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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전 세계 테크 관련 정책 이야기

  |  입력 : 2023-02-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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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도 어김없이 많은 일들이 테크 분야에서 일어났다. 미국은 계속해서 테크 생산과 소비를 독자적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고, 여기에 유럽 역시 대응하는 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1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챗GPT 때문에 미국 정계도 소란스럽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새해 들어서도 테크 분야의 변화와 흐름은 쉬지를 않는다. 미국은 칩셋을 자국에서 생산하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희망이 가득하다. 유럽도 이에 질세라 비슷한 법안을 마련했는데 의외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조직들은 방어에 의무를 보다 무겁게 질 예정이고, 바이든과 모디는 악수를 청했다.

[이미지 = utoimage]


테드 리우 의원과 로봇
정계와 국회에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윤리적 논란이 불거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1월 테드 리우(Ted Lieu) 의원처럼 이 부분을 정확하고 날카롭게 꼬집어 낸 사례는 없었다. 그는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다음과 같이 썼다.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무기들이 거리에 가득한 세상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제 어느 거리를 걸어가더라도 당신의 목숨에 대한 결정을 그 기계들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없애기 힘든 편향성으로 물들어 있고, 해커들이 각종 공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그런 기술적 산물들이 말이죠.” 그런 논조가 두 문단 정도 이어지더니 리우 의원은 다음과 같이 썼다. “여기까지는 태어난 지 2~3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산문을 작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인 챗GPT가 쓴 내용입니다.”

인공지능과 각종 테크 기술에 대하여 긍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든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든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완벽한 기술이 아니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리우는 해당 칼럼을 통해 테슬라에서 만든 자율 주행 차량이 일으킨 사고, 소셜미디어에서 이데올로기의 극단화를 부추기는 봇, 인공지능 프로파일링이 보여준 인종차별주의적인 결론들 등 예시를 몇 가지 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문제들에 정책 입안자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

리우 의원은 인공지능을 관리한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인물이다. 특히 식약청이 음식물과 약품을 관리하듯이 인공지능도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FDA처럼 인공지능을 관리하려면 여러 가지 세부적인 내용들이 결정되어야 하는데, 그 무엇보다 어느 연방 기관에서 인공지능 관리를 도맡을 수 있느냐는 것이 난제로 남아 있다. 상무부, 국토안보부, 국방부 등 다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일상으로 들어오는 속도를 법과 제도라는 사회적 장치가 따라잡을 수 있냐는 본질적인 질문에도 아직 정확한 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칩셋
지난 해 미국에서 등장했던 반도체 법안(CHIPS Act)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업체들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을 약속하면서 미국 IT 업계의 환호를 받았다. 그리고 그 약속이 올해 들어 성취되기 시작할 전망이다. 그래서 각 주들은 생산 기지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NBC에 의하면 여러 가지 방안들이 나오고 있는데, 세금 감면에서부터 칩셋 생산자들을 위한 맞춤형 규정까지 약속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기업들도 여기에 반응하고 있다. 3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여러 주에 약속하고 있으며, 자신들도 1억 87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중이다. 여기 저기서 희망 넘치는 소식과 약속들이 나오는 중인 건데, 그것이 실제로 지켜질지, 더 나아가 그 약속들이 지켜짐으로써 미국 정부가 꿈꾸는 IT 강국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한참을 더 지켜봐야 할 수 있을 것이다. 돈만 쓰고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미리부터 비관할 이유는 없다. 모든 주의 공공 기관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 기회를 잡아 의미 있는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 진지한 자세로 달려들고 있고, 그것을 욕할 이유는 아무 데도 없다. 미드웨스트의 경우 이미 30년 전에 생산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곳인데, 이런 지역에서도 강력한 의욕을 보여주는 중이다. 선벨트의 경우 제조업과 관련된 전통과 유산보다 미래 생산 기지들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캔사스, 애리조나, 미주리 모두 열성적으로 테크 산업 유치를 위해 애쓰는 중이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분위기는 하나도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NBC는 “칩 생산에 필요한 전문 인력이 미국에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금과 시설만 늘린다고 갑자기 미국이 칩 생산국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칩 생산 전문 인력은 고도의 전문가들이며, 오랜 경험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NBC는 강조했다. 그래서 뉴욕타임즈도 “해외 이민자들에게 발급하는 취업 허가증을 보다 편리하게 내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하지만 이민자는 정치적 민감 사안이라 정치권에서 어떤 식으로 접근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게다가 모두가 잊고 있는 듯 한 문제가 하나 남아 있다. 인건비다. 미국인 노동자들이 미국의 노동 문화와 인프라에서 생산하는 칩셋은, 아시아에서 생산된 칩셋보다 가격이 비쌀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대량으로 칩셋을 생산해봤자, 소비자들에게는 ‘더 비싼 칩’밖에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칩 생산국이 된다한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을 수 있을까?

유럽의 거울 같은 대응
바이든이 공급망을 확보한다며 대규모 투자를 미국에 집중시키는 건 비단 테크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기 나라 돈을 자기 나라에 쓴다고만 본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지금 진행되는 투자는 ‘우리만으로도 어느 정도 자급자족 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즉 ‘타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방향성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전략적 동맹 세력들이다. 하지만 동시에 라이벌이기도 하다. 유럽연합은 현재 얼마나 많은 미국 기업들을 고소하고 있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달 유럽연합 의원장인 폰 데어 라이엔은 대형 보조금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세금 감면은 물론 보다 완화된 규정 적용 등이 약속되어 있다고 했다. 미국의 움직임에 발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폰 데어 라이엔은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일 먼저 이러한 계획을 발표했고, 유럽의회에서도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를 두고 새로운 ‘넷제로 산업법(Net-Zero Industry Act)’이라고 명명했다. 사실상 미국 반도체법의 유럽연합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이른 바 ‘클린테크’라고 하는 친환경 기술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폴리티코가 “많은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이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한 유럽연합 간부로 보이는 익명의 제보자는 “이 계획이 프랑스에서 작성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오랜 시간 ‘강한 유럽’을 외쳐온 인물이다. 여기서 ‘강한 유럽’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그런 유럽을 뜻한다. 그는 유럽 기업들을 위한 새로운 경쟁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각 국가들이 테크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반미주의가 섞인, 프랑스 우선주의에 입각한 정치를 하는 인물인 것이다.

이탈리아의 공무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문건에 의하면 넷제로 산업법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이득을 보는 건 프랑스와 독일일 뿐이라고 한다. 유럽연합의 경쟁 담당 집행위원이며, 미국 기업들의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마저도 이 법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일단 미국이나 유럽이나 비슷한 장치를 가지고 기술을 발전시키려 하는 건 분명한데, 유럽연합 쪽에서는 잡음이 조금 더 나는 편이다.

브뤼셀에서의 벌금형
미국 기업과 유럽연합의 싸움은 지속되고 있다. 2023년 1월 시점으로는 유럽연합 측이 대부분 승리를 거머쥐고 있다. 이미 중요한 적수 세 개가 꺾였다. 애플, 메타, 틱톡이다. 프랑스의 데이터 보호 위원회는 애플에 8백만 유로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광고에 활용하는 부분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의 GDPR 감독 기구는 메타에 4억 유로라는 벌금을 명령했다. 개인정보 처리에 있어 고객들에게 선택을 강요했기 때문이란다. 프랑스는 틱톡에 5백만 달러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앱의 쿠키 설정을 거부하는 게 너무나 불편하게 짜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정부는 1년 전 러시아가 전쟁을 선포한 이래 현재까지 1500건이 넘는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국방 및 공공 민간 시설을 겨냥한 것이었다. 공격을 감행한 이들은 잘 알려진 러시아의 공격 단체들로 팬시베어(Fancy Bear)나 코지베어(Cozy Bear)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의 경우 피싱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여러 단체들에 침투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대량 피싱 이메일의 경우 돌핀케이프(DolphinCape)라는 멀웨어를 내포하고 있었고, 제목에는 “폭탄을 실은 드론을 식별하는 법”이라고 적혀 있었다. 실제 드론 공격을 자주 당하고 있던 우크라이나인들은 이 제목에 많이 속았고, 피해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피싱 공격을 효과적으로 탐지하는 방법을 교육 자료 형식으로 담아 배포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그 후에는 공격을 허용하는 기업들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마크 워너(Mark Warner)라는 미국 의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거세긴 하지만 성공 확률은 보잘것없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러시아가 대단히 파괴적이고 심각한 사이버 공격 능력을 서방 국가에 선보인 적이 없습니다. 만약 그런 공격을 성공시킬 경우, 더 막강한 사이버전 능력을 맞닥트리게 될 것입니다.”

바이든, 모디를 만나다
1월이 끝나갈 무렵 미국의 바이든과 인도의 모디가 만나 테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슈퍼컴퓨터, 반도체, 인공지능, 각종 무선 솔루션, 국방 기술 등이 거론됐다고 타임즈는 보도했다. 테크를 취미로 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만나 잡담한 게 아니었다. 핵 무기를 소유한 거대한 나라의 수장 둘이 나눈 이야기였다. 왜 이 둘이었을까? 중국이라는 공통의 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는 공급망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공통의 목표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다.

바이든에게는 또 다른 목적이 있다. 모디와 러시아 사이의 오랜 협력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오랜 시간 러시아의 테크와 국방 업체들로부터 각종 기술과 무기들을 사들였다. 인도의 지갑이 미국 쪽으로 열리게 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나서고 있다. 백악관의 국가 안보 고문인 제이크 설리반(Jake Sullivan), 미국 상무부 장관인 지나 라이몬도(Gina Raimondo), 그 외 유력한 기업들의 수장들도 전부 인도 공략에 협조하는 중이다.

글 : 카를로 마시모(Carlo Massimo),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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