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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판] 미래의 인재들마저 모자란 세상, 교육 현장과 IT 업계의 고민은?

  |  입력 : 2023-01-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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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분야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는 물론 각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여러 가지 해결 시도도 모색되는 중이다. 기본 교육을 마친 사람들을 영입해 회사에서 가르치기도 하고, 유명 인재들을 대학에서부터 스카웃하기도 한다. 현재의 상황을 광범위하게 짚어 본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여러 기업들이 금 대신 데이터를 캐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기술에 능한 사람들을 꾸준히 요구하기 시작했다. IT 분야에서 숨가쁘게 탄생하는 각종 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과학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과 같은 인재들이 꼭 필요했고, 그에 맞춰 다양한 교육 코스들이 등장했다.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커리큘럼이 신설되는 것은 물론 코딩 부트캠프, 각종 사설 학원들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미지 = utoimage]


심지어 IT에만 집중한 대학 캠퍼스들이 새롭게 건축되기도 했고, 유료와 무료 온라인 코스는 셀 수도 없이 많아졌으며, 등록자들 역시 구름 떼처럼 몰려들어 새 시대에 맞는 새 기회를 잡으려 했다. 각종 뉴스 매체들도 그런 새 IT 전문가들이 받는 높은 연봉을 연일 보도했다. 그런 세월이 못해도 10년은 흘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 스토리를 썼고, 그것에 자극을 받은 젊은이들이 쉴 새 없이 도전해 왔다. 자, 그렇다면 왜 우리는 지금 인재난을 겪는 것일까? 빛나는 내일을 준비하던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많은 사람들이 IT 분야에서 미래를 찾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라고 부추겼다면, 사실 지금쯤 우리는 충분한 IT 인재들을 갖추고 있어야 맞다. 그리고 그 인력으로 인해 IT 에서는 더 많은 혁신이 나타나고 더 많은 변화가 있었어야 한다. 하지만 마이크 타이슨이 말한 것처럼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맞기 전까지는.” 많은 이들을 공부시키면 됐을 거라고 우리는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것보다 좀 더 복잡한 듯하다.

우리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 어느 정도 수준으로 코드를 작성할 수 있게끔 가르칠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해 왔다. 하지만 그것이 인재 부족 현상을 해결할 방법일까? 답은 ‘아니오’이다. 프로그래밍 기술만으로 IT나 테크 인재가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 기술을 기본으로 해서 더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해서 들어가고, 여러 가지 분야를 융합해서 학습해야 한다. 테크 분야는 계속해서 변하고, 따라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도 늘 바뀐다. 교실에서 생각하는 미래 직무 능력과, 실제 현장의 필요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그 많은 교육 코스에 반영하지 못했다.

지난 2012년 뉴욕 시는 테크 허브로 변모하고자 여러 가지 투자를 감행했다. 그러면서 제일 먼저 코넬공과대학의 응용 과학 학과와 엔지니어링 학과가 구글의 뉴욕 본부에 임시로 캠퍼스 비슷한 워크숍을 신설하기도 했다. 그리고 몇 년 지나서 루즈벨트아일랜드에 영구적인 캠퍼스를 마련하고 첫 번째 건물을 지어 올리기 시작했다. 뉴욕을 IT 허브로 만들기 위한 이 거대 프로젝트는 2037년에 마무리 될 계획이다.

코넬공과대학의 이러한 행보는 소프트웨어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는 시대에 맞는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 중 하나다. 하지만 산학이 협조하여 새로운 교육 시설을 ‘대학 스타일’로 만들어 학생을 모집하는 것, 그 오래된 인력 양성 모델이 지금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효과적일 수 있을런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코넬공과대학이 그렇게 움직이고, 지금까지도 캠퍼스를 열심히 확장하고 있지만, 그런 가운데 현장에서는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에지 컴퓨팅, 프라이버시 관리, 고효율 에너지 소비, 양자 컴퓨팅과 같은 기술들이 새롭게, 그리고 빠르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새 분야가 계속해서 등장할 건데, 그 때마다 건물을 올리고 교수들을 모집하고 학생들을 모집하는 순서로 인재를 양성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너무 비싸고, 너무 느리니 말이다. 우리에게는 IT와 기술의 혁신보다 어쩌면 기술 인력 양성 방법의 혁신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테크 분야에 진출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커리큘럼을, 실제 현장의 변화에 맞게 준비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교육 ‘기관’이 아니라 민간 사업자들이 교육을 사업 아이템으로서 준비하고, 실제 시장에 나와 성황리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테크 분야의 인재가 모자라도 너무 모자라다는 건 이런 교육 산업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며, ‘천재’로 묘사되는 소수의 인물들이 산업 전체의 스타로 떠오를 것을 예감하게 한다. 현재의 IT 고용 시장을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보자.

인재난이 있긴 한가?
“약 10년 전, ‘테크 분야의 기술’이라는 말은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과 동의어였습니다. 즉 프로그래밍이 테크 분야를 대표하는 기술이었죠.” KPMG의 인간 자본 분야 고문인 브록 솔라노(Brock Solano)의 설명이다. “그 때의 기억이 남아 있어서인지, 지금도 ‘테크 분야에 인재가 없다’고 말하면 ‘코딩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로 알아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솔라노는 개발자와 프로그래머만 따진다면 전혀 인재가 모자란 상황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테크 분야의 인재 부족’은 사이버 보안, 데이터 과학, 머신러닝, 가상현실, 블록체인과 같은 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지적하는 겁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예를 들어 사이버 보안이라는 기술적 전문성을 산업과 사업, 생산이라는 맥락에 맞춰서 풀어내어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건 코딩을 할 줄 아느냐 마느냐와는 전혀 다른 문제죠. 기술적 능력과 지식을 기반으로 다른 방면의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사람,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이는 분야를 연결시킬 통찰을 가진 사람이 부족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라노는 “그런 통찰이 학교에서 제대로 길러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기업들 사이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오히려 회사 내부적으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해내는 작업을 하나 둘 시작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시도들 속에서 금융 기관 혹은 기업들은 데이터 과학자들을 육성할 수 있겠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전문가가 공급망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겠죠. 여러 분야들이 디지털 기술과 융합하는 중이고, 그런 ‘융합적 지식’을 갖춘 인재가 부족한 건 맞습니다.”

데이터 과학자들은 꾸준이 모자라다
머신러닝 전문 업체 클리어엠엘(ClearML)의 CEO 모세스 거트만(Moses Guttmann)은 “몇 년 전 데이터 과학 열풍이 대단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데이터 좀 만진다 하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스로를 데이터 과학자로 소개하는 게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마다 데이터 과학자가 되는 법을 블로그 글로 올리고, 각종 칼럼들이 난무했습니다. 그래서 주니어 레벨의 데이터 과학자들이 시장에 많이 진출했고, 시장은 데이터 과학자들로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과학자가 시장 내에서 일시적으로 포화 상태가 되자 그렇게 높다던 그들의 연봉은 줄어들었고, 테크 기업들 중 데이터 과학자들을 일부 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이터 과학자의 필요가 사라진 건 절대 아닙니다. 시장 전체로 보면 오히려 지금도 충분하다고 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데이터 과학 분야에 대한 과장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온 탓에 주니어들도 전부 국제적인 기업들이나 해 줄 수 있는 대우를 요구하게 됐어요. 지금 이런 주니어들이 회사에서 해고되고 예전만큼의 대우를 못 받게 되는 건 과거의 불균형이 시장 원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이제 데이터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큰 기업의 문만 두드리며 사실상 실직자로 사느냐, 아니면 작은 기업에라도 들어가 전문성을 발휘하느냐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서서히 데이터 과학자가 여러 기업들에 퍼져갈 것이라고 보고,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거트만은 2008년 대 불황의 시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직무를 바꿨다고 말한다. “그 때도 테크 분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때는 자바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났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그 자리를 파이선과 고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불황이 찾아오려는 때에 이 두 가지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죠. 하지만 그 유행은 잠시만 이어질 뿐입니다. 자바가 다른 언어로 대체된 것처럼 말이죠. ‘프로그래밍 언어’는 테크 기술의 전부일 수 없습니다.”

테크 인재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다
해커어스(HackerEarth)의 CEO인 사친 굽타(Sachin Gupta)는 “최소 지난 5년 동안 산업에서 요구되는 인재의 수가 교육 현장에서 양육되는 인재의 수를 계속해서 초과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시장에 온라인 강좌나 코딩 부트캠프의 수가 크게 늘어났죠.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있어서는 인력의 측면에서 꽤나 충분한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쳤습니다. 코딩 기술이나 개발 능력이 IT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IT의 다른 영역에서는 아직 사람의 수가 채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굽타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에는 코딩 교육을 실시해 시장에 모자란 인재들을 충원하는 게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의 교육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현재 모든 기업들이 산업을 막론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어디에나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데이터 과학자나 머신러닝 엔지니어 등이죠.”

문제는 데이터 과학이나 머신러닝은 코딩처럼 부트캠프 차려서 6개월 안에 뚝딱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속에서 통찰을 이끌어내는 것이나, 그런 데이터 분석을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것이나 꽤 긴 시간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어야만 개발되는 능력입니다. 물론 그 교육과 훈련의 기간을 줄이면 줄일수록 모두에게 유리하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만 되는 것도 아닙니다. 현장의 경험이 동반되어야 하죠.”

굽타는 비슷한 이유로 인공지능과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도 사람이 모자란 상황이라고 설명을 잇는다. “둘 다 이론만으로는 현장에서 역할을 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기본 지식을 가지고 현장에서 수년 동안 여러 경험을 쌓아야 전문성이 발휘되기 시작하죠. 그래서 일부 기업들에서는 똑똑하고 ‘센스가 좋은’ 새내기를 뽑아서 회사 내부에서 교육을 시킵니다. 꽤나 좋은 회사들이 이전보다 넓게 문을 열고, 배우려는 사람들을 받아들여 필요한 IT 기술을 가르쳐주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어려운 IT 기술을 익힐 마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금이 꽤나 좋은 시기일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전환에 따라 인재상에도 전환이 일어난다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인프라를 옮기는 시도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있어 왔다. 원스트림 소프트웨어(OneStream Software)의 수석 클라우드 책임자인 마크 앵글(Mark Angle)은 “그러면서 인력 시장에서도 변화가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같은 개발자라도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의 개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요구되는 것이죠. 즉 오랜 경험과 뿌리 깊은 이력이 없더라도 도전해볼 수 있는 쪽으로 시장이 변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누구나 배우려 하고 도전하려는 진지한 결단만 있다면 기술 분야처럼 진출하기 쉬운 곳도 없다고 봅니다. 항상 새로워지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금세 동일선상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두가 완벽한 동일선상에서 출발하는 건 아니다. 앵글은 자신의 말을 좀 더 상세하게 풀어놓는다. “테크에 대한 기본 이해도 정도는 있어야 하겠죠. 그리고 테크 분야 전반에 대한 관심도 있어야 하겠고요. 거기에다가 새로운 걸 배우려는 적극적인 마음만 있어도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배운 사람보다 훨씬 멀리 갈 수 있습니다. 늘 그런 건 아니고 지금이 딱 그런 시기라고 봅니다. 학교에서 커리어를 예측하기 참 힘든 때이기 때문이죠.”

사이버 보안이 택한 양날의 검이 작용 중이다
뉴하버시큐리티(NuHarbor Security)의 부회장인 잭 다나히(Jack Danahy)는 “사이버 보안 산업이 테크놀로지에 집중한 것이 산업 전체의 성공을 견인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초래하기도 했다”고 평가한다. “IT 기술을 가지고 보안을 하려 했기 때문에, IT 산업과 함께 보안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안의 기술이라는 것이 쉽게 사라지는 것이 되어버렸어요. 인프라나 애플리케이션이나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해커들도 상황에 맞게 다른 도구와 방법들을 사용하고, 그러면 또 보안 업계는 그것을 쫓아가야 하죠.”

또 테크놀로지에만 집중을 하다 보니 ‘운영상의 보안’이라는 점에서 발전이 더뎠다.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 집중하다 보니 운영상에서 생기는 보안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졌죠. 보안의 여러 가지 문제가 운영의 실수나 오류에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걸 기술적으로만 접근하려니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됐고, 그러면서 보안 기술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불신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한 때는 보안보다 보험이 낫다는 소리까지 나왔을 정도로요.”

다나히는 “기술을 빨리 익히는 게 능력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되면서 보안은 오히려 후퇴했다”는 입장이다. “2보 전진을 위한 뒷걸음이라는 말이 있죠? 지금 사이버 보안 업계는 오히려 2보 후퇴를 위해 한 걸음 전진했던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기술로 뒷받침 되는 환경에서 보안 사고가 발생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기술에만 집중해서는 안 됐습니다.”

그러면서 다나히는 ‘패치’를 대하는 온도 차이를 예로 든다. “보안 업계는 항상 소프트웨어 최신화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말을 잘 듣지 않아요. 보안 업계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왜 패치를 즉각 적용하지 않는 것인지, 왜 비밀번호를 예나 지금이나 1234나 password와 같은 것들로 설정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울화만 터지죠. ‘건강한 사업 운영에 대한 공통된 책임’이라는 윤리관 자체가 성립될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테크 발전의 속도를 쫓아가는 것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최고의 덕목이었으니까요.”

앞으로 사이버 보안 교육은 좀 더 종합적인 ‘조직적 건강함’을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다나히는 강조한다. “식상한 말일 수도 있지만 사이버 보안은 점점 더 전인교육을 거친 사람에게 어울리는 분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보안의 기술적 입장만 강조하는 사람은 더 이상 환영 받기 힘들 겁니다.”

개발과 보안 사이의 격차가 심각하다
클라우드 보안 플랫폼인 오크나인(oak9)의 CEO 라지 다타(Raj Datta)는 “오크나인과 같은 회사가 존재 가능한 이유는 거대한 기술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진단한다. “개발자는 보안을, 보안인은 개발의 현실을 서로 너무나 모릅니다. 각자의 전문성이 어우러져야 하는데, 서로 평행선만 긋는다는 겁니다. 이 둘을 다 아는 사람들은 너무 드물고, 몸값이 너무 비싸 고용하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저희 같은 대행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죠.”

다타는 이런 기술 격차가 교육 과정의 커리큘럼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교육 과정은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길러내지 못합니다.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코딩 기법이 매일처럼 나오고 있고, 이런 것들이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죠. 기업들이 이전과 달리 이력이 아니라 ‘배우려 하는 태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입니다. 오크나인도 최근 부트캠프와 협력하여 개발자들을 뽑았는데, 대부분 다른 언어도 다양하게 익히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새로운 분야의 전문가들, 영입이 불가능하다
기술 분야 교육 기관인 스티글러에드테크(Stiegler EdTech)의 COO 파샤 메이어(Pash Maher)는 “기술 발전이 방향이나 속도의 측면 모두에서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교육 기관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뭔가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게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전의 교육 체계로서는 솔직히 말해 지금의 테크 분야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웹3.0이나 블록체인이 화제가 되었을 때, 교육 기관들은 교수 찾기에 큰 애를 먹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교육 기관들은 비슷한 일을 겪을 겁니다.”

메이어는 최근 몇 년 동안 학위보다 구글과 MS 등과 같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자격증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설명을 이어간다. “AWS도 2025년까지 2900만 명의 사람들에게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교육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로 스티글러에드테크와 파트너십을 맺었지요. 테크 기업들이 교육의 현장이 되어가는 현상은 분명히 여기 저기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도 모자라는 인력을 충분히 채우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된다. “저희 회사가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상황만 따지자면, 아직도 테크 분야의 공석은 2만 개가 넘습니다. 내년 컴퓨터 과학 졸업생은 25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요. 물론 2만 개의 공석 전부가 대학을 막 졸업한 사람들이 채울 수 있는 주니어 레벨의 직무는 아닙니다만, 현실과 교육 현장의 격차를 단적으로 볼 수 있죠. 이런 속도라면 대략 잡아도 10년은 지나야 시장 내에 충분한 인재들이 있게 될 겁니다.”

규모의 성장에 따른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테크 엘리베이터(Tech Elevator)라는 코딩 부트캠프의 CEO인 안토니 휴즈(Anthony Hughes)는 이전에 비영리 단체에서 근무하며 여러 스타트업을 상담한 경험을 공유한다. “테크 분야의 여러 스타트업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안타까웠던 마음이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제3자인 제가 보기에는 성장이 곧 막힐 거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대부분 실제 그랬고요. 그 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인력이라는 면에서 ‘미래 동력’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어요. 사람은 늘 수급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당시 휴즈는 클리블랜드에 있었다. 클리블랜드 전체에서 매년 배출되는 컴퓨터 과학 전공자들은 280명에 불과했다. 그 중 절반은 졸업 후 다른 도시로 이주했다. “그럼에도 클리블랜드에서 매년 나오는 채용 공고를 집계하면 테크 분야 공석은 8000개가 넘어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재 확보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서는 성장하기가 힘들죠.”

대학 졸업자들 중에서 인력을 고른다는 건 여러 국가들에서 이미 한계를 나타낸 인력 수급 전략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트캠프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것이 온전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휴즈는 강조한다. “부트캠프는 주로 코딩을 배우는 학원과 같은 곳입니다. 이곳을 거치면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를 갖출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추가적인 교육과 훈련을 이어갈 수 있죠. 부트캠프에서 완성형 인재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회사에서 불러와 가르칠 수 있을 만한 사람을 뽑는 게 전부라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들이 느긋하게 사람을 가르치고, 육성된 사람이 가치를 발휘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많은 기업들은 정반대의 상황일 것이다. 그래서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즉시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하는 게 더 선호되는 전략이다. “투자 회사를 끼고 유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을 스카웃 하려는 시도가 조금씩 눈에 띄고 있습니다. 스탠포드나 MIT, 카네기멜론 대학과 같은 유명 교육 기관에서 미리 유망한 인재들을 점찍어 놓고 각종 금전적 혜택을 주기도 하죠. 그만큼 인재 영입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일이 된 것입니다.”

하드웨어 분야에도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
위에서 ‘테크 분야의 인재’라고 하면 ‘코딩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꼭 코딩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찾는 인재가 ‘소프트웨어’에 국한되어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어떤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를 통해 구현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유선 연결 솔루션 전문 업체 알파웨이브IP(Alphawave IP)의 CTO인 토니 챈 카루손(Tony Chan Carusone)의 설명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반도체 제조업이 매우 고루하고 재미없는 일이라고 알고 있죠. 우주복 같은 거 입은 사람들이 문 꼭 닫힌 실험실에 하루 종일 갇혀 작은 뭔가를 오물조물 다루고 있는 이미지만 TV나 영화에 나오니까요. 게다가 하드웨어 교육에 비해 소프트웨어 교육이 현재 학교들에서 훨씬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어린 학생들은 게임 개발이라고 하면 ‘와!’하지만 반도체 생산이라고 하면 흥미를 잃습니다.”

카루손은 이런 ‘은근한 하드웨어 경시’ 풍조가 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도체는 모든 네트워크 인프라, 자동차, 각종 가전장비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부품입니다. 세상의 모든 개발자들과 IT 전문가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도 하죠. IT 분야에서 반도체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만큼 안정적인 것도 드물 겁니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반도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카루손은 “교육이라는 면에 있어서 트렌드를 좇는 것도 중요하지만, 온갖 유행 뒤에서 꾸준하게 자기 역할을 변함없이 해내고 있는 IT 기술을 꾸준히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건 교육 기관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까지도 즉각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과 배움을 선호하니까요. 하드웨어라는 건 그처럼 화려한 즉시성을 보이기는 힘든 분야입니다.”

글 : 조아오피에르 루스(Joao-Pierre S. Ruth),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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