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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마트시티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슈퍼시티’

  |  입력 : 2022-02-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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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지역주민 중심의 최첨단 미래도시 ‘슈퍼시티’ 구상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에서 스마트시티는 2010년 이전까지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가적인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면서 에너지 효율화를 목표로 한 스마트시티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2019년 6월 개최된 레이와 슈퍼시티·스마트시티 포럼 2019 패널 토론[사진=일본 내각부 홈페이지]


도시의 안정성 향상과 재해 리스크 제어, 환경 부하 저감, 공공 서비스의 편리성 향상, 행정기능의 고도화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본의 스마트시티 정책은 각 중앙 행정 부처별로 다양하게 추진돼 왔다. 하지만 에너지와 교통 등 특정 분야 및 특정 지역의 과제 해결을 위한 기술 실증 실험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으며, 지역 주민 중심이 아닌 정부나 기업 등 공급자 주도로 사업이 진행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스마트시티 개발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일본 정부는 최첨단 기술을 일시적으로 실증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생활 전반에 적용하는 미래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것이 바로 ‘슈퍼시티(Super City)’ 구상이다.

첨단 서비스를 삶에 구현시키는 미래도시
‘슈퍼시티’란 지역주민의 눈높이에서 지역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서비스를 삶에 구현시킨 형태의 도시를 말한다. ICT를 활용해 도시의 스마트화를 지향한다는 의미에서는 스마트시티와 방향성이 같지만, 공급자 입장이 아닌 철저히 지역 주민의 시각과 입장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스마트시티와 다르다.

스마트시티는 에너지 소비의 효율이나 쓰레기 처리 등 특정 분야의 과제 해결에 중점을 두었다면 슈퍼시티는 국가전력특구(‘세계에서 가장 비즈니스 하기 좋은 환경’을 목표로 일본 정부가 특정 지역과 산업 분야에만 파격적인 규제 개혁 및 제도 완화,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구역)를 활용해 슈퍼시티 특구로 지정된 도시 전체를 스마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 정부는 2018년 10월 ‘슈퍼시티 구상 실현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2019년 2월 슈퍼시티 구상 실현을 위한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0년 10월 슈퍼시티 추진을 위한 ‘국가전력특구 기본방침 개정안’이 의결됐으며, 같은 해 12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슈퍼시티 특구 지정에 관한 공모를 개시했다.

▲스마트시티와 슈퍼시티의 차이[자료=일본 내각부]


지역주민 중심의 ‘슈퍼시티’
일본 정부에서 구상하는 ‘슈퍼시티’는 새롭게 도시를 개발해 그곳에 새로운 주민을 모으는 ‘그린 필드형(Green Field)’과 이미 존재하는 도시에 주민 합의를 형성해 필요한 도시개발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브라운 필드형(Brown Field)’의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본 내각부에서 발표한 슈퍼시티 구상안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활 전반에 걸친 첨단 서비스 제공 :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금융·운송·의료·교육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도시 전체의 스마트화와 최적화를 추진한다.

데이터 연계 기반 구축 : 여러 분야에서 첨단 서비스 실현을 위해 도시 간 데이터 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도록 도시 간 연결 사양(API)의 공개를 의무화한다. 도시간 데이터의 상호 연계 및 호환성 확보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의 연계·공유를 추진한다.

획기적 규제 개혁 : 구역회의(국가전략특별구역에서는 구역계획의 작성, 인정구역계획 및 그 실시에 관한 연결 조정 등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및 국제적인 경제활동 거점 형성에 관해 필요한 협의를 실시하기 위해 구역별로 국가전략특별구역회의를 조직하도록 규정)에서 사업계획과 규제 개혁안을 동시에 검토 후 작성한 기본 구상을 주민합의를 거쳐 총리에게 제출하고 공표한 뒤, 국가전략 특구 자문회의의 심의 등을 거쳐 일체적·포괄적인 규제개혁을 도모한다.

슈퍼시티 프로젝트 추진 시에는 주민 합의가 기존 전제가 되며, 주민의 의향 확인 및 합의는 법률에 따른 일률적인 방법이 아니라 각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는 의향 확인 방법을 지역별로 선택해 의향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주민의 개인 데이터를 취급하는 사업을 수행하고자 할 때는 주민 개객인의 동의 취득이 필수이며, 개인정보의 적정한 관리와 보안 확보가 요구된다.

▲주민 의향 확인・합의의 방법 예시[자료=일본 내각부(2030 슈퍼시티 구상안)]


슈퍼시티 구현에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
슈퍼시티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로는 일본 지방 도시의 고령화 및 인구감소, 이에 따른 인재 부족 등의 사회과제 해결에 이바지하는 AI, IoT,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첨단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결제, 운송·교통, 행정 및 교육 서비스, 의료·헬스케어, 에너지·환경·수자원·폐기물 처리, 방재·방범, 관광, 데이터 연계 기반, 5G 네트워크, 토지·인프라 개발 등 주민의 생활 편리성 향상에 기여하는 기술·서비스도 주민 중심의 도시 스마트화 실현을 위해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슈퍼시티 구상도[자료=일본 내각부(2030 슈퍼시티 구상안)]


기업과 지자체의 매칭을 촉진하는 슈퍼시티 오픈랩
일본 내각부는 슈퍼시티 구상을 고려하는 지자체와 사업자를 위해 정보 공유와 네트워크 구축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슈퍼시티 오픈랩’을 운영하고 있다. 슈퍼시티 오픈랩이란, 슈퍼시티 구상에 관련된 지식 및 기술을 가진 기업이 가상 전시부스를 통해 상시 출전함으로써 지식의 수집에 곤란을 느끼는 지자체와 사업자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커뮤니티다. 슈퍼시티 오픈랩을 통한 지자체와 기업의 매칭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일본 슈퍼시티 오픈랩의 기업-지자체 간 매칭 구조도[자료=일본 내각부 지방창생추진사무국 2021]


우선 슈퍼시티 관련 기술·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이 국가전략특구 홈페이지를 통해 슈퍼시티 오픈랩에 신청하면 특구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슈퍼시티·스마트시티에 관심있는 폭넓은 층을 대상으로 정보 발신이 이루어진다. 특구 홈페이지에서는 일본 내 각 지자체의 매칭 희망 분야를 공개해 기업-지자체와의 구체적인 매칭을 촉진한다. 지자체의 매칭 희망 분야에 맞는 기술·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지자체에서 직접 접촉해 구체적인 제안 및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 2021년 7월말을 기준으로 슈퍼시티 오픈랩에 등록된 기업과 단체는 총 260개이며 은행과 통신사, 제조회사, 종합상사, IT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실증 프로젝트 및 협업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기업으로는 LG디스플레이가 참가기업으로 등록돼 있다.

▲일본 슈퍼시티 오픈랩 참가기업 맵[자료=일본 내각부(2030 슈퍼시티 구상안)]


슈퍼시티, 첨단기술과 서비스 구현의 일본 최대 테스트베드
일본 정부는 일본 사회의 미래상 ‘소사이어티 5.0(초스마트 사회)’ 실현을 위해 일본 전국 도시 전반에 걸쳐 ICT 등 첨단 기술·서비스의 도입을 추진하는 ‘슈퍼시티’ 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12월부터 지자체 신청 접수를 개시해 총 31개의 지방공공단체가 응모했으며, 일본 내각부는 총 5개의 지역을 슈퍼시티 특구로 지정하고 슈퍼시티 실증 실험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슈퍼시티 특구로 지정된 도시에 대해서는 대담한 규제개혁을 비롯해 첨단 서비스의 개발과 구축, 시설 및 인프라 정비 등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기존의 스마트시티가 정부 및 기업 등 공급자 중심으로 추진돼 온 것에 반해 슈퍼시티는 주민 합의를 전제로 하며,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주민 생활 전반에 걸친 첨단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KOTRA 도쿄무역관은 향후 슈퍼시티 프로젝트에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이라면, 일본의 지방 도시가 안고 있는 사회 과제를 명확히 파악하고, 지역 주민이 원하는 도시상을 구체적인 형태로 사업에 녹여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특히, 슈퍼시티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첨단 기술과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테스트베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저출산과 고령화 및 노동인구 부족 등 일본 지방도시가 가지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기술과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일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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