시간을 늘려야 하고 높은 보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감독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승객’의 협조가 필요하다. ‘항공보안’은 분야의 특징상 다른 분야와 달리 경쟁 구도가 아닌 상호보완적 협력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필자의 경험상 ‘함께’ 협력하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에 따른 성과 역시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여러 사례들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ICAO는 2021년을 ‘보안문화의 해(YOSC : Year of Security Culture)’로 지정해 글로벌 보안 문화 증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ICAO는 보안문화 확산을 위해 ‘보안은 우리 모두의 책임(Security is everyone’s responsibility)’이라는 가치 아래 안전한 운항을 위해서는 보안 종사자뿐만 아니라 항공 보안 승객의 자발적인 협조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글로벌항공보안계획(GASP : Global Aviation Security Plan) TF팀은 2023년 3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회의를 개최해 새롭게 개정될 GASP 2.0에서 체약국이 추진해야 할 항공보안 정책 가운데 ‘효과적인 보안문화 유지 및 강화’를 채택했다.

우리나라도 승객이 항공기내의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규율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기장 등의 요청이 있다면 협조해야만 한다(항공보안법 제 22조 2항). 일반적으로 ‘보안검색’은 승객 입장에서는 ‘다소 귀찮고 불편한 절차’ 또는 ‘공항 이용 시 당연하게 누리는 서비스’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1차원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보안검색은 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중요한 절차’로 이해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보안에 대한 승객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철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다양한 보안 위협요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적절한 법과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기내난동행위, 기내반입금지 위해물품 반입 등을 시도하는 승객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대국민 인식 전환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환승장에서 공항검색요원의 수하물 개봉 검색에 반발해 소리를 지르며 드러눕고, 제지하는 검색 요원들을 할퀴는 등 난동을 부린 중국인 승객에 대해 경찰은 “흉기를 사용하거나 폭력성이 강했으면 구속했을텐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한 후 곧바로 석방 조치했다. 항공보안법 제50조에는 항공보안검색요원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폭행 등 신체에 위해를 주는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지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항공보안법으로 처벌된 사례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2010년 이후의 TSA(미국 교통안전청)에 의한 불법 무기 발견 사례들[자료=TSA, 2022]

항공보안을 저해하는 승객에 대한 처벌 규정은 있으나, 실제 적용된 사례는 극히 드물어 유명무실한 조항이 되고 있다. 위반 행위에 대해 즉각적이고 적당한 규제를 하지 않으면 지속해서 반복되므로 이같은 상황을 근절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교통보안청(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 이하 TSA)의 규제 적용 사례는 참고할 만한 자료다.

미국은 2010년 이후 항공산업 성장과 함께 대표적인 위해물품인 총기류 적발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자 2022년 총기류 불법 휴대 반입 시 벌금 미화 14,950달러(한화 약 2,000만원)로 상향하고, 일부 주(州)에서는 보안검색장에서 현행범으로 즉시 체포하도록 법제화했다. 또한, 이 같은 총기 반입 시도 승객은 TSA가 운영하고 있는 보안검색 간소화 프로그램(TSA PreCheck) 사용 권한을 최소 5년간 박탈하는 페널티(penalty)를 부과할 뿐만 아니라, 공항 이용 시 정밀보안 검색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보다 강화된 보안검색을 실시하도록 제도화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항공대학교·한국항공보안학회장 황호원 교수[사진=황호원 교수]

강력한 법 집행이 다소 지나치더라도 기내 질서와 치안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이익에 직결된다는 판단하에 정부는 치안확보 정책을 강력하게 지속 추진하기를 제안한다.

일각에서는 공정사회 실현을 위해 위법·편법행위에 대해 보다 엄격한 법 집행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이는 범죄 결과에 따른 철저한 처벌이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는 위반행위 또는 죄를 짓지 않게 하는 효과를 지니게 된다는 억제이론 또는 합리적 선택 이론의 핵심이다).

최근 발생한 사고로 지금은 항공보안의 총체적 난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런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항공보안에 숨겨져 있던 허점을 찾아 대책을 강구하는 등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경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
[글_황호원 한국항공대 교수/한국항공보안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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